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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Tree Aug 28. 2021

초등에 시작되는 미국 우열반

자기만의 로드맵이 존재

내가 한국에서 중. 고를 다니던 1970년대에는 우열반이 있었다. 우열반이 아니라도 같은 반에서도 웃기는 우열의 법칙이 있었다. 1등부터 순서대로 앉기, 1등과 꼴등 그리고 2등과 두 번째 꼴등 이렇게 한 짝이 되어 앉기 등이다. 이런 효과 없는 유치한 방식은 아니지만 미국에도 우열반이 존재한다. 


그리고 미국의 우열반은 초등학교부터 시작된다.  


미국 초등학교에는 기프티드 (Gifted) 혹은 탤런티드 (Talented) 프로그램이라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학군에  따라 유치원과 1학년 또는 3학년부터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우선 담임교사는 학생의 인지능력과 학업성취도 등을 참고하여 영재 판정 기준에 적합한 학생이라고 판단되면 수업과정에서 모아진 학습 성취 자료를 교육팀에 제출한다.  이 과정은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된다.  


교육팀은 담임교사가 제출한 학습 성취 자료를 심사하여 영재 테스트를 할 것인지 결정하여 담당 카운슬러에게 알린다.  카운슬러는 이때 학부모에게 자녀가 영재 프로그램에 추천받았음을 알리고 영재 테스트를 해도 되는지 허락을 받고 테스트를 실시한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학부모는 면담을 통해 영재 프로그램 진행 및 관리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영재 프로그램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초등학교 1학년도 같은 반에서 책을 잘 읽는 아이, 산수를 잘하는 아이들을  따로 앉혀 수업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 영어도 그렇지만 특히 수학의 레벨테스트를 실시한다. 보통은 1-2년 선행된 학생들을 따로 모아 별도로 지도한다. 그리고 그 보다 훨씬 더 높은 레벨의 학생들은 그 숫자가 한 명이던 두 명이던 친절하게도 관광버스만 한 스쿨버스가 고등학교까지 데리고 가서 고교레벨 수업을 듣도록 해준다.  같은 학년이지만 택하는 수업의 레벨은 이렇게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미국 학교 우열반의 클라이맥스는 고등학교에서 벌어진다. 중학교 때 어떤 레벨의 수업을 들었는지, 중학교 때 선택적으로 치른 표준 고사 시험 점수 그리고 중학교 성적을 기준으로 고 1 수강과목의 레벨이 완전히 달라진다.  미국의 고등학교는 말만 같은 학교를 다닐 뿐이지 각 학생마다 각자 다른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택하는 수업의 레벨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 수학, 과학, 역사와 같은 주요 과목은 같은 과목이라도 무려 3-4개의 다른 레벨이 있다. 그래서 각 과목은 레귤러보다 낮은 레벨> 레귤러> 우등반이라고 할 수 있는 어너 (Honors)> 대학 수준의 AP (Advanced Placement)로 나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우열반은 두 가지가 아니라  3-4 레벨로 나뉘는 살벌한 전쟁이다.  

최고 레벨인 AP 과목은 추가 평점을 받을 수 있고 고등학교에서 택한 과목이지만 대학에 가서도 학점으로 인정이 되며 무엇보다 대학입시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대학 입학사정관은 많은 AP 레벨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을 선호한다, 대학에 와서도 잘할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AP 레벨의 수준은 미리 준비된 학생이 아니고서는 아무리 날밤을 새고 머리를 쥐어짠다고 따라잡을 수 없다. 


미국의 우열반이 이러한데 “한국 입시지옥을 탈출하기 위해 미국에 간다.  한국에서 공부가 안되는데 미국에 가면 좀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거다. 중학교 3학년이니 지금 가면 명문대 입학이 가능할 거다.” 이런 생각에 아이를 미국으로 보내는 그런 큰 실수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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