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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서서 쉬할 거야.

별이 (유아 / 여아)

별이 : 엄마, 나도 서서 쉬해도 돼?

엄마 : 갑자기 서서 쉬가 하고 싶은가 보네.

별이 : 응. 아빠는 서서 쉬하잖아.

우리 반 남자 친구들도 서서 쉬해.

엄마 : 서서 쉬하는 게 좋아 보여?

별이 : 아니. 그냥 해 보고 싶어.


호기심 많은 아이의 눈에는 이런 것도 궁금한가 봅니다.

궁금할 수 있으니 인정해 주기로 하겠습니다.


엄마 : 그럼 우리 샤워할 때 한 번 해 보자.

별이 : 왜? 지금 하면 안 돼? 지금 하자.

엄마 : 서서 쉬하면 어떨 것 같아?

별이 : 재밌을 것 같아.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며 대화를 천천히 이어나갑니다.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답을 찾아가는 대화의 과정도 중요하니까요.


엄마 : 별이는 여자라서 서서 쉬를 하면 옷을 다 버리거든.

너무 찝찝할 것 같은데.


다음 상황 예측이 어려운 아이들이므로 살짝 예상되는 상황을 귀띔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별이 : 내가 배를 이렇게 내밀면 괜찮을 거야.

엄마 :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런데 엄마는 쉬가 묻은 옷 빨고 싶지 않아.

별이 : 쉬가 옷에 묻는다고?

아기처럼 그럼 안 되지.

알았어. 샤워할 때 할게.

엄마 : 고마워.


육아를 하다 보면 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어야 하나 고민이 생기지요?

육아를 할 때 아이도 중요하지만 부모도 중요하므로 가능하면 부모도 육아를 할 때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싫은 것에 대해 정확히 말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할 시간이 되었다.

별이가 옷을 벗고 샤워를 하려고 한다.


엄마 : 별아! 쉬할 준비 됐어?

별이 : 응.


가끔 아이는 자기가 하기로 한 것을 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부모가 기억을 했다가 해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이가 부모를 더욱 신뢰하게 됩니다.


엄마 : 이제 해 봐도 돼.

별이 : (비장한 표정으로) 쉬~~~~

으악~~~ 이게 뭐야?

쉬가 다리에 다 묻었어. 더러워.......

엄마 : 아이고, 어쩌나~~~

이제 샤워하자.

별이 : 응. 빨리빨리.

엄마 : 응.


경험을 통해 배우는 아이들입니다.

안전한 상황에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거봐. 불편하잖아. 왜 이런 걸 한다고 해서.'와 같은 핀잔의 말은 안 하면 좋겠습니다. ㅎ




그날 별이는 거품 비누를 한 통 다 쓸 기세로 샤워를 했다.

그리고 다시는 서서 쉬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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