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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ie Bomi Son 손보미 Feb 27. 2020

손해 난 주식을 차마 팔지 못하고 버티는 이유

투자 심리학, 뇌과학, 주식투자, 코쇼 KOSHO

손해가 나는 주식은 차마 팔지 못하고 들고 계셨던 분? 
자신이 매도한 후에 가격이 오른 주식을 매수한 적 있으신 분?
이전에 손실을 봤던 주식을 또! 재매수하셨던 분?
나 자신도 놀랄 만큼 너무 잦은 매매를 해서…
내 손가락 콱!!! (잘라 버리고 싶다) 하셨던 분들.  


주식투자하신다는 분들 중에는 이런 경험이 한 번씩 있을 법도 한데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아시나요?! 

모르신다면, 그 이유를 뇌과학 측면으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 물건 살까 말까? 이 상품은 나에게 얼마나 값어치가 있을까 하면서 일상생활에서 경제적인 부분에 의사결정을 많이 내리게 되죠? 월급 등의 수입을 만들고, 돈을 쓰고, 부동산, 주식, 대체 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이 모든 과정들에 개인별로 철학이나 기분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사실, 겉보기에는 경제적 지식을 통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데요. 오늘 가져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 이해득실과 상관없이 심리적 특성에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고 해요. 국내에서는 ‘넛지’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교수님이 한 연구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과 시간 속에 선택을 하는 보통 사람이며, 의사결정에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가 존재함을 밝혔다고 합니다. 


최근에도 경제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심리학적 원인을 찾는 여러 연구가 있었어요.


‘넛지’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교수


2014년 프리드먼(Frydman) 연구팀 결과인데요. 합리적인 개인 투자자는 잦은 거래를 하지 않고, 잘 분산된 투자를 해야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많은 실험적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합리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합니다. 


2년 전 혹시 기억하시나요? 비트코인 사례를 생각해보세요. 그때 제 기억으로는 출퇴근시간에 버스를 타나, 지하철을 타나 어린 친구부터 나이 드신 분들까지 전 연령대가 휴대폰으로 가상화폐 거래 차트만 보고 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뭐 이거뿐이겠습니까? 전 국민 주식계좌 까면 95% 이상이 손실 계좌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이러한 투자 실패는 개인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뇌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


먼저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라는 게 있습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투자자가 가격이 오른 주식을 지나치게 빨리 팔고, 손해 본 주식은 지나치게 오래 보유하는 경향을 말해요. 이것 때문에 덜 분산된 주식을 보유하기도 하고, 손해가 나는 주식은 차마 팔지 못하고 들고 버티게 되는 것이죠. 강제 장기투자! 한 번쯤 해보셨죠? 


2014년 프리드먼(Frydman) 연구팀이 참가자들에게 자산의 가격이 상승한 화면을 보여준 뒤, 뇌의 활성도 변화를 기능적 자기공명장치(fMRI)로 관찰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모의투자자들인데, 평균적으로 큰 처분 효과를 보였어요. 그러니까 가격이 오른 주식을 지나치게 빨리 매도함으로써 더 큰 이익을 놓치게 된 거죠. 




여기서 배쪽 선조체(Ventral Striatum)의 활성도 변화를 살펴봤어요. 배쪽 선조체는 뇌의 보상영역으로, 행복 또는 쾌감과 관련이 있는 부위라고 합니다.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참가자가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의사결정을 한 뒤에 배쪽 선조체 활성도의 변화를 기록한 건데, 가격이 오른 자산을 매도할 때에는 배쪽 선조체의 활성이 증가하였으나(파란색), 가격이 상승한 자산을 보유할 때에는 증가하지 않았어요.


배쪽 선조체는 예상되는 보상(Anticipated Reward)과 연관 있는 부위에요. 물 섭취와 같은 일차적 보상부터 돈과 같은 학습된 보상, 사회적 보상에서도 활성화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가격이 오른 자산은 보유하는 것보다 팔아치울 때 더 높은 보상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그런가? 저도 제가 산 주식 빨간 색으로 변경되면서 계속 수익이 나고 있으면, 언제 팔아야 하나 마음을 졸이다가… 생각보다 빨리 팔아서 얼마 벌지도 못하고 흑흑 하기도 하고. 이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나치게 빨리 자산을 매도하고 싶어 한다고 뇌과학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재매수 효과(repurchase effect)


또 재밌는 실험결과! 혹시 샀던 투자 종목 또 사보셨던 분? 여기 실험 참가자들에서 다른 종류의 인지 오류인 재매수 효과(repurchase effect)가 있는지 살펴봤어요. 어땠을까요?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것처럼! 유의미하게 관찰되었어요. 재매수 효과란 이전에 손실을 보았던 자산을 다시 사는 경향을 말해요. 예를 들어 자신이 매도한 후 가격이 오른 주식을 매수하거나, 이전에 손실을 봤던 주식을 재매수하는 식이죠, 


앞선 실험처럼 참가자들에게 이전에 구매할 기회가 있었던 주식 가격이 상승하는 화면을 보여주니까,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집단에서 배쪽 선조체의 활성이 감소(파란색) 하였습니다. 


활성도의 감소는 참가자들의 후회 강도를 의미하는데요, 이는 투자를 놓친 참가자들의 후회가 재매수를 부추기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아까운 마음에, 후회하는 마음에 또 다시 들어가는 거죠!!! 오마이갓!


그리고 처분 효과와 재매수 효과는 상당히 높은 연관성을 보였는데요. 가격이 올라서 빨리 팔아치우는 사람이 결국 더 비싼 가격에 재매수를 많이 한다고 볼 수 있대요. 이러한 인지 오류로 인해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거래를 하게 되는거고요. 개인 시간을 잡아먹고 거래 수수료는 급증하고 투자 수익은 감소시키는 슬픈 현상이… 



자기 과신(Overconfidence)과 감각 추구(Sensation Seeking)


또, 수익률을 떨어트리는 과도한 매매를 하는 또 다른 심리학적 원인에는 자기 과신(Overconfidence)과 감각 추구(Sensation Seeking) 가 있습니다. 어깨 뻠삥 되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감각 추구는 지루함을 싫어하고, 새롭고 강렬한 것을 추구하는 욕구로 도박, 과속운전, 약물 남용 등의 행위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8년 핀란드에서 시행한 연구에서는 과속 위반 횟수 (감각 추구)가 많고, 자신의 지능이 실제 지능보다 높다고 인식(자기 과신) 하는 사람들이 빈번한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2014년 스미스(Smith) 연구팀은 자산 거품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 행동과 뇌의 변화를 연구했는데요, 참가자들에게 가상의 자산 거품 정보를 제공하면서, 기능적 자기공명장치로 관찰했대요.  


위 그림과 같이 배쪽 선조체(Ventral Striatum) 가 활성화되면서 자산을 구매한 참가자들의 수익은 적었죠. 배쪽 선조체는 보상에 반응하기 때문에 자산 거품이 만들어 낸 고수익에 눈이 멀어, 더 많은 거품이 생길 것이라 믿고 추가로 투자한 사람들은 손해를 보았다는 겁니다. 이처럼 소위 대박을 노리는 감각 추구 행위가 결과론적으로는 손실을 초래한 것. 투기적인 마인드가 막~ 발동한 거네요. 



반면에 높은 수익을 올린 참가자들은 자산의 거품을 볼 때 뇌섬엽(insula)의 활성도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뇌섬엽은 신체의 불편감이나 불쾌한 기분을 자각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는데, 자산 거품과 같은 위험을 뇌섬엽에서 불쾌한 신호로 인식한대요. 그래서 지나치게 가격이 오른 자산을 판 참가자들이 돈을 벌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고의 투자자인 워렌 버핏은 자신의 투자 원칙으로 “첫째, 절대 돈을 ‘잃지’ 마라. 둘째, 첫 번째 규칙을 결코 ‘잊지’ 마라.” 라고 했다죠? 워렌 버핏도 위험 신호를 인지하는 뇌섬엽의 능력을 통해 부자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식에 투자해서, 전 재산의 약 90%를 날린 것으로 알려져있는 아이작 뉴턴은 “천체의 미세한 움직임은 계산해 낼 수 있어도 인간들의 마음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라고 말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밝은 과학자 뉴턴도 1720년 주식시장의 역사상 첫 버블 사태로 불리는 영국 South Sea 주식에 투자해서, 전 재산의 약 90%를 날린 것으로 알려져있어요. 뉴턴은 실패하고 이렇게 말했대요. “천체의 미세한 움직임은 계산해 낼 수 있어도 인간들의 마음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일화가 굉장히 유명해요.


인간의 심리적인 특성을 좀 더 잘 알고 투자하면 저희도 좀 더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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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Frydman, C.; Camerer, C.F. (2016) The psychology and neuroscience of financial decision making. Trends Cogn. Sci., 20, 661-675


Frydman, C. et al. (20140 Using neural data to test a theory of investor behavior: an application to realization utility. J. Finance 69, 907-946


Grinbalatt, M. and Keloharju, M. (2009) Sensation seeking, over-confidence, and trading activity. J. Finance 64, 549-578


Smith, A. et al. (2014) Irrational exuberance and neural crash warning signals during endogenous experimental market bubbles. Proc. Natl. Acad. Sci. 111, 10503-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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