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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2분 규칙이 가져다 준 변화

터무니 없이 사소하게 만들어라

by 오류 정석헌

매년 결심과 목표는 대개 실패로 끝난다.

미국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이 성공할 확률은 8% 다. 결심을 한 사람들의 25%는 1주일 안에 포기했고, 30%는 2주일 안에 포기했으며, 한 달 안에 반 가까이가 포기했다. 작심삼일까지는 아니지만 작심 30일 안에 절반 정도가 목표를 포기했고, 결국 연말에 가서 결심을 이룬 사람은 10명 중 한 명도 채 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떤 결심이나 목표가 실패하는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욕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수준이나 능력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자신의 능력이나 수준이 낮은 것에 대해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심지어 외면하기까지 한다. 자신을 대면하려는 용기가 부족함은 물론이고 현실을 직시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목표를 세운 후 자기 자신의 수준에 맞춰 혹은 그 수준보다 약간 높여서 실행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수준은 대부분 약간 높은 정도가 아니라 매우 높은 것이다. 그에 따라 뇌의 저항은 강력해진다.


계획한 대로 완수하지 못하는 이유는 목표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다. 실행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다. 간혹 초등학생 수준의 영어 실력도 되지 않는 사람이 고등학생 수준의 영어 책으로 공부한다거나, 다이어트를 막 시작한 사람이 안 하던 운동을 매일 두세 시간씩 한다거나, 하루 천 원도 아끼기 힘든 사람이 만 원씩 아끼겠다는 발상은 실패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말한다. 습관을 터무니없이 사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어느 정도로 터무니가 없어야 할까? 저자는 ‘2분 규칙’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2분 규칙’이란 어떠한 습관도 2분 안에 끝낼 수 있도록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하루 1시간 독서가 아니라 ‘한 페이지 읽기’로, 요가 1시간이 아니라‘요가 매트 깔기’로. 공부 1시간이 아니라 ‘노트 펼치기’로, 운동 1시간이 아니라 ‘운동화 끈 묶기로’로 아주 작게 시작하는 것이다.


2분 규칙으로 하루 두 쪽 책읽기 습관 만들기

2분 규칙을 독서 습관에 적용하면 하루 두 쪽 책 읽기가 된다. 어떻게 하면 가장 쉽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습관의 디테일」이란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어렵지 않다. 아주 간단하게 매일 반복하는 우리의 행동 뒤에 갖고 싶은 습관을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누구나 세 끼 밥을 먹는다. 물론 두 끼를 먹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누구나 화장실에 간다. 누구나 아침에 일어나고 잠을 잔다. 바로 이런 일상의 반복되는 패턴 뒤에 만들고자 하는 독서 습관을 붙이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은 뒤에 두 쪽 책 읽기 혹은 밥 먹기 전 두 쪽 책 읽기, 화장실 다녀온 후 두 쪽 책 읽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두 쪽 책 읽기,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두 쪽 책 읽기 등을 실천하면 된다.


2분 규칙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게 한다. 누구나 하루 2분의시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두 쪽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쉴틈 없이 바쁜 사람도 두 쪽 읽을 시간은 낼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글 한 자 읽지 않던 나도 가능했다. 느리게 읽는 사람도, 빠르게 읽는 사람도 모두 가능하다.


10분이면 두 쪽 읽을 수 있다. 겨우 두 쪽 읽어서 되겠어라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하지만 겨우 두 쪽의 결과는 놀라울 정도다. 두 쪽이 한 달 모이면 60페이지가 되고 일 년이면 720페이지가 된다. 200페이지 책 기준으로 3.5권 분량에 해당한다.

태어나 한 번도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하루에 두 쪽만 읽으면 일 년에 3.5권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4쪽씩 읽으면 무려 일 년에 7권의 책을 읽게 된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조사기간으로 한 ‘2021년 국민독서 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독서량은 평균 4.5권이었다. 매일 적은 양이라도 읽으면 성인 독서량의 평균치가 훨씬 넘는 독서가가 된다. 습관이 기적을 부른다.


2분 규칙을 적용하면 어떤 습관이든 쉽게 만들 수 있다. 메모에 적용하면 하루 두 줄 메모하기가 되고 글쓰기에 적용하면 하루 3줄 글쓰기가 된다. 방법을 알았으니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수정해서 적용해 보기를 권한다.


알람을 설정하기


겨우 두 쪽 책 읽기가 쉬운 것 같아도 이 조차 잊어버리는 순간이 생긴다. 어떻게 하면 잊어버리지 않고 매일 읽을 수 있을까?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 알람 설정이다.


우린 너무 바쁘다. 해야 할 일이 많고 봐야할 것들이 너무 많고 들어야할 것들이 아주 많다. 이런 것들 때문에 정말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놓치는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알람을 설정해야 한다.


레이블을 활용해 알람의 이름을 설정할 수 있다. 알람 설정하고 알람 레이블을 달아두자. 알람을 3개로 설정하면 절대 잊을 일이 없다. 추천하는 알람 시간은 아침 9시, 낮 12시, 밤 9시다. 예를 들면 아침 9시 알람을 설정하고 레이블을 하루 두 쪽 읽기로 설정하자. 낮 12시 알람도 밤 9시 알람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3번 알람을 설정해두면 최소한 한 번은 실행에 옮길 수 있다.


터무니없이 사소한 ‘2분 규칙’이 가져다준 결과

2분 규칙을 적용한 하루 두 쪽 책 읽기 덕분에 독서 습관을 만들었다. 읽다 보니 어느새 1,0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책 읽기는 읽기로 끝나지 않고 메모로 이어졌고 글쓰기로 자연스레 연결됐다. 하루 두 쪽 책 읽기가 만들어낸 기적이다.


매년 목표가 독서 습관 만들기였는데 아직 시작도 못했거나, 엄두가 나지 않거나, 매일 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하루 두 쪽씩 책 읽기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오늘부터 매일 두 쪽씩 책을 읽어보자.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은 작은 일의 반복이다. 터무니없이 사소한, 아주 작은 일도 반복하다보면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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