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하 Dec 04. 2023

성공학

성공학이라는 타이틀로 교양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에서 초청을 받아 인문대와 자연대에서 각각 강의를 하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강사들은 불투명한 미래와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안고 강의실로 몰려온 젊은 학생들에게 성공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온당하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성공학이란 학문이 있나요? 없습니다. 있다면 각 대학에 성공학과가 개설되어 있을 것이고 그 학위를 가진 성공학 박사도 있을 것입니다. 성공학이 학문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대개의 학문처럼 객관화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성공의 정의가 다르고 그 크기도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을 100억 버는 것을 성공이라 한다면 또 어떤 사람은 그 10분의 1인 10억을 벌어도 성공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라 한다면 또 어떤 사람은 돈과 상관없이 온 가족이 건강하고 우애 좋게 잘 사는 것을 성공이라 여길 것입니다. 이렇게 정량적인 면을 떠나 정성적인 측면까지 혼재하니 이것을 학문의 전제인 진리에 도달하게 이론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할 것입니다.


또 성공학을 강의하는 강사는 적어도 성공한 사람이어야 할 텐데 과연 저부터가 성공한 사람인가라고 물으면 그것도 딱히 대답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성공과 행복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성공을 논하는 강의였지만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대학생들에게 그들이 행하고 있는 '그 어떤 것'은 실패가 아니니 자신감을 고 해도 좋다는 조언을 해주고 왔습니다. 역사와 인문학적인 레퍼런스를 가지고 그렇게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성공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면 실패하지 않은 것은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 그것이 말이 안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강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 어떤 것'은 바로 우리가 살면서 무수히 직면하게 되는 '선택'을 가리킵니다. 그 선택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선택에 후회하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쁜 선택보다는 좋은 선택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똑같은 상황이 온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 노란 숲 속에 난 두 갈래 길 앞에 섰던 과거의 그 자리로 돌아간다 해 그는 똑같은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아쉬워 말라고 했습니다. 최선을 다한 선택이기에 가지 않은 길보다 성공 확률이 높은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광고 페이지]

어느 작가께서 출간 후에 쓴 글은 모두 기승전 책광고가 된다 하셨는데 제가 딱 그렇습니다. 양해하여 주시옵소서.ㅎ 


지난 11월 출간한 우측의 <TAKEOUT 유럽역사문명>에서 영국과 프랑스 간의 엑스포 전쟁을 다룬 글인 <크리스털 팰리스 vs 에펠 타워> 말미에 우리나라 2030 부산 엑스포가 잘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는데 결과는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늘 이긴다고 하였는데 우린 경쟁자는 물론 우리 끼리도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작은나무님의 <TAKEOUT 유럽예술문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