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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바디연구소장 Mar 29. 2022

청소를 할까? 글을 쓸까?

망설임의 교훈

청소를 할까? 글을 쓸까?

오늘도 갈팡질팡 방향을 못 잡고 망설이고 있다. 

마치, 양손에 먹이를 쥐고, 어느 쪽 먹이를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 판다처럼.


그래, 후딱 빨래만 꺼내놓고, 글부터 쓰자. 글부터.

한참을 망설이다 글쓰기로 작심해 놓고, 옆에 쌓여있는 빨래가 눈에 가시다. 


일단 안 보이는 곳으로 살짝 치워놓고, 글을 쓰자. 

옮기는 사이에, 또 치워야 할 거리가 눈에 보인다. 이런. 집안일은 끝도 없구나.


따뜻했던 차는 식어서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왕 늦은 거.. 그냥 빨래나 널까? 한심하다. 이도 저도 안 하고 있으니. 


뭘 글을 쓰겠다고.. 

생각은 날개를 펴고 이지경에 이르렀다. 세상에.


그냥 쓰자. 

일단 한 문장 쓰고, 다 식은 차 한 목음 마시고. 근데, 쓰다. 티백을 빼놓을걸. 

오늘 아침은 향긋한 차 한 잔의 따스함과 감상적인 글 한 줄은 벌써 글렀다.


애써 마음을 잡고, 음악을 골라본다. 

음악도 고르다 지친다. 이건 이래고 분위기가 안 살고, 이건 이래서 안 듣고 싶고. 

추천해주는 것은 그냥 싫고. 그래서 어쩌라고.


늘 선택의 연속이고, 망설임의 연속이다. 

망설이다 볼일 다 봤다. 망설이다 시간 다 갔다. 

망설여서 남는 게 없다. 지금도 망설이고 있다. 

그래서, 계속 망설일 건가? 아마도. 


오늘은 아침부터, 묘비에 쓰여진 유명한 명언이 떠오른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조지 버나드 쇼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by George bernard shaw



노벨문학상도 수상한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이자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인생의 망설임을 이렇게 위트 있게 표현했다니 놀랍다. 그것도 자신의 묘비에 새길 정도라면, 이 얼마나 중요한 인생의 교훈이겠는가.


망설임의 교훈이 오늘따라 더 섬뜩하게 다가온다.


오늘 하루 얼마나 우물쭈물할까? 

내 이럴 줄 알았다. 벌써 시간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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