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 5시가 넘어서 길을 나섰습니다. 바산트 쿤지 몰을 지나서 위의 야산을 올라가면 우리가 애정 하는 아라밸리 바이오다이벌시티 공원이 나옵니다. 그리 다녀오면 12000보를 걷게 되는데 힘이 드니 중간에서 돌아오자고 하면서 갔습니다.
새벽에 동트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노란 계란이 1,2분 상관으로 구름을 헤치면서 아름답고 크게 선을 보입니다. 이런 광경은 델리에서 보기 쉽지 않은 것이라 기분이 좋아져서 산길을 내려갑니다. 가는 길에 소떼도 만나고 돼지 부대도 만났습니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 물을 들고 화장실 가는 사람들의 행렬도 있었고요.... 공작이 아무도 없는 길을 무심히 산책하다가 우리를 보고 도망치는 광경도 몇 번 마주했습니다.
아라밸리 새벽 걷기 반환점을 지나 되돌아가려는데 마히팔푸르에 사는 갱들 서너 명이 어깨에 짐을 지고 오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새나 쟈칼 등 들짐승 먹이를 가져오곤 했는데 이번엔 꾸러미가 꽤 무거워 보였습니다. 그중 우리랑 마음으로 대화하는 나레쉬가 템플에 같이 가자 합니다. 우리는 영어로 그는 힌디를 하는데 희한하게 간단한 소통이 되는 좋은 사람입니다. 님나무도 잘라서 수줍게 내밀고 바블이나 다른 야생과일도 따면 우리에게 나눠주는 좋은 분이지요. 며칠 전 담석증으로 수술했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걱정이 되어 물어보니 괜찮다고 합니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마히팔푸르에 살고 있는 동네 터줏대감들입니다. 가끔 신문지상에 길 막고 데모하는 쟈트 Jat 계급이지요. 이들과는 지난 5~6년간 공원 걷기 하면서 친구사이로 발전한 막역한 사이입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이들과 함께 있으면 편안합니다. 힘은 장사들이고 가방끈은 짧을지 몰라도, 자식 농사 잘 지었고 검소한 옷차림이지만 알짜 부자들이고 한마디로 의리의 사나이들이지요. 퇴역군인, 경찰관, 트럭운송회사 사장, 부동산 에이젼트, 건물 임대사업 등 로컬 자영업이 주류를 이루고 신앙심이 무척 깊습니다.
이해를 돕자면 아라밸리 공원은 5개 지류(주거지) 사람들이 모이는 허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들은 자기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서 다니고 타 지역 사람들은 서로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가 어느 동네에서 사는지, 그룹 지어 다니는 사람들은 누군지도 대충 알게 되었지만, 처음엔 이들 관계를 파악하려니 무지 애먹었습니다. 우리를 통해서 다른 그룹 사람들과 소통해서 한편 감사하는 마음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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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내 삼신을 모신 암자가 있는데 락다운 동안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침입해서 삼신인 브라흐만. 시바. 비슈누상을 깨뜨려버렸답니다. 아주 가끔이지만 이 템플 들를 적엔 들여다보곤 했었는데... 언제 그런 일이???
오늘이 마침 길일인지 삼신 상을 들고 모시는 푸자를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사진을 잘 찍는다고 생각해서인지 사진과 비디오를 부탁합니다. 저희는 지난 4년간 아라밸리를 배경으로 달력을 150부씩 만들어 아라밸리 지인들에게 배포해왔습니다. 저희들이 졸지에 유명인사가 되어서 지역 국회위원으로 출마하라는 얘기도 합니다...ㅎ 농담이었습니다!
예전의 삼신상, 비슈누(보전), 브라흐만( 창조), 시바(파괴)를 상징합니다.
새로운 삼신상, 우리 눈에는 좀 조악해보이는데 돌로 만들고 제법 금칠을해서 신경을 쓴 티가 납니다.
마침 옆에는 우리 동네에서 오신 세분들이 시바 링감 및 사이바바신당을 예쁘게 장식하고 계셔서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번엔 리나의 남편인 자이 씨도 계시더군요.
청소및 장식후에 바쟌을 바치는 모습
7월은 시바신의 달이라고 특별히 금잔화와 장미, 히비스커스로 정성스레 장식하고 우유를 붓고 물로 씻어내는 의식을 했습니다. 저도 물로 씻어내는 것을 권해서 참여했습니다. 이마에 티카도 찍어주셨네요.
시바신의 상징인 링감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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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자식을 소개하자면,
신상을 모신 다음
마른나무 조각들을 모으고 기(ghee정제 버터)를 뿌려서 불을 지피는 의식을 합니다.
불을 피우고는 한 사람씩 툇밥을 얹혀놓습니다.
고맙게도 우리 부부에게도 푸자 참여 기회를 줍니다.
남편은 부지런히 사진을 찍습니다.
불 피워 본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푸자 끝난 후에도 활활 탑니다.
가려고 하니 프라사드를 자꾸 먹고 가라고 합니다. 주황색의 밀가루 구슬을 기름에 튀긴 단 것인데 앞에서 몇 개 먹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물들 먹으라고 펜스 안쪽으로 던져주었습니다.
나레쉬가 주로 주도하는 듯했습니다. 담석증 수술받았다고 해서 농담으로 맥주를 많이 마시면 괜찮았을 텐데...라고 하면서 빠른 회복을 빌며 가지고 다니던 비상금 500루피를 건네주었습니다. 가슴을 보여주는데 조그만 구멍이 4개 정도 아문자국이 있더라고요. 3-4센티 짼 자국도 보였고요... 참 진솔한 사람들이지요!
돌아오는 길에 4개월 만에 처음 마두도 만나서 아들 결혼 축하인사도 하고 쌍둥이 할머니가 된 파드미니도 만나서 축하인사 나눴습니다.
새벽부터 나가서 2시간 반을 보내다 돌아왔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지 피곤한 줄 모르겠네요. 14000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