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들의 말을 자주 오해했다

사람들의 말이 손거울이라면 내가 쓴 글은 전신 거울 같다.

by 오류 정석헌

'어제 에피소드를 글로 써봤어요.'


형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형들 말을 잘 듣는다는 마음을 담아 작성한 브런치 글 링크를 전달했다.


'오타 검증도 해라.' 평소 과묵한 동석형이 한마디 카톡을 올린다.

'맞춤법 검사 3번 돌렸어요. 큰따옴표 안에 있는 건 그냥 어감을 살리려고 표현한 거고요.'


난 사람들의 말을 자주 오해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방금 동석형이 올린 카톡을 오해했을 것이다. 아니, 내 글을 뭘로 보고 이런 말을 하냐며 발끈했을 것이다. 지금의 난 발끈 대신 내 글을 다시 한번 읽는 것을 선택했다. 이유 없는 말은 없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글을 올릴 때 맞춤법 검사를 3번씩 한다. 브런치는 맞춤법 검사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네이버와 티스토리에도 검사 기능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브런치의 맞춤 검사 성능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맞춤법 검사 기능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원고 투고를 준비하면서 네이버 블로그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읽으면서 낯이 뜨거워졌다. 말도 안 되는 글들을 자랑이나 하듯 써 내려간 과거의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삭제하고 싶었지만 삭제하지 않았다. 이것 또한 나이니까.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면 내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을 텐데 기록으로 남긴 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아마추어에게 맞춤법 기능은 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귀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방이주 51도 X, 바이주 52도.'

'오류 수정 완료.'


"카톡"

이어서 또 도착한 카톡. 이번엔 연화 선생님이다.


우린 모두 스스로 자신의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다. 남들의 단점은 자신보다 잘 짚어내면서 말이다. 어제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맞춤법 검사 3번, 다시 읽기 2번 하고 발행한 글임에도 오류가 존재했음을. 그것도 2개씩이나. 책도 그렇다. 베테랑 출판 편집자가 공을 들여 출간한 책에도 오타가 존재한다. 어떤 책은 작가 소개에서, 어떤 책은 서문에서, 어떤 책은 본문에서 오타는 발견된다. 편집자들 사이에선 이것을 두고 <오자의 늪>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전문가도 이런 실수를 할 진데 아마추어인 나는 오죽할까.


오늘도 난 오탈자의 늪, 오자의 늪을 경험했다. 한마디로 오류를 발견한 것이다. 예전 나는 내 글에 백 퍼센트 확신했지만 지금은 51퍼센트쯤 확신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피드백을 49퍼센트 수용한다.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오류를 그들이 발견해주기 때문이다. 읽어주는 것도 고마운데 오탈자를 알려주기까지 하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과거 난 사람들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지금은 바뀌었다. 글을 쓰니 자연히 사람들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기록하게 되고 더 잘 듣게 되었다. 사람들의 말이 나를 비추는 손거울이라면 내가 쓴 글은 전신 거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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