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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Feb 24. 2019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나이는 36살이고 한 편의점에서 18년째 알바를 하고 있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점장은 8명이나 바뀌었지만 자신은 그대로다. 이제는 손님의 작은 행동에도 몸이 반사적으로 반응한다.


어릴 적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는 그냥 지시만 따르기로 한다. 편의점에서는 매뉴얼대로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이 세계의 정상적인 부품이 된 거 같아 편안함을 느낀다.


보통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 연기를 한다. 같이 일하는 30대 점원 옷이나 구두, 가방의 메이커를 기억해 두었다가 그 가게에서 물건을 산다. 다른 점원들이 손님이나 점장 욕을 할 때 같이 맞장구를 쳐주면 좋아한다.


가끔 고향 친구들을 만나는데 왜 아직까지 알바를 하고 남자를 안 사귀냐고 하면 그냥 몸이 안 좋아서 그런다고 한다.


어느 날 새로운 남자 알바가 들어왔는데 농땡이만 치고 여자들 꼬시려다가 쫓겨난다. 그 남자에게 자기 집에서 같이 지내자고 한다. 그 남자에게는 숨을 곳을 주고 자신은 핑곗거리가 생긴다.




"움찔했다. 내가 가짜라는 것을 들킨 듯한 기분이 들어서 나는 황급히 표정을 고쳤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생각났다.


이 세상은 정상이나 보통이라는 가상의 기준을 세우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정상화시키려 한다. 그러지 못하면 이물질 취급을 하고 배제된다.


오랫동안 남을 흉내 내며 살다 보니 몸과 마음이 반사적으로 행동할 뿐, 진짜 내가 누군지 잊어버린다. 이 세계의 정상적인 부속품이 주는 안도감과 편안함으로 다른 일은 할 수 없다. 휴식이나 여가도 좋은 부속품이 되기 위한 자기 관리다.


이제 헷갈린다 내 자리나 역할이 없어질까 두려운가? 내가 없어질까 두려운가?


집 밖에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나, 알바만 하고 살아가는 프리터들을 보며 왜 저럴까, 안타깝다 이해할 수 없다 생각했나?


누구나 잠재적인 ‘히키코모리’고 ‘프리터’다.


18년 동안 근무했는데 마지막은 간단했다.


p30

아침이 되면 또 나는 점원이 되어 세계의 톱니바퀴가 될 수 있다. 그것만이 나를 정상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p36

내 말투도 누군가에게 전염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전염하면서 인간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p98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그런가? 그래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p112

그러니까 모든 사람 속에 있는 보통 인간이라는 가공의 생물을 연기하는 거예요. 저 편의점에서 모두 점원이라는 가공의 생물을 연기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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