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운동길에 라비와 라다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네 쪽 입구에 다달아서 쟈스민 큰 송이를 몇개 따주면서 푸자에 쓰라고 하고 우리집의 몬스테라랑 큰 겹송이가 나오는 쟈스민을 다음날 가져다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모처럼 많이 걸었기에 앉아서 숨쉬기 운동을 하다보니 옆에 쟈스민나무가 흰개미공격을 받아서 앙상하게 있고 옆에 땅에 한가지가 떨어져 있더라고요... 거기에 붙어있는 새싹이 나오는 것이 성해보여서 그것을 떼어내어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또한 부겐 빌리어 한가지도 삽목해보려고 삐져나온 가지 한개를 꺽어 왔지요.
어제 갖고온 쟈스민과 울집 쟈스민을 잘라서 같이 심어놓았다.
그렇게 평소 안하던 일을하다보니 맨날 갖고 다니던 지팡이를 거기에 놓고 온 겁니다.ㅎㅎㅎ
15년쯤 됬으려나? 예전에 무수리를 갔을때 빅토리아여왕인가 엘리자베스 여왕이 인도 무수리를 방문했을때 진상한 지팡이를 파는 곳이라고 해서 일부러 거기가서 세개를 샀었거든요. 한개는 아버지 드리고 한개는 동생네, 한개는 우리가 갖고있었는데 평소에 안쓰다가 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니던 6,7년 전부터 갖고 다녔습니다. 동네 방네에 떠돌이 개가 많이 다니니 호신용으로 갖고 다니다보니 정이 많이 들었지요... 지금은 떠돌이 개와도 친구가 되어 끄떡없이 다닙니다만 예전에는 그리 겁이 나더라고요...
남편왈... 잃어버릴때도 됬네. 무수리 한번 더 가야지.
저왈... 걷기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줄거에요... 그래도 안갖다주면 어쩌지...
오늘 라비와 라다만날 생각에 어제 만들어놓은 화분을 들고 라다의 친정어머니가 와계신다니 맛있는 달콤한 과자와 실크스카프등을 챙겨서 발걸음도 가볍게 아침일찍 나갔습니다.
어제 놓아두었던 곳을 가면서 제발 있어줘라... 하는 마음으로 빌면서 갔는데 바로 흰개미로 초토화된 쟈스민 나무에 턱 !하니 꽂혀있는 것이에요!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누군지 모를 사람을 위해서 소리 높여 기도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복받으실 겁니다!
저도 평소에 운동길에 선글라스니 모자니 스마트폰등을 발견하면 이리저리 촉을 새워서 주인에게 돌려주곤 했었거든요. 아침 운동하는 몇몇 사람들과 같은 웟츠앱 그룹입니다.
아침해도 마침 붉게 솟아오르고 저희 마음도 가볍고 기쁘게 시작하는 일요일 이었습니다. 정말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이런 소소한 일로도 기쁨을 주고 받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