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tie Bomi Son 손보미 Mar 02. 2020

인생은 짧지만 훌륭하고 영예롭게 살기에는 충분히 길지

[오디오북] 노년에 관하여 - 키케로의 지혜 (고전 철학, 책낭독)


오늘 읽어볼 책은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입니다. 제가 읽고 있는 문장들은 고전 전문 번역가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본입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노년에 관하여 나이 듦에 관한 부정적인 생각과 통념을 반박합니다.


기원전 44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당하기 직전에 씌어진 것으로, 키케로의 평생지기 앗티쿠스에게 헌정된 이 대화편은 기원전 150년, 84세의 대카토가 노년의 짐을 어떻게 참고 견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일러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카토는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이며 문인으로 재무관, 법무관을 거쳐 콘술이 되어 에스파냐를 통치하였고 켄소르 등으로 정계에서 활약하였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선현들의 이야기, 책을 통해 접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포도주가 오래되었다고 모두 시어지지 않듯이, 늙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비참해지거나 황량해지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는 노년을 역설합니다.




키케로는 영혼이 영원히 존재하며, 죽음이란 단지 영혼이 육체로부터 빠져나간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영혼이 육체의 굴레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죽음을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해 인생의 모든 시기가 죽음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노인은 젊은이가 바라는 것, 즉 장수를 이미 누렸다는 점에서 젊은이보다 행복하다고 할 수 있지만, 죽음은 재앙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며, 영혼이 불멸한다면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라고 합니다.


키케로는 우리의 인생이 욕망, 야망, 다툼, 불화, 열망과의 전쟁과 같다고 보았습니다. 노년은 그런 전쟁이 끝난 후, ‘내 마음이 나 자신 곁에 있게 되는 시기’라고 보았습니다.


“내 마음이 나 자신과 함께 사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연구나 배움을 이어나간다면 어떠한 것도 한가한 노년보다 더 즐겁지 않다네.”




키케로는 뛰어난 자질을 지닌 정치가이며 공공 관리였습니다. 무명의 변호사에서 국가의 리더가 되기까지, 그는 매우 뛰어난 행정 능력이 있었으며, 당대의 탁월한 웅변가였습니다.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의 한 분인 키케로가 말하는 노년에 대해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나무의 과실이나 땅의 곡식의 경우와 같이 시기가 되어 익게 되었을 때 주름지고 떨어지려는 마지막 순간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 있어서도 어떤 끄트머리 같은 것이 있기 마련이며, 현명한 자들은 그것을 체념하며 받아들인다네.


노년에 관한 최선의 무기는 학문을 닦고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라네.



Q. 노년이 되면 일을 할 수 없지 않나요?


A: 항해를 한다고 생각해보세. 다른 자들이 배의 돛대에 오르고, 배의 통로를 뛰어다니고, 갑판의 물을 배수시킬 동안 그는 키를 잡고 조용히 앉아 있지. 그는 젊은이들이 하는 일을 하지는 않지만, 더욱 중대하고 유익한 일을 하고 있지. 큰일은 육체의 힘이나 재빠름이나 기민함이 아니라, 사려 깊음과 영향력과 판단력에 의해 행해진다네. 노년이 되면 이러한 특징들이 빈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풍부해진다네.



인생은 짧지만 훌륭하고 영예롭게 살기에는 충분히 길지. 봄철의 달콤함이 지나간 후 농부들이 여름이나 가을이 오는 것을 슬퍼하는 것보다 더 슬퍼할 필요는 없다네. 봄은 청년기를 뜻하고 농부에게 미래의 열매를 약속하지만 남은 시기도 열매를 추수하고 저장하는 일에 알맞기 때문이라네. 노년의 결실은 앞서 이루어놓은 좋은 것들에 대한 풍부한 기억이라네.



미덕이란 인생의 모든 시기를 통해 그것을 잘 가꾸게 되면 오랜 세월을 산 뒤에 놀라운 결실을 가져다준다네. 왜냐하면 미덕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기 때문이지. 훌륭하게 살았다는 느낌과 훌륭한 일을 많이 했다는 회상은 가장 즐거운 것이라네.


누구도 눈물로 내게 조의를 표하지 말고, 애도하면서 나를 장사 지내지 말기를 바라네.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매니지 할 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