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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류 Jul 09. 2024

춤은 몸매 좋고 잘 생긴 사람만 하는 것일까?

우리가 기대하는 마법은 우리가 피하는 일 안에 있을지 모릅니다.

어제 아산 <배방어울림문화센터>에서 강연을 하는데, 박정원 사무국장님의 강의 소개가 특별히 기억납니다. 


'춤은 몸매 좋고 잘 생기고 예쁜 사람만 추는 것인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130kg 비만인도 살사를 한다는 게 너무나 놀라웠다고, 그래서 저를 초청하셨다고


초대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살사(일반적으로 춤)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이 춘답니다. 저처럼 펑퍼짐하고, 뚱뚱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몸매 좋고 잘 생기고 예쁜 사람들만 추는 특별한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요, 막상 살사바에 가보고서 알았습니다.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은 10명 중에 1명도 되지 않는다는 걸요. 그러니 나도 출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미리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김정운 교수의 책 <<노는 만큼 성공한다>>에 보면 아저씨의 삶이 우울한 것은 축제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글이 나옵니다. 동네 어귀 슈퍼 앞에서 무릎 부분이 늘어날 대로 늘어난 '트레이닝 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맥주잔을 기울이고 있는 아저씨에게는 어떠한 축제의 설렘도 발견할 수가 없지만 이런 아저씨들도 '우리 기쁜 젊은 날에'는 작고 작은 축제가 끊임없었다고요. 꼭 아저씨만의 사례는 아니겠죠. 해마다 나이 들어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싯적, 젊었을 땐 스케줄러에 3달치 빼곡하게 적혀있던 약속들이, 시간이 흐른 뒤 텅 비어버리게 된 것이 어쩌면 우울한 기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류시화 시인의 책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에 보면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아침에 잠에서 깨면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글이 나옵니다. 그리고 부족민 중 한 명이 몸이 아프거나 우울증에 걸리거나 의기소침해지면 부족의 치료사가 찾아가 맨 먼저 묻는 것이 우리 의사들처럼 '어디가 아픈가?'가 아니라 다음 네 가지를 묻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래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춤춘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고요히 앉아 있었던 것이 언제인가?


이 네 가지를 마지막으로 한 것이 오래전이라면 몸과 마음이 병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 네 가지를 하루빨리하라는 것이 부족치료사의 처방이라고 하네요. 


지금 우울한 기분이 든다면, 무기력하다면 한 번 스스로에게 위 네 가지를 물어보세요. 그리고 하루빨리 네 가지를 해보시고 우울한 기분과 무기력에서 탈출해 보세요. 어쩌면 우리가 기대하는 마법은 우리가 피하는 일 안에 있을지 모릅니다. 


빗속을 뚫고 강의에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과 살사 인문학 강의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박정원 사무국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살사에 관한, 춤에 관한 재밌는 에피소드가 궁금하다면 아래 책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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