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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트쌤 Jun 25. 2023

박물관 콘서트와 그리스 로마전

팬심을 잔뜩 드러낸 하루

이번 주 토요일은 남편이 출근 당번이어서 아침에 일찍 사무실에 나갔고, 오전에 내 할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해 놓은 후 점심을 먹고 아들과 함께 국립 중앙 박물관에 다녀 왔다.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는 매주 토요일에 박물관 문화향연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하고 있다. 이번 주는 내가 좋아하는 양방언 피아니스트의 공연이 있었다.

평소에 자주 듣는 양방언님의 음악을 박물관에서 그것도 앞자리에 앉아서 들을 수 있는 호사를 누렸는데 왜 아미들이 방탄을 만나면 우는지 1000% 이해할 수 있었다.


아들이 아침에 학교에 가고 나면 오전에 집안일을 먼저 해놓고 책을 읽는데, 청소를 할 때 자주 듣는 음악 중 한 곡이 바로 '제주왕자'이다.

이 곡은 국립 중앙 박물관의 파노라마관에서 나오는 영상 중 정조의 수원화성 행차를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색감으로 만들어 놓은 영상이 있는데 바로 그 영상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되었다. 영상미도 훌륭하지만 내가 유독 이 영상을 좋아하는 이유가 제주왕자가 배경음악으로 계속 깔려있기 때문인데, 오늘 박물관에서 이 곡을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너무 감동해서 눈물이 나오려는 걸 아들이 놀릴까 봐 간신히 참았는데 장장 1시간에 걸친 연주회와 앙코르곡까지 주옥같은 곡들을 바로 앞에서 들을 수 있어서 오늘 박물관 방문은 사실 콘서트만으로도 100% 만족스러웠다.

콘서트는 3시에 시작인데 1시 48분부터 3시에 시작할 때까지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기다렸는데 너무 좋아서 기다리는 시간조차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았다.

제주왕자를 연주 중 이심

콘서트가 끝난 후 3층의 상설전시관에서 전시 중인 그리스.로마전을 보러 올라갔는데 이 전시는 27년 5월까지 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즐겨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유물들을 보러 오늘 방문을 했다. 평소에도 국립 중앙 박물관은 자주 가는 편인데 아마도 이 전시가 끝나는 날까지 더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와 문화를 중심으로 두 문화의 관계를 살펴보며,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 소장품 126건으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회이다.

개인적으로 추측건대 지난 합스부르크전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빈미술사박물관에서 소장품 전시를 이어가기로 결정한 듯하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모두 대상으로 하는 전시회가 흔하지 않기에 시작하면서 벌써 인기가 많은데 전시실에는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이 토요일이기에 평소보다 방문객이 더욱 많았을 것 같기는 하다.


신화, 초상 미술, 장례 등의 주제로 예술과 문화, 역사의 장면들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정말 꼭 한번 가봐야 할 전시였다. 전시 기간도 꽤 길어서 많은 관람객이 시간 여유를 가지고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평소에 박물관 같이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기에 박물관 나들이는 항상 남편이 출근할 때 아들과 함께 둘이 다녀오는 편인데 이번 전시는 다음에 같이 가서 꼭 봐야 한다고 남편에게 강력추천을 할 정도였다.


아마도 당분간은 쭉 박물관 전시회 투어를 하게 될 것 같다. 오늘은 간 김에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의 티켓을 현장에서 예매가 가능한지 동향을 살펴보러 특별전시실의 매표소에 가보니 합스부르크전처럼 치열하게 티켓을 사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한시름 놓았다. (합스부르크전 티켓을 사기위해 엄청 고생했다)

https://brunch.co.kr/@kate929/26


내가 박물관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퀄리티 높은 전시회를 아이와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려고 자주 간다. 주말에 더운데 집에서 에어컨 틀고 무료하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시원한 박물관에서 관람도 하고 박물관 굿즈들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기 때문에 큰돈 들여서 호텔링을 하지 않아도 온 가족이 충분히 문화생활과 피서를 동시에 즐기는 게 가능하다.


박물관 덕후인 아들 덕분에 토요일 야간개장 시간까지 있었던 적이 있는데 사람 북적이지 않는 저녁에 즐기는 박물관은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고 미디어 파사드 영상쇼도 즐길 수 있어서 색다른 묘미가 있기도 하다. 참고로 미디어 파사드 영상에 나오는 배경음악도 양방언 님께서 작곡하셨다.


#국립중앙박물관 #양방언

#그리스로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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