마법천자문 덕분에 자신감 level up

만화책이 효자템 된 사연

by 우아옹

"엄마, 엄마!"

막둥이가 나를 애타게 찾으며 다가온다.

"엄마, 이거 봐라 손을 만지라고 하니깐 진짜로 하하하하하하 "

낄낄거리면서 신나게 웃느냐고 설명도 제대로 못하는 막둥이

배꼽 잡고 더 낄낄거리는 나

어리둥절한 막둥이는 "진짜 엄마도 그렇게 웃겨?"

3살 터울인 첫째 아이가 몇 년 전 나를 애타게 찾으며 웃기다고 보여준 마법천자문의 장면을 똑같이 들고 온 막둥이가 너무 귀여웠다.




쌍둥이 육아로 정신없던 나는 6살 첫째 아이에게 엄마를 대신할 무언가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라며 엄마인 내가 먼저 마법천자문을 권했다.

심심했던 아이는 엄마를 찾지도 않고 혼자 단숨에 한 권을 다 읽고 마지막장을 보여주며 시리즈로 나오는 거니 다 사달라고 요구했다.

'오호 이거 괜찮은데'

돌쟁이 쌍둥이들을 보느냐고 정신없던 나는 바로 20권를 주문해서 대령했다.

아침형 인간인 첫째 아이는 아침 7시면 일어나서 책을 보고, 동생들이 울어재끼는 상황 속에서도 유유히 책을 읽었다.

글밥책이든 만화책이든 엉덩이 힘을 길러준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아이를 독려했다.


그러다 공부머리독서법 책을 접하고 학습만화가 좋지 않다는 생각에 마법천자문을 손이 닿기 힘든 맨 위칸으로 배치했다.

그러고는 아이에게 학습만화의 단점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교육 아닌 잔소리를 했다.


어느 날 침대에서 책을 보던 아이가 내가 들어가니 후다닥 뭔가를 베개 밑에 숨겼다.

'벌써 금지된(?) 뭔가를 하는 건가?'라는 생각에 아이가 잠든 후 베개를 살짝 들어보니 마법천자문이 있었다.(니가 거기서 왜 나와?)

다음날 마법천자문을 아이 손이 닿는 높이에 옮겨놓고 아이에게 말했다.

"마법천자문 넘 높이 있었지? 불편할 거 같아서 아래쪽으로 옮겼어. 위치 괜찮아?"

"정말? 완전 좋지! 난 엄마가 학습만화는 안 좋다고 하고, 위치도 옮겼길래 보면 안 되는 건 줄 알았지."


먼저 재미있다고 읽어보라고 하고

안 좋다고 읽지 말라고 하고

줏대 없는 엄마 덕분에 첫째 아이가 고생을 했다.

글밥책이 아니라는 아쉬움은 엄마의 몫일뿐 아이의 엉덩이 힘은 남아 있다.






3학년이 되면서 코로나로 지친 첫째 아이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아이의 자존감 향상이 최대 목표가 된 엄마눈에 들어온 너덜너덜해진 마법천자문.

얼마나 봤는지 도서관에 있는 책 보다 더 너덜너덜했다.

코로나로 인해 자기 주도형 온라인 시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7급 기출한자를 출력해서 보여줬다.

"이거 다 아는 건데?"

한자교육을 따로 시킨 적이 없어 설마 하고 6급 기출문제를 주었는데 놀랍게도 백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왔다.

"이거 가서 보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시험 보는 건데 한번 해볼래?"

안 한다 하면 어쩌지 하는 조마조마한 내 마음과는 달리 별거 아니라는 듯해보겠다는 첫째 아이.

시험 일주일 남겨놓고 기출문제만 출력해서 봤는데 가볍게 합격을 했다.

본인이 한자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공식적인 수치를 확인한 것과는 아이의 마음가짐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이렇게 되니 엄마의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한자에 관심도 없던 동생들도 걸려들어라 걸려들어라~ 주문을 외우며 마법천자문을 거실바닥에 깔았다.

하지만 역시 모든 건 내 맘대로 쉽게 되지 않는 법.

쳐다도 안 본다.

그래서 마법천자문 부록으로 온 마법카드를 꺼내서 첫째 아이와 신나게 놀았다. 알려달라고 해도 아직 어려서 안된다고 배짱을 부렸다.

그 모습을 본 막둥이가 걸려들었다.

읽기 시작하더니 금새 집에 있는 40권을 모두 읽고 첫째 아이와 서로 한자 외치기 놀이를 시작했다.

이때다 싶어 첫째 아이한테 했던 거처럼 "시험이지만 집에서 보는 건데 도전해 볼래?"라고 제안했다.

자기가 싫은 건 절대 안 하는 막둥이인데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수락했다.

자신 있다며 바로 7급을 보겠다고 했지만 1학년인걸 감안해서 8급으로 도전하자고 꼬셨다.

사실 8급도 걱정스러웠다는 건 안 비밀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떠한 시험도 치른 적 없던 막둥이라 걱정이 한가득이었는데 '뭐야 이거 너무 쉽잖아' 하면서 들어간 지 5분 만에 헤헤거리며 나왔다.

간당간당한 점수였지만 어쨌든 합격!

어깨에 잔뜩 뽕을 넣고 당장 7급을 도전하겠다며 당당히 마법천자문 시리즈를 끝까지 주문해 달라는 막둥이.

참 매력 있는 아이다.

빙학동안 하루에 몇 시간이고 앉아서 읽기 시작하더니 53권을 모두 읽었다.(아직 54권부터는 알라딘중고에 나오질 않아 구매를 못해 품절상태라고 얘기했다.)


이젠 코로나도 잠잠해졌겠다

자신감 뿜뿜 해졌겠다.

"우리 오프라인 한번 도전해볼래?"


첫째는 준5급

막둥이는 7급

공부방법은 역시나 마법천자문 그리고 시험 일주일 전부터 기출문제 풀기


시험장 가는 차 안에서는 긴장된다고 하더니 막상 시험장에 들어갈 때는 씩씩하게 들어가는 형제들.

나올 때도 같이 나오면서 '별거 아니네'하는 멋진 형제들!

무엇보다 기쁜 건

자신감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별거 아니네"라며 이야기하고 도전했다는 거.

자신감이 조금 레벨 업되었다는 거.

엄마는 세상에서 그게 제일 기쁘다.




우리 딸내미는 한자가 무섭다고 한사코 시험을 거절했다.

괜찮다.

기다리는 차 안에서 "세상에서 누가 젤 좋아?"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나"라고 외친 자존감 높은 딸내미를 믿으면 된다.




문제집 안 사고 기출문제로 공부하기 노하우

1. 홈페이지에 있는 최근 기출문제, 해설답안지를 출력한다.
2. 기출문제 푼 후 채점할 때 틀린 부분을 해설답안지에 형광펜으로 칠한다.
3. 최근 5개 정도의 기출문제를 풀고 해설답안지만 본다.
(형광펜 된 부분만 보면 자주 틀리는 한자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4. 시험전날 자료실에 있는 OMR답안지를 출력하여 연습한다.
5. 해설답안지의 형광펜 칠한 한자만 따로 크게 적어 읽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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