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AI·국방, 하나의 판으로 읽다

우주 패권 경쟁과 자본의 이동

by KatsuragiJazz

1.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내년 중후반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스페이스X 내부 거래를 바탕으로 추산된 기업가치는 8000억달러에 달합니다. 앞서 다른 보도에서는 스페이스X가 내년 최대 1조500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상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IPO입니다. 현재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당시 자금 조달을 주도했던 모건스탠리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스페이스X CFO는 "2026년의 시장 여건이 맞는다면" 상장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상장을 통해 자금을 더 모아 스타십 우주선 발사 확대,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 달 기지 건설, 화성 탐사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이스X에 투자한 주요 투자자는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 등 벤처캐피털 기업,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구글 등입니다. 아울러 한국의 미래에셋그룹도 스페이스X에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최근 한국 증시에 상장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 판이 깔렸다?


지난 17일 미국 연방 상원이 머스크의 측근으로 알려진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습니다. NASA 국장으로 정식 취임 가능해진 겁니다.


아이작먼은 스페이스X의 민간인 우주비행에 직접 참여한 적도 있어서, 그가 NASA 국장이 되면 "스페이스X에 유리하게 해주지 않을지" 일부에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주장을 의식했는지, 아이작먼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 NASA 국장이라는 자리에 나선 것이 아니라고 일축한 바 있습니다.


NASA 국장은 어떤 우주 프로젝트를 우선할지, 민간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맡길지, 돈을 어디에 쓰고 누구에게 줄지 등 큰 방향을 정하는 자리입니다. 의회 등의 감사를 받고 군사·안보 프로젝트는 국방부·정보기관도 개입하겠으나, 최소한 스페이스X에 불리한 정책 환경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가 달리기 좋은 운동장이 마련된 셈입니다.



3. 우주 데이터센터


현재 스페이스X 매출의 대부분은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스타링크는 비교적 작은 위성들을 다수 띄워서 지구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쓰게 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깊은 산속, 바다, 사막 등에서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합니다.


좋아요. 스타링크는 분명 돈이 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최근 스페이스X가 주목받는 것은 스타링크보다는 '우주 데이터센터'입니다.


스페이스X와 더불어 다수의 AI 기업들이 '우주 데이터센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도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엔비디아가 투자한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GPU를 탑재한 위성을 궤도에 올려 AI 모델을 구동했습니다. 스타클라우드 CEO는 지상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우주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에너지 비용이 10배 낮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향후 스타클라우드는 5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우주 궤도에 건설할 계획입니다.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지구에서 신경 써야 했던 기상 상황 등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멋진 내러티브에 사람들이 설득된다면, 밸류에이션의 상단이 열리는 것입니다.



4. 그게 가능한가?


AI 때문에 엄청난 전력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런데 당장의 전기 요금 상승, 지역 주민 반대, 환경오염 문제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더 크게 확장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향후 AI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핵심은 첨단 반도체를 조달하는 능력이 아니라 전력에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래서 "아예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시장이 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이렇습니다.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위성 다수를 띄워서, 그 안에서 AI 계산을 합니다. 인간이 AI에 질문을 보내면 우주에서 계산하고 결과를 지구로 쏴줍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괜찮은 생각일까요?


비관론자들의 주장을 봅시다.


① 공간이 빽빽해지고 있다

이미 1만6000여개의 위성이 돌고 있습니다. 위성끼리 부딪히면 파편이 또 다른 위성을 부수는 연쇄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위성 충돌 → 우주 쓰레기 증가 → 파편이 초고속으로 날아다님 → 또 충돌 → 반복(이를 '케슬러 효과'라고 합니다.)


기업들이 서로 돈 벌겠다고 계속 위성을 쏘아대면 너무 가까이 날겠죠? 조금만 궤도를 이탈해도 연쇄 충돌 위험이 커집니다. 그러면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 각종 규제가 등장하면서 발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질 수 있습니다.


② 천문학 덕후들이 싫어한다

저궤도 위성이 너무 많아지면 과학자들이 반발할 수 있습니다. 별 관측 방해, 전파 방해 등 때문입니다. 이 또한 기업가들이 극복해야 할 민원 중 하나입니다.


③ 고장 나면 고칠 수 없다

지구상의 데이터센터는 고장이 나면 엔지니어가 갑니다. 먼지를 털고, 케이블 정리하고, 팬·SSD·GPU 등 부품을 교체합니다. 전원도 껐다 켜봅니다. 그런데 우주에서는 이게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말고 로봇이 위성 하나하나 찾아가 고치는 것은 지금 기술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④ 극한 환경에 노출된다

우주에는 지구처럼 대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방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이에 계산 오류, 누적 손상에 의한 성능 저하, 심한 경우 충격으로 인한 즉시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구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것보다 난도가 높아 보입니다.



5. 방향을 정했으면, 그쪽으로 간다


앞서 말씀드린 아이작먼은 올해 3월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이 '미국 예외주의'에 도전하는 자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국과의 우주 패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보다 먼저 화성을 개발하고, 우주 공간을 차지하려면 기술·자금·인력을 집중해야겠죠? '패권 전쟁' 내러티브는 우리가 반도체·원자력·광물 등에서 익숙하게 봐온 모습이고, 항상 이런 곳에 투자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주 데이터센터를 실현하려면 많은 기술적 난제를 풀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은 경쟁에서 밀릴 것 같으면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는 나라입니다. 미국이 민간·군·정부를 총동원해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은 이미 여러 산업에서 반복돼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행정명령에서 2028년 달 표면 유인 착륙, 2030년 달 기지 건설 등을 담은 종합적 우주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우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확인하고, 달 경제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며, 화성에 가는 여정을 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경쟁자인 중국은 2030년까지 중국인 우주인 2명을 달에 보내고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미국은 이보다 빠르게 우주에 미국 국기를 꽂으려 할 것입니다.



6. 이것은 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우주 우위 보장'이라는 이 행정명령에는 미국 국방부 정보기관에 우주 안보 전략 수립을 요구하는 내용, '골든 돔' 프로그램에 따른 미사일 방어 기술을 추진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 정보기관, 안보, 골든 돔, 미사일, '깃발을 꽂는다'… 이쯤 되면 우주 개발은 더 이상 순수한 과학 프로젝트라기보다, 군사·안보 경쟁의 연장선으로 봐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국가가 우주 개발 예산을 '국방'으로 분류합니다. 최근 일본은 내년도 방위비를 역대 최대인 9조엔 가량 편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특징적인 모습은 일본 방위성이 내년에 우주 분야 전담 부서를 만들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항공자위대의 명칭을 '항공우주자위대'로 변경하고, 우주 감시를 담당하는 항공자위대 '우주작전군'은 '우주작전단'으로 격상시킨 뒤 '우주작전집단'으로 확대 개편한다는 방침입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위성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한 위성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일본 정부도 이에 대응해 우주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7. 우주+AI+국방 모먼트


① 우주+AI

주식 시장에서 우주 테마가 들썩였던 때는 많았습니다. 단기성 테마였죠. "이걸로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이유 때문에 금방 식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강력한 AI 테마가 결합했습니다. 이제 단기 테마가 아닌 구조적 상승 구간에 진입한 것일까요?


② AI+국방

AI는 이미 전쟁에서 '무기의 두뇌'가 됐습니다. 대표적으로 팔란티어는 군 정보·전장 데이터를 통합해 AI로 분석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드론·자율주행무기·AI 표적 분석이 실전에서 사용 중입니다. 이미 방산의 주인공은 전통 군수기업에서 AI 기업으로 이동했습니다. AI를 장착한 값싼 수중 드론 한 대가 비싼 잠수함을 무력화시키기도 합니다. 전장에서의 판단 및 공격 속도는 어떤가요? 인간의 전투 능력을 초월합니다.


(군 복무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그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군 생활과 전투는 반복적이고 소모적입니다. 체력·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 활동인가요? 그런데 AI가 이것들을 대신해 주니, 최근 전 세계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③ 우주+국방

앞에서 살펴본 내용이라 추가 설명은 생략합니다. 이제 우주 공간은 새로운 전장이고, 강대국들에게는 상대보다 먼저 깃발을 꽂아야 하는 '신대륙'입니다.



8. 투자전략


우주 및 방산에 투자하는 ETF를 소개합니다. 각 상품별로 디테일한 차이가 있습니다.


① 1Q 미국우주항공테크: 미국 우주항공 기업에 투자합니다. 기초 지수는 위성·항공모빌리티 등과 관련된 종목을 담는 Akros U.S. Aerospace Tech Index입니다.


② TIMEFOLIO 글로벌우주테크방산: 글로벌 우주,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액티브 ETF입니다.


③ WON 미국우주항공방산: 미국 항공·우주·방산 기업으로 구성된 S&P Aerospace & Defense Select Industry Index를 추종합니다.


④ ACE 유럽방산TOP10: 유럽 재무장 수혜가 기대되는 시총 상위 10개 종목을 담는 NYSE FactSet Europe Defense Top10 Index를 추종합니다.


⑤ HANARO 유럽방산: 비중이 한 기업에 너무 쏠리지 않게, 유럽 방산 회사들을 골고루 담는 Stoxx Europe Total Market Defense Capped Index를 추종합니다.


⑥ PLUS 글로벌방산: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방산 회사를 담는 Solactive Global Defense Index를 추종합니다.


⑦ TIGER 미국방산TOP10: 미국 항공·우주·방산 기업 중 매출 등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은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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