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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Jan 27. 2019

13일의 김남우

김동식 소설집 3


에이즈 환자 한 명을 고칠 수 있는 약이 있다. 80세 노인과 20세 여인이 있다. 당신은 누구에게 약을 줄 것인가? 당연히 20세 여인에게 줄 것인가? 그렇다면 생명의 가치는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


넷플릭스에서 서클이라는 영화를 봤다. 100명의 사람들이 외계인에게 납치를 당했는데 100명이 투표를 해서 많이 나온 사람이 한 명씩 죽는다. 처음에는 나이 든 사람, 병든 사람들부터 죽어나간다. 그다음에는 성소수자, 인종차별주의자, 유색인종들이 죽는다. 마지막에 젊은 남자, 어린애, 임신한 여자 3명만 남는다.

당신은 당연히 임신한 여자를 살리는 게 옳다고 생각했는가? 과연 누구를 살리는 게 옳은가?


킹덤에서 배두나가 말한다.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먹어!" 절대적인 도덕이나 윤리가 과연 존재할까? 김동식은 말한다. 도덕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절대다수가 합의한 것이 곧 도덕입니다. 맞다 천부인권이니 홍익인간이니 모두 인간이 만들고 합의한 것이다. 


13일의 김남우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계속 반복되는 생활은 어쩌면 저주 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함께 한다면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걸 소설에서 현실 세계 독자에게 까지 확장한다. 대담한 시도다 독자를 소설에 끌어들이다니.


그 사람에게 받은 것과 똑같이 되갚아 주는 것은 하수의 복수입니다. 가장 고수의 복수는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것이고 이렇게 죽는 게 억울해서 미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진실은 어떤 의미인가? 죽기 전이라면 알아도 괜찮은 걸까? 진실이 누군가에겐 용서고 사랑이고 행복이지만 누군가에겐 아픔이고 상처고 용서받지 못할 죄다.


꿈을 위해 자식을 포기한 엄마도, 그 엄마를 평생 미워하는 아빠도,

자식을 위해 꿈을 포기한 엄마도, 자신의 꿈을 위해 엄마를 포기하려는 딸도,

꿈을 위해 자식을 포기했지만 지금이 행복하다는 엄마도,

자식을 위해 꿈을 포기했지만 네가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엄마도,

이 선택도 나고, 저 선택도 나고,

어떤 선택을 했든 행복하다는 나도.


괜히 마음이 먹먹해진다.


[도덕의 딜레마]

p20

도덕이 무어라 생각하는 겁니까? 도덕이란 건 인류가 만든 겁니다. 절대다수가 곧, 정답이지요


[인간에게 최고의 복수란 무엇인가?]

p131

공진열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이, 공진열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겁니다.


[거짓은 참된 고통을 위하여]

p238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도 고통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은 아무 죄도 없는데, 지금 억울하게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죽는 게 억울해서 미칠 것 같다. 그런 심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노인의 친자 확인]

p265

죽을 때가 되니까 이런 생각이 듭디다. 죽기 전이라면 알아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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