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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Nov 29. 2021

인도의 겨울은 결혼식의 계절이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상황에도 할 것은 다한다.

11월 말 요즘은 결혼의 계절이라 합니다. 특히 지난 주말엔 국내 친구네도 결혼식이 있었는데... 한국, 인도 모두 길일이라고 합니다.


아주 모처럼 델리를 벗어났습니다. 가는 길에 신랑을 태우는 백마끄는 마차들도 몇대 볼수 있었고 임시로 차려진 꽃단장을 한 식장들도 여럿 볼수 있었습니다.


찬디가르 가는 길목의 고하나라는 중소도시의 유력 정치 지도자의 딸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편도 2시간 반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요... 창문 바깥 시골 풍경도 보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깔끔하게 차린 로컬 점심도 잘 먹고 좋았습니다.

신랑신부 모이는 결혼식은 저녁 늦게 합니다. 호텔방 잡아줄테니, 하루밤 자고 가라고는 하지만, 초행길이라 사양하고 차로 데려다 준 지인이 밤에 또 다른 결혼식에 참석해야되어 소위 눈도장만 찍고 돌아온 것입니다.

 

10시부터 4시라고 되어있는 초대장이었는데 워낙 늦게 출발해서 피크가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들락 날락하면서 인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시골 인심은 여전히 코로나 전과 다름없이 모든게 넉넉하고 푸짐합니다.

코식써와 로미와 함께... 마음이 맞는 친구. 그녀의 두아들은 내 아들과 터울이 같다. 터프한 인도땅에서 씩씩하게 사업하는 여장부!

델리에서는 흉내라도 마스크 걸치는 분위기였는데... 여기 왔더니 마스크 끼면 간첩으로 오인받을 만큼 모두 노 마스크 입니다.^^   간디 기념관에서 산 노란 천 마스크를 끼고 우아하게 들어섰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아서 쑥쓰러워서 벗어버렸습니다. 어찌나 시원하던지요.ㅎㅎㅎ


오일 바른 번지르한 머리카락를 올백하고 까만색 전통 복장을 입은 40대 초반의 옆자리 하객에게 언제부터 마스크 쓰기 시작했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입니다. "오늘부터 안쓰기 시작했어요."ㅎㅎ

소위 VIP룸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사위를 맞는 장인이 내내 흐뭇한 표정입니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주변 시야에 들어오는 농지 터가 모두 이 분 소유라고 합니다... 자연히 정치를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이들에게 결혼식은 당 모임 파티인듯 했습니다. 점심에 하객이 2~3천명이 오가고, 저녁 결혼식 땐 더 올거라고 합니다. 정치는 결국 숫자 싸움인가요?

식장 건너편이 사탕수수 밭이라고 하는데, 한쪽을 밀어서 임시 주차창으로 쓰고 있습니다.

신부에게 인사하면서 축의금 바로 전달합니다. 저희도 점심값 냈습니다.^^


큰 포츄너를 몰고 우리를 데려간 분은 델리시의 고위 경찰 출신인 코식 써입니다. 아침에도 미팅, 저녁에도 또 결혼식에 참석해야 되어 몸이 둘이라도 못쫒아갈 스케쥴을 소화하고 계셨는데요...  과거 새벽에 퇴근해도 에누리없이 아침 7시의 점호를 위해 출근했다고 하십니다. 대단하신 분을 만나뵙고 신세를 졌습니다. 우리 웬만한 한국사람들보다 더 부지런하고 용감하신 분이셨습니다.  또한 고향이 근처다보니 사이 길을 많이 아셔서 해가 지는 밤길을 쉽게 올수 있었습니다. 남편이 운전 안 하기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저흰 뭐... 막히면 대책없이 기다리는 타입.ㅎ

식장 앞길은 케이오스였습니다. 저희는 뒤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가는 길에 노란 유채꽃의 향연도 오랫만에 보았고 양과 소몰이하는 광경도 보았습니다. 장.관. 이었습니다!


특히 오십미터는 족히 더 되는 긴 줄의 소떼 몰이는 대단했습니다. 유목인 생활을 하는 이들은 라자스탄 출신이라고 하는데요...수확 후 남은 볏짚 등을 소 먹이로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대신, 농지에 소똥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상부상조 품앗이라고나 할까요...

날씨가 맑지 못합니다. 석양이 질 때 입니다.

델리 돌아가는 길은 스모그로 시야가 뿌옇습니다. 공기도 매케한 것이 마스크를 껴야 합니다.ㅎ


***

찬디가르 가는 북델리 길이 농민 시위대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고해서 구루가운 옆길로 가로 질러갔습니다. 얼마를 갔을까요? 수km에 달하는 편도 길은 아예 시위 농민들 텐트촌이었습니다. 차길에서 본 막사는 뒷편이라 그런지, 난민 수용소처럼 먼지로 뒤덮혀 있습니다.

모디수상이 농민개혁 3법 폐지하겠다는 발표를 한 지가 언제인데...아직 농성을 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농민들은 폐지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확약해 달라는 것 외에 MSP minimum support price 즉 농작물의 최소한 판매가를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답니다. 이번 겨울 국회 주요 안건 중 하나라도 합니다만, 들리는 바로는 정부에서 미적거리며 피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천, 수만명이 일년 넘게 델리 바로 옆에서 농성, 대치하는 것 자체가 모디수상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이 불안해서 투자하겠느냐?는 우려도 있지만 정치권 생각은 전혀 다른 듯 싶습니다. 인구 13억명에서 1%라 해도 1천3백만명 밖에 안된다. 이들이 아무리 시위를 해도 국가적으로 보자면 전혀 어필이 안되는 소수 의견이다. 이 정도 시끄러움은 능히 견뎌낼 만하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시위농민 텐트촌은 모든게 자립.자족으로 움직인다고 합니다. 텐트촌 구역별로 어디 동네에서 왔는지 구분이 되고 가구별로 한두명씩 차출?해서 왔기에 농사일엔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또한 일정기간이 되면 고향사람들과 교대하며 먹거리 통신 화장실 샤워시설 등 없는게 없다고 합니다. 물론 집만큼 편하겠습니까만, 이들은 장기 농성에 대비한 노하우를 완벽하게 갖춘 집단들로 보입니다. Seeing is believing입니다.


****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또 다시 락다운이 될까봐서 친구따라 강남 다녀온 케이스입니다. 오랫만에 델리를 벗어나니 좋더군요. 이번주 초까지 길일이라고 결혼식 붐이 일어날 겁니다. 모쪼록 이번 바이러스가 별탈없이 지나가기를 니다. 




#인도에서공부하기 #주말결혼식나들이 #Gohana결혼식 #농민시위텐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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