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휴전기, 불안의 불씨는 여전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 수준으로 진정됐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WSJ는 CPI 발표 후 "저·중소득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식료품, 전기세, 보험료 같은 필수품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실질 구매력이 줄고, 이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최근 몇 주간 기업들이 AI 도입을 확대하면서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보도가 많았습니다. 노동 시장이 둔화하는 것이 물가를 식히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들이 연준의 '비둘기적 완화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S&P500과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0.25% 인하할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습니다.
금리인하 기대와 자산시장 상승의 순환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구도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반이민 정책은 노동시장 기반의 실물경제에는 부정적이지만, 빅테크 기업에는 감세·규제완화의 효과로 오히려 호재가 됩니다.
지금의 미국 경제는 AI로 움직이는 자산시장과, 노동이 위축된 실물경제가 공존하는 구조입니다.
자산이 없는 계층은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심리는 정치의 연료가 되고, 시장은 그 불안을 투기와 유동성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에 "인플레 잡혔다"는 안도감, "연준이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할 때가 언젠가 올 겁니다. 그때는 "물가가 다시 튀지 않는다"는 믿음이 굳게 자리 잡았겠죠.
그런데 만약 에너지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변수 등으로 인플레가 다시 튀기 시작하면? 가장 유력한 붕괴 시나리오입니다.
지금의 시장은 불안정한 평화를 바탕으로 한 ‘인플레 휴전기’로 보입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불붙는 순간, 지난번 신용시장에 나왔던 바퀴벌레가 동시에 다 튀어나올 수가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