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일하러 가는 사람들] ③ ‘이름 없는’ 학교 비정규직 사서
쉬는 시간 종이 울렸다. 도서관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온다. 저마다 책을 꺼내 들고 제 자리를 잡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도서관까지 찾아와 책을 읽거나 쉬는 아이들이 있다. 한 아이가 책을 빌리러 대출대 앞에 선다. 건너편에 앉은 김해숙 씨가 책과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아이에게 건넨다. 김해숙 씨는 중학교 학교도서관 사서이다.
“오늘이 책의 날이야. 셰익스피어하고 세르반테스, 이름 들어봤지? 햄릿이랑 돈키호테로 유명한 작가들 말야. 이 두 사람이 죽은 날이 같아. 1616년 4월 23일. 그리고 오늘이 성 조지 축일이기도 한데, 스페인에선 이날을 기념해서 연인들끼리 책과 장미를 선물한대. 책 잘 보렴.”
꽃을 받아든 아이의 얼굴이 밝아진다.
김해숙 씨는 이날 책을 대출하는 아이에게 장미꽃을 한 송이씩 선물했다. 책의 날을 기념해서 준비한 것이었다. 개인 컵을 들고 오는 아이에게는 차를 한 잔씩 따라주고, 따로 마련한 테이블에 앉아 쉴 수 있게 해줬다. 도서관 한쪽에는 책 속 원화를 인쇄해서 이젤에 올려뒀다.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1cm+>, <소년아, 나를 꺼내 줘> 등의 원화였다.
권혜진 씨와 백승연 씨는 초등학교 학교도서관 사서이다. 권혜진 씨는 책의 날을 기념해서 번역 작가를 초청했다. 초청 강연 전까지 해당 도서를 도서관 내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해 뒀다. 게시판도 따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작가에게 묻고 싶은 걸 포스트잇으로 써 붙일 수 있게 했다. 백승연 씨는 책을 읽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그리는, 독후감상화대회를 진행했다. 상품은 기껏 사탕이나 캐러멜 정도지만 홍보에 공들인 덕에 참가한 학생이 많았다.
“도서관 운영하는 학교라면 책의 날 행사는 다 할 거예요. 행사는 거의 달마다 있어요. 행사 기획하고, 기안해서 품의 받고, 홍보하고 진행하고. 어떨 땐 혼자서 행사 진행하면서 사진도 제가 찍고 그래요.”
학생이 책을 들고 앞에 섰다. 권혜진 씨는 보던 책을 책상 위에 엎어둔다. 추천도서 선정을 위해 살피던 책이었다. 반납 받은 책을 살피니 낱장 하나가 떨어졌다. 학생이 많이 찾는 책은 제본이 허는 일이 많다. 보조 책상에 올려놓고, 접착제와 시트지를 꺼내 수선할 준비를 한다. 대출증을 잃어버렸다고 찾아오는 학생도 있다. 포스트잇에 학년, 반, 이름을 적어 모니터에 붙여 놓는다. 그때마다 재발급하기에는 일이 너무 많아 일주일에 한 차례씩 새로 만든다. 연체된 책이 있는데 학생은 책을 반납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책 제목을 적어두고 짬이 날 때 서가에서 찾아본다.
새로 들어온 책도 등록해야 한다. 바코드를 출력해서 라벨링 할 준비를 해둔다. 지난달 학생들이 도서관을 얼마나 이용했는지 통계도 내야 한다. 이용 통계는 매일 관리하고 달마다 정리해 게시한다. 공공도서관과 협력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신경 써야 한다. 도서관 활용 수업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조정하는 일도 사서 몫이다. 특정 주제와 관련한 참고 자료 목록을 요청받는 경우도 있다. 도서관 사서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참고 봉사이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서양 중세 농노의 생활상을 살펴보고, 그걸 바탕으로 아이들이 농노의 입장에서 일기를 쓰는 활동을 계획한 교사가 계세요. 그러면 저희한테 관련 자료를 준비해달라고 부탁하시는 거죠. 그럼 도서관에 자료가 얼마나 있는지 찾아보고 없으면 구매도 해야 하는 거고. 이런 걸 참고 봉사라고 불러요.”
도서부 아이들의 활동을 챙기고, 신입생들에게 도서관 이용 교육을 진행하는 일도 학교도서관 사서의 일이다. 창의적 재량활동, 도서관 연계 수업 등에서 수업을 직접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방학 전후와 방학 중에는 도서관학교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운영한다. 일은 많은데 도서관에서 혼자 일하니 알아봐 주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보람도 많다.
“1학년 모두에게 도서관 이용 지도를 하니까 급식실에서 만나면 사서 선생님, 하고 인사를 해요. 교장 선생님 계셔도 저를 먼저 알아봐요. 5, 6학년 아이들이 진로 수업받을 때 많이 찾아와요. 인터뷰하겠다고요.”
한 번은 1학년 여자아이가 도서관을 찾아와 항의한 적이 있었다. 도서부에 들고 싶은데 5학년부터 가입 가능한 이유를 따졌다. 권혜진 씨는 아이가 이해할 만한 답을 찾다가, 도서부 활동을 하려면 북 트럭 꼭대기의 책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는 집에 돌아가 엄마에게 학교 급식 우유를 두 개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우유를 많이 먹어야 키가 큰다는 것이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권혜진 씨는, 도서관과 책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새롭게 알게 된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학교도서관은 대부분 문이 잠겨 있거나, 야간 자율학습의 장소 또는 독서실로 이용됐다. 많은 학생이 도서관과 독서실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전국 각급 학교에 도서관 시설이 설치된 비율은 초등학교 58.0%, 중학교 79.1%, 고등학교 92.0% 수준이었다.
학교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학교도서관 살리기 국민연대’가 출범한 2000년부터 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은 책 읽기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했다. 모두 시민운동의 형태였다. 개그맨 김용만과 유재석이 진행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란 예능 코너는 크게 인기를 끌었다. 도서관과 책이 대중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2003년 정부는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2003~2007)’에 착수했다. 이 사업으로 전국 학교는 도서관 공간과 시설 등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도서관에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문제에는 소홀했다. 2007년 학교도서관 진흥법이 제정됐는데, 법은 전문 인력의 배치를 의무 조항이 아니라 임의 조항으로 규정했다.
“급여가 6, 70만원 정도였어요. 학교를 갓 졸업하고 간 거라, 가서 배우자는 생각이었어요. 급여가 작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방학 땐 그것마저도 못 받았어요. 근무 시간도 동절기, 하절기 달랐고.”
김해숙 씨는 2003년부터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했다. 당시 행정실 실장이 면접을 봤다. 실장은 출근해서 문 열고, 근무시간 동안 도서관을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그때 김해숙 씨는 저분이 사서의 역할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다. 학교는 학교도서관의 기능도, 도서관 전문 인력의 역할도 잘 몰랐다.
“단순히 건물 짓고 책 사는 거 자체에 매몰돼 있었어요. 사서들 연수 프로그램으로 북아트를 하기도 했는데, 이런 이벤트성 행사를 진행해서 도서관에 사람만 불러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인력은 도서 대출과 반납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구요.”
2017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만1700여 학교 중 정규직 사서 교사가 배치된 곳은 6.3%뿐이다. 기간제 사서 교사와 무기계약직 등의 사서가 배치된 학교까지 포함하면 36.8%의 학교만이 도서관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다.
“그 해에 도서구입비 예산이 5천만 원 내려왔어요. 도서관 담당교사가 어떤 단체, 지역, 교육청 같은 데서 만든 추천 도서 목록을 줬어요. 거기서 책을 골라 사라고요. 퇴근하면 서점에 갔어요. 책을 보고 좋은 책을 직접 골랐어요. 일 년 동안 겨우겨우 5천만 원 책을 다 샀어요.”
2008년 정부는 ‘1차 학교도서관 진흥 기본계획(2008~2013)’을 세우고 지속해서 시설 확충에 힘을 썼다. 도서관 내 장서를 확충하는 일에도 관심을 쏟았다. 시설을 세우고 장서를 확충해서 학교도서관 이용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였다. 2014년에는 ‘2차 학교도서관 진흥 기본계획(2014~2018)’을 마련했다. 이때부터 학교도서관은 창조적 인재육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실현할 교육 공간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창조성 혹은 창의성이라는 것은 스스로 설정한 문제의식에 따라,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자유롭게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것이었다. 학교도서관은 교과별 수업 중심의 학교 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 공간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정부는 도서관을 운영할 전문 인력을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권혜진 씨는 2013년에 경기도에 있는 중학교로 면접을 보러 갔다. 출퇴근에 두 시간이 걸리는 곳이었다.
“거기서 계속 고용할 계획이라고 그랬어요. 그전까진 서울에서 근무했어요. 근데 서울은 퇴직금 안 주려고 11개월씩 계약했거든요. 방학 때 한 달 쉬다가 3월부터 다시 계약하는 식이었어요. 집 근처에 있는 학교들을 11개월씩 일하면서 계속 돌았어요.”
학교도서관 사서의 근무 형태와 처우는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서울의 경우 방학 중 근무가 없다. 경기도는 방학 중에도 근무하지만, 인건비를 지자체와 교육청, 학교에서 나눠 부담한다. 학교가 부담하는 예산은 대개 목적사업비에서 책정한다. 목적사업비란 목적이 다 하면 종료가 되는 사업의 예산이다.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돼 있어도 사업이 종료되면 계약 또한 종료될 수 있다. 즉 해고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교육청에서 예산을 내려줄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해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는 거예요. 학교에서 다음 예산이 책정될 때까지 한 학기만 쉬고 다시 나오라고 그러는 거예요. 저로서는 말이 안 되잖아요.”
2015년 경기도 사서들이 독서 동아리 운영 지도, 협력 수업 지원 및 협업, 독서캠프 지도 등에 따른 수당 지급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교육청은 사서들에게 ‘수업권이 없다’며 수업 협업 및 학생 지도와 관련한 모든 일을 못 하게 했다.
“교사가 아니니까 그런 걸 하지 말라는 거는, 저희 처우를 개선해주기 싫어서 그런 거예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사실 지금 현장에서 교사가 아닌 사람들이 수업을 많이 하잖아요. 학교 바깥 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4차 산업 혁명 이러면서 난리잖아요. 교사들은 그걸 다 따라가기 힘드니까 밖에서 전문가가 와서 수업해요. 학교 직업군에선 저희가 그런 역할을 많이 해요. 하지만 교육청은 저희한테 그렇게 대응하는 거죠.”
학교도서관 사서가 독서 동아리 지도를 하는 경우는 많다. 중학교의 경우 진로교육이나 책과 관련한 지도를 맡기도 하는데, 학생 활동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그걸 사서가 직접 입력할 수는 없어요. 사서 선생님이 작성하면 담당 교사가 입력하는 거예요. 수업을 해도 교사 이름으로 수업 일수가 올라가지 우리 이름으로 올라가지는 않아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여러 감각을 동원해야 하는 특별한 활동이다. 독서가 갖는 의미는 문자를 읽어내는 행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책을 맛보고 냄새 맡아보고 피부로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책 읽기를 통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체험한다는 것은 거짓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읽기를 위해서는 상상력과 오감을 동원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야 한다. 그러니 책을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다. 몇 해 전부터 이런 방식의 책 읽기가 ‘슬로리딩’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학교에서도 이것을 도입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온 책 읽기’라고 부른다. 한 권의 책을 정해서 교사와 학생이 조금씩 읽어나간다. 교사는 학생이 책의 내용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보조 자료를 준비한다. 이때 학교도서관 사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하지만 ‘온 책 읽기’ 또한 평가라는 학교의 고유한 역할로 인해 본래의 취지를 잃는 경우가 있다. 백승연 씨는 책을 다양하고 깊게 읽는 일의 가치가 학교에서 외면당하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
“온 책 읽기를 하는데 똑같은 책을 30권씩 사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사면 180권을 똑같은 거로 사는 거예요. 근데 그걸 교과 혁신 예산에서 사는 게 아니라, 도서구입비로 사게 되면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접할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에요. 그런데 이런 얘기를 교사들한테 듣기도 해요. ‘다 다른 책을 읽히면 평가를 어떻게 한다는 거야?’, ‘그 많은 책을 내가 어떻게 다 읽어?’ 온 책 읽기라는 개념은 좋아요. 천천히 한 챕터를 읽으면서 관련한 텍스트를 또 읽거나, 그래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이 한 챕터만 한 시간 내내 읽고만 있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내가 직접 체험하지 못한 것을 책을 통해 이해하고 나아가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해 보는 것은, 처지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로 확장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 속의 인물에게 공감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책을 쓴 이의 생각과 사상을 이해하는 행위이다. 이것이 몸에 밴 사람은 나와 다른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감각 또한 섬세하다. 그래서 책 읽기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다가가는 길로 여겨진다.
“여전히 학교에서는 공부 못하면 좋은 대학 못가고 취직 못 한다고 가르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기성세대와 요즘세대와의 간극 같은 거랑 비슷해요. 요즘세대를 몰라. 신문도 안 읽고 기사도 안 읽고 너무 몰라. 안정적인 자기 생활에 갇혀서 비정규직 현상을 모르는 거야. 자기들 제자가 나가서 비정규직 밖에 못 된다는 걸 몰라요. 공부만 잘하면 누구라도 정규직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믿고 계세요.”
학교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이를 임용시험과 공무원시험 합격 여부로 단순화시키는 현상도, 책을 읽지 않는 분위기, 책을 읽어도 평가를 위한 읽기가 되는 환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책 읽기가 멀어질수록 다른 이의 처지를 이해하는 감각은 무뎌진다.
“되게 놀랐던 게 뭐냐면 저희가 다른 나라에 있다가 이민 온 사람이 아니잖아요. 다 이 나라에서 누군가의 제자로 학교 다니고 성인이 됐는데, 저희 선생님이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저희가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자기의 제자였을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함부로 대하세요. 내 업무가 아닌 일을 지시하고, 일한 만큼의 대우를 마련해주지 않으면서 그 이유가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 때문이라는 거예요. 봉사하라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바꾸지 않으면 그 아이들도 자라서 결국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도서관에서 배울 수 있는 것 도서관은 책과 시설, 그리고 사서가 만들어내는 특별한 공간이다. 대중에게 책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는 도서관의 기능 중 극히 일부에 속한다. 도서관은 체계적으로 정리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다. 장서의 분류 체계는 지식이라는 체계 그 자체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점, 그리고 여러 책과 다양한 정보를 같은 수준으로 다룬다는 점에서는 민주주의와 연결된다.
“정치하는 분들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함을 얘기하시는데, 저는 그걸 들을 때마다 너무 쉽게 말씀하신다는 생각을 해요. 그건 수 천 년이 흘러도 도달하기 어려운 문제거든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기회를 평등하게 가지고 태어나지 않아요. 유전자라는 것만 해도 그렇잖아요. 기회가 평등하지 않는데 과정이 어떻게 공정해요. 오히려 우리 사회가 다양한 걸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그걸 배울 수 있어요. 다양한 책들이 있다는 거, 다양한 것들이 모여 커다란 체계를 만들어낸다는 거, 거기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거, 그래서 공공성이라는 걸 강화해야 한다는 거.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이런 것들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백승연 씨가 도서관 전등을 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책은 그저 종이뭉치일 뿐이다. 하지만 내일이면 다시, 아이들은 도서관을 찾아와 책을 뽑아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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