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의 반이 지났습니다. 집콕한 기억밖에 없는데... 시간은 무심하게 쏜살같이 날아갑니다.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했던 예년에는, 여름방학인 5월과 6월을 서울서 보내고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말이나 7월 초에 먹거리를 잔뜩이고 지고 끌고 와서는 각자 심기일전하는 7월이었습니다.
금년 7월은 획기적으로 국면 전환하는 한 달이 되기를 고대합니다.
아래 사진의 킹피셔는 吉鳥로 여깁니다. 아침 걷기 중에 만나면 그날은 아주 기분 좋은 날입니다. 킹피셔가 우는 소리는 멀리서도 들립니다. 꾀꼬리처럼 은은하면서도 낭랑합니다.
이즈음에 잘 보이는 킹피셔, 짝짓기를 하려고 목청껏 불러제낀다.
그런데 이번 주 들어서 엄청 덥습니다. 작년에도 이리 더웠던가요? 코로나에 하도 놀라서 락다운 기간 동안 찬물이나 찬 음료도 한번 마시지 않고 지내 보낸 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참 덥네요... 4,5월의 혹독한 시련을 겪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이 다닙니다.
남편과 저도 학교일로 구루가운 다니다보면 차 AC 켜놓은 앞쪽은 그런대로 견딜만한데 등줄기로 땀이 축축하니 흐릅니다. 이러다간 일사병 걸릴 것 같고 갈증에 목이 탑니다. 수박을 이틀에 한 번꼴로 사서 먹게 됩니다. 이젠 찬 음료도 만들어 먹습니다. 여기에 추억의 음료 탱도 있는데 전에 지인이 준 포카리 스웨트 분말가루를 물 타서 레몬 짜서 같이 시원하게 넣어두어 먹곤 합니다...
캐나다가 45도를 오르내리자 몇백 명 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기사를 봅니다. 여긴 기본이 5월 이후론 40도가 넘습니다. 집에 있으면 더운 줄 잘 모르다가도 밖에 나가면 땀이 주르륵 흐릅니다. 샤워를 하루에 4번 정도까지 해봤습니다.
추위. 더위는 적응이 안된다는 말을 예전에 들었는데, 다시 한번 상기되는 날입니다..
"Severe Heat Wave In Delhi, Maximum Temperature 7 Degrees Above Normal"
냉장고가 없던 시절 흙으로 빚은 물통의 물을 마시면 시원했습니다.
델리는 인도 전국의 모든 도시 중에서 나무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특히 대사관로나 인디아 게이트를 관통하는 도심 도로를 지나칠 때면 울창하게 쭉 서있는 나무들로 아~ 대단하네!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나무숲이 왜 중요하냐면 아파트는 그렇다 치더라도, 독채나 빌라는 주변 가까이에 얼마나 나무로 둘러싸여 있느냐에 따라서 체감 온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AC의 단점은 바깥 실온도와 차이가 날 수록, 건강에는 안 좋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AC 의존은 더 심해지기에, 특히 낮은 온도는 바이러스에 취약해지기도 하기에 고심되는 대목입니다.
저희 가족은 구르가운 아파트에서 살 때를 제외하면, 델리에서는 매번 일층(우리네 기준, Ground Floor)에서 살고 있습니다. 일층 예찬을 하자면 일단 여름철에 훨씬 덜 덥습니다. 대체로 층별로 1도씩 더 덥다고 보면 됩니다. 집 방향과 주변에 나무가 얼마나 많이 있나를 살펴봅니다. 일층 집은 조그맣더라도 정원이 딸려있어서 나무 심고 화분 관리하기가 용이합니다. 실내에 크고 작은 화분 놓으면 AC는 훨 덜 씁니다. 나무와 화분이 주는 자연정화작용은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자연히 전기요금도 크게 절약되겠지요. 비상시 빠져나가기도 용이하고 이삿짐 옮기기에도 단연 편리합니다. 중간층에 껴있으면 윗집 아랫집 소음도 생각해 봐야겠지요. 일층 집 단점은 외부에 노출되니까, 빈집으로 장기간 비울 적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ㅎ
체감온도 43도에도 마스크를 자발적으로 강제적으로 써야 하는 세상입니다. 건강 유의해야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강풍을 동반한 소나기가 한차례 내렸습니다. 그러니 습기가 져서 더 더운듯합니다. 저녁 먹고 일찌감치 에어컨으로 무장한 침실로 들어와서 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