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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박재관 Sep 25. 2022

미성숙한 인간이란?

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세상 모든 것에 불만 투성이인 고등학생 이야기가 어떻게 고전의 반열에 올랐을까? 찌질한 나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아서?


자신의 앞가림도 잘 못하면서 또 호밀밭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왜? 애들의 마음을 잘 알아서 벼랑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하지만 그게 또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하니 헷갈리기 시작한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학교에서 짤리지만 집에 말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역사 선생님 스펜서는 이런 말을 한다. “인생은 게임이야. 누구든 규칙을 따라야 해” 아마도 작가는 이 말이 무척이나 싫었던 것 같다.


인생은 게임이라는 말은 승패가 반드시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리고 누구든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강압적으로 들린다. 인생은 게임이란 전제도 잘못됐고, 그러니까 규칙도 없다.


콜필드는 무식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고 말하고, 잘생긴 친구들은 항상 부탁만 한다고 못마땅해한다.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 친구에게 구애하며 그때는 진심이어서 자기가 미친놈이라고 생각한다. 엉터리 영화를 보며 우는 아줌마를 야비하다고 속으로 욕한다.


귀여운 여동생 피비는 이렇게 말한다. “오빠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 싫다는 거야?”,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렇지. 오빠는 어느 학교든 다 싫어해. 오빠가 싫어하는 것은 백만 가지는 될 거야. 그냥 싫어하고 있어.”


사람은 어쩌면 미성숙한 사람일수록 싫어하는 것이 많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불확실한 경우가 많은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인생은 어쩌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가장 회자되고 있는 문구는 문예 출판사 버전에선 ‘미성숙한 인간은 고귀한 죽음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고, 성숙한 인간은 비겁한 죽음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고, 민음사 버전은 ‘성숙한 인간은 묵묵히 살아가기를 원한다’라고 돼있다. 민음사 버전이 좀 더 긍정적이다.


미성숙한 인간은 물불 안가리고 대의를 위해 죽음을 택하려고 하고, 성숙한 인간은 상황을 살피고 이리저리 재다가 비겁한 선택을 한다는 의미인가? 이 말은 미성숙한 인간을 비꼬는 것일까? 성숙한 인간을 비꼬는 것일까? 아니면 둘 다 비꼬는 건가?


호밀밭의 파수꾼은 다른 아이들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파수꾼 아닐까? 내가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파수꾼 같은  과연 무엇일까? 내가 싫어하는  아니라 좋아하는  아닐까?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것들을 찾으 살아가야 하는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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