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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트쌤 Oct 09. 2023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이 끝나기 전 막바지에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치열한 티켓팅이었다.

타이밍을 영 못 맞췄던 이번 전시는 시작했을 때는 워낙 화제몰이를 해서 표를 구할 엄두를 못 냈고, 이어지는 7,8월 여름 방학 기간에는 뭐 보나 마나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매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9월에 가려고 미뤘는데 9월 주말에는 다른 일정이 자꾸만 생기고 추석연휴에는 여행 가는 바람에 결국 막바지에 다녀오게 되었다.


일요일 아침에 남편이 골프약속 있다고 하면서 일찍 나간다고 하길래 우리도 데려다주고 가라고 하고 집에서 8시에 나와 박물관에 8:30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인데 사람이 있냐는 남편은 데려다주면서 지금 박물관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줄 서려고 가는 거냐며 의아해한다.

나도 8:30분에 도착했으니 내가 첫 번째 일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일찍 도착했음에도 우리 앞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우리 뒤로 100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현장예매를 위해 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현장 직원은 아침 일찍 출근해 줄을 정비했고, 9:30분이 되자 현장예매를 시작했, 10시 입장 티켓을 구매해서 바로 입장을 했다. 일찍 와서 한 시간 이상 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오전 10시 첫 타임에 입장하면 차례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지만 10:30분 입장부터는 번호표를 뽑아서 번호 순서대로 입장을 하기 때문에 입장권을 소지했음에도 입구에서 번호표를 뽑아서 대기해야 한다.

우리는 10시 입장이어서 바로 입장해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그림은 줄 서서 봐야 하는 건 아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입장해서 우리는 그나마 사람이 조금 몰려있는 그림부터 관람을 했다.

사진도 많은 사람을 피해 찍어야 해서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중간에 동영상 설명을 벤치에 앉아서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경험상 이런 경우에는 잠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그래야 다리가 버텨준다.

카라바조의 그림 앞에 엄청난 인파 몰려있다. 아무래도 이번 전시의 메인 포스터에 담겨있기도 하고  언론 홍보에도 널리 공개된 작품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듯했다.

"엄마, 파산해서 그런지 렘브란트 표정이 우울해 보이는데"

아들이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보더니 표정이 우울해 보인다며 한마디 해서 혼자 웃었다.

유튜브에서 양정무 교수님의 그림 설명 동영상을 먼저 보고 갔는데 확실히 꼭 봐야 한다고 설명한 그림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고야와 귀도 레니의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티켓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찰스 윌리엄 랜튼(레드 보이) 앞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다. 이 그림은 바로 옆에 그림의 감상과 이해를 돕도록 복원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 동영상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다른 마그넷들과 함께 아들 방에 붙어있는 찰스 윌리엄 랜튼

나오기 전에 굿즈샵에 들러서 마그넷을 구입했다.

하나만 사려고 결정하고 들어갔는데, 아들이 다른 그림 보다 이 레드 보이가 이번 전시회를 다녀온 기념으로 제일 상징성 있는 것 같다고 이 그림을 원하길래 결국 내가 사고 싶던 고흐 그림을 포기하고 이걸로 사줬다. 가격도 이 마그넷이 제일 비싸다.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그림을 영국까지 가지 않아도 감상할 수 있으니 이런 기회는 놓칠 수가 없어서 아침 일찍 서둘러 다녀온 보람이 있었다.

원래 주말 아침에는 늦게까지 자는데 이번주는 월요일도 공휴일이라 일요일 아침에 늦잠을 포기하고 다녀와서 오후에 곤하기는 했지만 못 갈 줄 알았던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을 다녀와서 기분 좋은 일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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