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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Dec 27. 2021

그들은 우리 옆에 있습니다.

성소수자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조사 결과 (OECD Society at a Glance)에 따르면 한국의 성소수자 수용도는 10점 만점에 2.8점을 받았다.이는 터키 (1.6점), 라트비아 (2.4점)에 이어 네번째로 낮은 순위다. 에스토니아 (2.8점)와는 동점을 기록했다.

OECD 평균 5.1점에 비해 한국은 한참 낮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일본은 4.8점, 미국은 5점을 기록했으며, 캐나다 5.2점, 독일 6점, 노르웨이 7.4점 그리고 아이슬란드 8.3점.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말하는 대한민국은 과연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년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젠더이슈도 민감하지만 중요한 사안이다.

서울신문이 주요 대선 후보 4명에게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차별금지 사유에 명시한 차별금지법. 평등법 제정에 동의하는 지 물어본 결과, 현재 대선후보 중에서 정의당의 심상정을 제외하고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에 반대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답변을 미루다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질의 전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정치에서 성소수자 및 트랜스젠더에 대한 입장을 통해 한국사회가 얼마나 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다수의 표를 얻고 대통령으로 당선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들이 집권을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정말 안전할까?


하지만, 희망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이 겪는 일상 차별을 파악하기 위해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지난 2월 결과를 밝혔다. 해당 조사에는 국내 거주 중인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591명 중 384명(65.3%)이 '지난 12개월 동안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554명 중 91명(16.4%)은 성인 인증이 필요한 술·담배 구입이나 술집 등의 방문을 포기, 119명(21.5%)이 병원 등 의료기관 이용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가 되는 각종 통계. 실태조사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항목을 포함하도록 내각에 권고하기로 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권고를 한 배경에는 최근 고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트랜스젠더 신입생의 여대 입학 포기 사건, 트랜스젠더들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 등에서 보듯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이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으로 볼 수 있다.


해외의 사례는 어떨까?


캐나다 연방통계청은 올해 인구총조사에서 태어났을 때의 '지정 성별'과 태어난 후의 '성별 정체성' 질문 항목을 포함했으며, 영국 통계청도 성별 정체성 관련 질문지를 넣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인권위가 권고한 또 다른 사안으로 통계청장에게 보건 관련 통계 작성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개정해 '성전환증'을 정신장애 분류에서 삭제하는 조치도 권고하기로 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2018년 "성별불일치 상태는 더이상 정신장애가 아니다"라면서 트랜스젠더 관련 항목을 정신질환 분류에서 삭제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의료 쪽에서도 활발히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필수 과목으로 '성소수자 건강권과 의료' 강의를 준비중인 윤현배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와 고대안암병원에서 젠더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황나현 교수가 그 예이다. 사실 성소수자와 트랜스젠더 분들에게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이 의료이기에 이러한 관심과 새롭게 시도하려는 노력이 참 귀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5446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필수 과목으로 '성소수자 건강권과 의료' 강의를 준비중인 윤현배 교수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78479

고대안암병원에서 젠더클리닉은 운영중인 황나현 교수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성소수자 및 트랜스젠더인 사람들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말을 하는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르고 낯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들은 우리 옆에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들도 나와 같은 한 사람이고 인간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그렇게 심한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나와 낯설다는 이유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하지 말자.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모를수록 더 공부하고 배운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알게 될 것이고, 내가 아는 것이 정말 일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것이며,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사회가 안전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내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도 안전한 사회가 되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역지사지를 조금 더 생활 속에서, 일상 속에서 실천해보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다. 어디에선가 만나게 될지 모르는 성소수자 및 트랜스젠더를 위해 성중립적인 언어를 생활화하고, 그들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는 '앨라이'임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이다.

나는 조금은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바라본다.


나는 앨라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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