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개인사가 저장되었으면 좋겠어
조선 태종, 직업 정신 투철한 사관이 따라다니며 일거수 일 투족을 다 기록해서 태종이 걷다 헛발질한 것도 적었다 한다.
태종이 그건 제발 지워달라, 창피하다 애원까지 했는데도 사관은 끝까지 '왕이 길을 걷다 헛발질하다. 헛발질한 것을 적지 말라고 말한 것은 적지 말라 명하셨다' 라고 적었단다.
사관이 지나치다 할 사람들도 있고 우스개 소리로 듣고 넘어갈 얘기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 사관에게 너무나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의 단체 카톡창은 물론 옛날 남자친구들과의 카톡 내용도 "메일로 보내기"하여 내 메일함의 <보관> 폴더에 저장되어 있고 글을 쓸 때도 메모장에 먼저 쓰지 못한 것은 복사하여 보관한다.
아쉽고도 답답한 것은 브런치의 글은 모바일에서 이용할 때 조각조각 복사된다. 통으로 한번에 저장되지 않아서 일일이 문장별 혹은 줄별로 복사해다 옮겨야 하고 메모장에다 써둔 글을 옮겨올 때도 한꺼번에 인식하는지 문장별로 편집이 잘 안된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기어코 저장하고 옮겨적고 하는 이유는 내게 정보 또는 기록의 손실은 정말 견딜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집착의 기원을 찾아보자면 대학원 시절 학과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던 "프리챌"의 내 글들이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모두 사라졌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버리고 말았던 일이었다. 그것도 손 쓸 수 없는 1년이나 후에.
이런 경험을 한 번 겪고 나면 나같은 사람은 어떻게 되냐 하면.... 더 집착적으로 기록의 손실을 최소화, 아니 0에 가까워지도록 더욱더 노력한다.
그러니까 같은 기록을 이제 블로그, 나만의 다음카페, 보관 전용 계정 메일, 메모장, USB에 분산 저장하기 시작했다는 고백을 하고 있는 거다. 여기에 브런치까지 합세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