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싶은 순간 딱 세 번만 더 가보자
"중간에 쉬지 말고 끝까지 가세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더는 앞으로 못 갈 것 같아 수영장 바닥에 발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이 오면 그 지점에 수영 코치님이 서있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귀신같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딱 그 지점에 서서 코치님은 이렇게 말한다.
"힘들면, 힘 빼고 가세요. 느려도 되니까 끝까지 가세요."
만약 지금 수영장 바닥에 발을 디디면 선생님과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 그러기는 싫다. 쪽팔리니까. 부끄러우니까. 쪽팔림을 무릅쓰고 발을 내리고 잠시 숨을 고를까 하다가도 코치님 곁만 벗어나자는 심정으로 팔을 젓는다. 코치님 말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힘 빼고 싶고 끝까지 가고 싶다. 진심으로. 근데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뿐. 말은 쉽지 행동은 어려운 법이니까. 숨도 차는데 불만까지 터지면 곤란하니까 겨우 누르고 코치의 눈에서 딱 세 걸음 정도만 멀어지려 애쓴다. 왜 수영 수업은 매번 힘들고 어려운 걸까?
힘든 순간마다 심장은 나를 꼬신다. 숨차니까 이제 그만 가자고, 운동 선수 할 것도 아닌데 적당히 좀 하자고, 다섯 바퀴 돌았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그때 또 다른 심장이 얘기한다. 여기서 딱 세 번만 더 팔을 저어보자고. 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까. 어느 쪽에 설득당해야 할까.
글 쓸 때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세 줄 쓰다 막히고 다섯 줄 쓰다 막히면 언제나 마음은 두 갈래로 나뉜다. 그만 쓰고 접자는 쪽과 어떻게든 마침표는 찍자는 쪽으로. 매일 포기와 타협의 갈림길을 마주한다. 매 순간 포기하고 싶은 건 수영이나 글쓰기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을 움직여 몇 글자를 더 써본다. 그렇게 매일 애쓰다 보면 어느새 결승점이고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 된다. 포기 보단 버티는 쪽을 택한 결과다.
애도 쓰면 는다. 근력이 붙는 것이다. 의지처럼 말이다. 하다 보면 가다 보면 견딜 만 해진다. 무언가 결과를 낸 사람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다. 포기하고 싶을 때조차 계속 행동했던 사람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시작했으니 일단 끝까지 한번 가보기나 하자. 숨이 차고 매번 힘들고 어려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마주할 때, 딱 세 번만, 세 번이 많다면 딱 한 번 더 앞으로 나가보자. 작은 노력이 쌓아 결승선이 눈에 보일 때까지 느려도 괜찮으니 멈추지는 말자. 수영이 내게 알려준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