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았다, 한동안.
매일매일을 기록해두는 습관도 없고, 잊고 싶지 않을만큼 이렇다할 이슈도 없었다.
그저 물 흐르듯, 단단하지 않은 날들이 의미 없이 그저 그렇게 지나갔다.
정신없는 겨울이었다. 바쁘고 정신 없었지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시간들이었다.
통장 잔고는 조금씩 쌓였지만, 그렇다할 큰 돈은 모이지 않았다.
이렇게 그저 그렇게 사는 것이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그런데, 주위와 너무 다른 스텝을 걷고 있는 나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 혼자만은 그나마 괜찮지만, 부모님이 마음에 걸렸다. 부모님 친구분들은 왜 그렇게나 본인들 손주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지 야속하기도 했다. 그 분들은 카카오톡 프로필에 본인들의 손주 사진을 올렸고, 우리 부모님은 왜인지 나와 내 동생의 어릴 때 사진을 올렸다. 정확한 이유를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도 한기가 가득한 마음이고,
전혀 딱딱해진 것은 없는 일상이다.
그렇지만 시간을 벌었고, 이번달은 조금 천천히 가려고 한다.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조금 단단해질 시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