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집주위에서 볼수 있는 불불은 머리부분이 세모꼴에 까맣고 똥꼬가 붉습니다. 귀부분이 하얀 종도 있는데 주로 자연속에 살며 우리들이 애칭으로 귀싸개 불불(white eared bulbul) 이라고 부릅니다. Red whiskered bulbul도 몇번 봤습니다. 귀부분이 빨갛고 머리가 좀 더 날렵하게 삼각형이랍니다.
구박사에서 가져옴.
저희집 정원에서 불불이 집을 지은게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첫번째는 잘 몰라서 새끼가 날아가는 것도 몰랐는데 두번째는 새끼가 날개짓을 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 했습니다. 순식간에 확!날아가버립니다. 두번 다시 둥지에 오지 않더라고요.
세번째인 올해, 약 한달 전 부터 웬지 두 마리의 불불이 여러번 저희 집 마당을 왔다 갔다하더라고요. 마침 락다운이 풀려서 여기저기 다닐때라 집을 비울 적이 많았는데 어느새 벤자민 가운데에 집을 짓기 시작하더라고요.
예전에 구루가운 아파트 살 적에 뒷 베란다에 비둘기가 알을 낳은 적이 있었는데 맨처음은 너무 신기해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베란다가 더러워지는 거에요. 베란다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는 어미비둘기 뿐아니라 새끼들이 알을 까서 아장아장 걸으며 사방팔방에 응가를 해 놓는데 아주 질릴 지경입니다.
그래서 다음 번에 알을 깠을 적에는 좀 넓은 곳에서 품으라고 커다란 스티로폼 안에 못쓰는 천을 올려 놓은 곳에 갖다 놓았는데 어미가 그것을 찾지 못하고 없어져 버렸습니다. 한편으로는 잘됐다 하고 새끼 낳을 빈 화분을 엎어 놓았습니다. 비둘기, 정말 지저분하고 더럽고... 누가 평화의 상징이라고 말했는지???하지만 여기 인도에서도 매일 아침이면 비둘기 먹이 주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수많은 비둘기들이 날아다니는 큰 대로 옆에서 작게 포장한 비둘기 먹이를 파는 사람도 있습니다.
알 두개 있는 것을 찍었다. 어미새 무서워 곁에 잘 갈수가 없었다.
그에 반해 불불은 둥지도 이쁘게 원추형으로 지어서 알을 두개, 세개를 낳습니다. 올해는 좀 늦어서 몬순때라 비가 많이 오는데도 꾸준히 알을 품고 있더라고요. 그 표정을 창문 너머로 보고 있노라면 철학자가 따로 없습니다. 더우면 부리를 벌리고 헉헉대면서, 비가 오면 비 맞으면서도 의연히 알을 품습니다. 해와 비를 되도록이면 막아주려고 간이 하늘 가리개를 타이트하게 묶어서 비를 덜 맞도록, 해가 직접 쬐이지 않도록 마음써 주었지요. 제가 빨래하러 지나 가고 물을 주러가도 동요없이 꾹 자리 보전을 합니다. 기특한 녀석...
열흘전 알을 깨고 두마리 새끼가 나왔습니다. 매일 같이 쑥쑥 자라는지 어미새 아비새가 번갈아가면서 먹이를 입에 물고 와서 먹입니다. 그리고는 둥지 바닥으로 머리를 쳐박고는 바닥의 응가를 입에 물고 날아갑니다 그래서 언제나 둥지는 깨끗합니다.남편에 의하면 알이 세개였답니다. 저는 불불이가 없을 때 보니 두개였는데 시간차로 알을 낳는다고 하네요. 처음에 한개 그러다 두개... 세개. 전 서둘러 보느라 언제나 두개였답니다.ㅎ
어제 아침, 모처럼 이틀째 비가 안오는 날이어서 물받이에 고인 물을 빼려고 둥지 옆을 지나가는데 뭔가 위협적으로 휙하고 지나갑니다. 아니, 불불이 저에게 위협하는 것이지요. 평소엔 바로 30센티 되는 거리를 지나가도 아무런 기색없던 녀석인데... 이상한데!
그래서 들어와서 창문으로 엿보니 한 녀석이 날개짓을 곧잘하고 있습니다. 양일간 날이 좋으니 날아갈 차비를 하는 듯했어요. 가만히 두고 보니 계속 여기저기 움직이면서 날개를 폈다 푸드득 거리더니 휙 날라갑니다. 아마 새끼새가 비상준비하고 있으니 어미새가 긴장을 한 듯 싶습니다.
한마리 덩치가 작은 녀석은 어미와 아비가 계속 날아 다니면서 격려를 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만 벌리면서 먹을 것을 달라 합니다. 어미는 빈 손으로 와서 둥지를 청소하고 또 날아갑니다. 격려해주는 듯 했어요. 요녀석은 그래도 둥지에 콕 쳐박혀 즐기는 듯 했어요. 남편이 사진 찍으러 둥지에 가까이 갔더니 어미새가 어디서 보고 있었는지 남편 가까이 휙하니 날아오며 위협합니다. 그래서...
점심먹고 창밖너머를 들여다보니 이제는 작은 것도 날개짓 연습을 연신 합니다.맨날 큰놈에 치였었어요. 크기도 확연히 차이나고 날기 연습도 밑에 처박혀있고 큰놈만 둥지위나 작은 놈 위에서 퍼드득 거렸습니다. 그래도 둥지를 벗어난 큰 녀석이 작은 녀석 힘내라고 둥지까지 한번 오더라고요. 계속 발 띄고 날기가 두려운지 파닥파닥 대더니만 드뎌 비상, 순식간에 휙 날아가버립니다.
담장 넘어 이웃 집의 흐드러진 부겐빌리어 가지에 걸터앉고는 우리 집을 오가면서 날기 연습을 합니다. 먼저 나간 큰 놈은 언제 그리 컸는지 거의 사이즈가 부모새만합니다. 둘째만 사이즈가 작아서 금방 울 집에서 날아간 새끼구나 알수 있었지요...
빈둥지. 세번째인 이번에 제일 깔끔하게 집을 지었던 것 같다.
자식들을 키우는 과정도 이렇지 않을까요? 때가 되면 홀로서기 해야 됩니다. 부모는 옆에서 최선을 다해서 홀로서기 하도록 격려해주고 돌봐주어야 할 의무, 자연의 섭리가 있습니다. 첫 날개짓하기까지가 어렵지만 일단 비상하게 되면 그게 바로 독립하는 겁니다. 이 작은 새끼를 노리는 까마귀나 고양이 밥이 될 지? 아니면 저 넓은 하늘이 작다며 날아다니는 알바트로스가 될 지...
마침 어제는 큰아들 제대하는 날이었습니다. 헬싱키의 둘째가 가족 대표로 날아가서 형 마중하러 포항까지 내려갔습니다. 아침 9시경에 포항에서 만났는데 한박스 넘는 짐을 들고 왔다고 합니다. 어디가나 공부꺼리 들고 다닙니다... 큰 캐리어 가방을 들고 다녀야하고 무덥기도 하고 코비드19 탓도 있고... 여행도 못하고 포항 물회먹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답니다.
포항물회는 여러가지 것을 주나 봅니다. 넘 먹고싶었어요.ㅎ
제 동생이 또 활약을 했습니다. 매번 감사한 동생입니다. 픽업해서 원룸으로 데려다주고 장어를 사주었는데 거리유지 때문에 두 형제만 같은 테이블에서 먹고 외삼촌은 따로...ㅎ
당장 다음날 교수님 미팅이 있다고 하네요. 할머니께는 전화인사만 드리고 주말에 찾아뵙는다고 합니다. 제대 축하한다. 큰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