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의 담임 기피 현상

나 역시 담임 맡기 싫다

by 케이트쌤

어제 있었던 튀르키예의 강진 뉴스가 궁금해서 오늘 아침 새로 올라온 소식을 읽어보다가 우연히 눈에 띈 뉴스에 공감이 갔다.

출처:다음 뉴스

초등학교 선생님은 당연히 담임을 맡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숙명이라 생각하고 근무를 하겠지만,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은 다른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두들 담임을 기피하고 담임을 맡은 선생님 중 30%는 기간제 선생님이라는 기사에 눈길이 갔던 이유는 나 또한 같은 이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소만 공교육에서 사교육으로 옮겨졌을 뿐이지 선생님들이 왜 담임을 맡기 싫어하는지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이 속 썩이는 건 솔직히 말하면 참을만하다. 물론 머리 컸다고 꼬박꼬박 말대꾸하며 나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참을 수 없이 짜증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고 강사라는 직업을 택한 이상 일을 손에서 놓기 전까지는 평생 아이들로 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그나마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대놓고 욕하지는 않지만 초등학생도 조금만 크면 요즘 아이들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O발'은 기본 단어이다.

일을 계속하는 이상 나에게는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야만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기 때문에 꾹꾹 참고 버틸 수 있지만, 무례하고 안하무인격인 학부모의 행태는 참을 수가 없다.


아이들이 힘들게 하는 건 애니까 그럴만하다. 일하면서 그런 아이들을 한두 명 만났던 것도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이제는 학부모까지 속을 썩이니 감당하기 벅찬 감정 노동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하게 담임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기사에도 나와있다시피 아이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관여하지 말라는 학부모가 생각 외로 많다. 그래놓고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방치를 하고 있으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간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게 어딘가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학교든 학원이든 어디서든 꼭 다른 집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이 엉망인 아이들은 당연하게도 학원에 와서도 엉망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내가 이전 글에서도 이미 언급했다시피 솔직히 아이들 보다는 학부모의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발상이 더 선생님을 힘들게 한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어디 모여서 학교와 학원 선생님들 골려먹을 토론이라도 하는 건지 상식적이지 않은 요구가 이 집 저 집 늘어가고 있다.

그러니 학교도 선생님들이 담임을 맡기 싫은 건 당연하다. 보나 마나 학교는 학원보다 더 심할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 원장님도 정신병 생길 것 같다는 표현을 하시겠나!


학교와 달리 학원은 기업 분류에서도 교육서비스업에 분류되는 업종이다. 즉 고객에게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하고 대가를 받는 업종이다. 학부모와 아이들이 고객이고 당연히 고객이 떠나면 그건 돈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학원에서는 고객모집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 고객이 나가줬으면 하고 바란다는 것은 아무 이유 없이 학원이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우리 학원 그만두고 다른 데로 가줬으면 하고 바랄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쉽게 풀리는 일이 있다면 누가 타인의 감정쓰레기통 노릇을 하면서까지 일을 하겠나! 그렇다고 선생님 으로써의 대우를 바라는 건 더더군다나 아니다. 그리고 사교육시장은 공교육처럼 미래가 보장되는 직종도 아니다.

세상살이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각박해지는 건 나 또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으로서 잘 알고 있지만 적어도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덕의식과 타인을 배려해 주는 마음은 아무리 사회가 삭막해지더라도 지켜야 할 예의가 아닐까 곱씹어 보게 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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