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싱글 ‘Relationships’로 그려낸 현대 연애의 고민
자매밴드 HAIM이 돌아왔다.
2022년 Lost Track, 2023년 영화 바비 OST인 Home 이후, HAIM(이하 ‘하임’)이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싱글로 돌아왔다. 싱글 발매 몇 주 전부터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를 시작하며 팬들의 큰 기대를 모은 하임.
특히 하임 공식과 개인 계정에 기존 콘텐츠들을 다 지우고 세 자매가 동시에 I’m Taken, I’m Single, I’m ???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리며 새로운 음악에 대한 프로모션임을 확실히 예고했다. 이후 선공개한 이번 싱글의 커버가 2001년 니콜 키드만의 유명한 이혼 당일 밈을 오마주 하여 하임 특유의 유쾌함을 더해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Relationships’는 하임 특유의 드럼 인트로로 시작하며, 리듬감 있고 절제된 사운드와 펑크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진다. 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된 HAIM Summer라는 표현처럼, 하임만의 경쾌하고 시원한 느낌이 이번 곡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하임의 음악은 언제나 여름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번 곡도 예외는 아니라 팬으로서는 너무 행복하다.
이 곡은 현대 연애의 소통 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계 속에서 자신이 겪는 고통과 혼란이 과연 부모님 세대에서의 문제와 같을까? 아직 나이가 부족해서 이해할 수 없는 걸까? 등 여러 질문을 던지며, 연애에서 서로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를 다룬다. 곡은 결론이 없는 상태로 끝나지만 이런 오픈 엔딩이 현대 연애를 오히려 잘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번 싱글을 들으며 5년 전에 발매된 하임의 대표곡 ‘Summer Girl’과 상반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Summer Girl’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책임지겠다는 확신과 다짐이 느껴진다면, Relationships’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자기 방어적인 자세로 관계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Summer Girl’은 상대방을 향한 확신으로 밝고 외향적이고 ‘Relationships’는 내면의 고민이 묻어나는 만큼 내향적이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ionships'는 2017년에 처음부터 썼다고 하는데, 아마도 둘째인 다니엘의 장기 연애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헤어진 이후 느낀 감정들을 더해져 발매하지 않았을까 싶다. 두 곡을 페스티벌에서 순차적으로 셋리스트에 배치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기대를 살짝 해본다.
3집 이후 꽤 많은 공백이 있었던 하임인만큼 이번 싱글을 시작으로 새 앨범 발매가 가까워졌길 진심으로 바란다. 새 앨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여러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는데 옆동네 일본에서도 7월 후지락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김에 한국도 방문해 주면 정말 좋겠다. (업계 관계자 분들 부탁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