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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가드닝, 히비스커스 이야기

인도의 예쁜 꽃, 히비스커스

by kaychang 강연아

(예전에 샀던 이쁜 색깔의 하이브리드 히비스커스, 옆의 공원제는 굳건히 잘 자라는데 한국 다녀오니 그만...)


인도의 공원에서 쉽게 보이는 꽃 색깔이 진하고 아름다운 꽃이랍니다. 우리나라 무궁화도 학명에 히비스커스가 들어갑니다. 같은 종류인 듯 모양이 비슷하지요. 영어 이름이 샤론의 장미랍니다.

어쩐지 정감이 가더라고요. 보통 붉은빛의 히비스커스를 많이 보게 되는데 너서리(화원, 꽃집)에 가보면 색깔도 다양하고 크기도 다양합니다ㅡ

노랑, 주황, 주홍, 흰색, 연한 보라색, 핑크...

공원을 다니면서 보면 히비스커스는 꽃이 계속 피고 지는 것 같아요... 집에서 키우다 보니 알게 된 것인데 영양상태가 좋으면 식물이 계속 꽃망울을 맺어서 꽃이 핍니다.

잘라서 물꽂이 해도 잘 자랍니다. 작년에 물꽂이 한 것은 저절로 꽃망울을 맺어서 꽃도 피웠답니다. 애처롭게 너무 약해 보이는 작은 꽃을 피웠습니다. 저희 집 히비스커스는 공원제(공원에서 꺾어서 가져온 꽃)라서 쑥쑥 키가 잘도 큽니다. 그래서 매번 잘라서 옆집에도 주고 과거에 지인들에게도 많이 분양했습니다.

어떤 분에게 분양을 했더니 집이 남향이어서였는지 금방 너무나 이쁜 꽃을 피웠다고 좋아하시면서 사진을 보내주셔서 무척 기쁘면서도 부러웠답니다. 왜냐면 저의 집이 그라운드 플로아고 햇볕이 잘 안 들어오는 구조여서 당시 꽃이 안 폈었거든요.ㅠ 인도에 살면서 처음으로 기르던 식물이 꽃피운 경우라면서 좋아하셨어요. 미국에 가신 그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식물들은 햇볕을 좋아합니다. 물론 거름도 주어야 하는데 저는 거름을 매번 사서 줄 수 없어서 먹고 난 바나나나 과일 껍데기를 쌀뜨물에 5일 이상 숙성시켜서 물과 타서 가끔씩 줍니다. 냄새가 좀 고약하지만 하루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냄새도 사랑스럽습니다. 식물이 반기는 영양제니까요.

옛날 고아에 처음 갔을 때, 호텔의 주변이 모두 히비스커스로 되어 있었는데 꽃들이 정말 크고 화려해서 단박에 반했더랬어요. 그러다 다음 해 5월에 한국에 갔더니 영등포시장 쪽에서 그런 하이브리드형으로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것을 보며 인도 생각이 났답니다.ㅎ

꺾꽂이로 번식하니까 개체수를 늘이기가 아주 쉽습니다. 모래 많은 땅에 심고 물을 주면 금방 뿌리가 납니다. 물꽂이 해도 좀 있으면 하얀 뿌리가 생성되는 것이 보입니다.
단점으로는 벌레가 많이 꼬이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질색을 하면서 잘라서 버리곤 했는데 이제는 퐁퐁이랑 님 오일, 베이킹소다 등을 많은 물과 섞어서 뿌리면 죽더라고요. 대신 나무줄기도 좀 상하는 듯한데 좀 있으면 좋아집니다.

화분에서 키우다 보니 한국식으로 모든 흙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바깥의 흙이나 모래등을 섞다 보니 달팽이랑 다른 벌레들이 동거합니다. 예전에는 벌레를 보면 놀라곤 했는데 이제는 달팽이를 보면 그냥 제거하는 경지에 올랐습니다.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니 달팽이 키우는 분도 있던데 정성껏 키운 꽃나무에 달팽이가 자취를 남기는 것을 보면 원수를 갚아야 될 듯해서...ㅠ

히비스커스 꽃차가 좋다고 해서 꽃이 시들면 따서 모아 놓았는데 색깔이 그리 곱게 마르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가끔씩 마른 꽃잎을 따서 몇 번 씻고 차로 마셔봅니다.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능 외에도 건강상 아주 좋은 효능이 많더라고요. 구박사에 따르면 항산화 성분이 많아서 면역력을 높이고 간과 신장을 건강하게 하고 피부미용에 좋고 식욕을 억제하여 체중감량에 좋고 노화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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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스커스 차 만들기

재료: 물 2컵, 마른 꽃잎 1-2큰술, 꿀이나 설탕 1-2큰술, 레몬 조각이나 민트 잎

물을 끓여서 꽃잎을 넣고 우린 후 꿀이나 설탕을 넣고 레몬 조각이나 민트 등을 넣어서 뜨겁게 먹거나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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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에는 강렬한 태양에 맞서서 붉은 정열을 자랑하는 히비스커스가 더욱 사랑스럽지요?

어제 락다운 시작 후 처음으로 구루 가운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차타푸르의 너서리에 들렀어요. 제라늄을 또 사고 싶어서 갔는데 이쁜 히비스커스만 눈에 들어옵니다. 난쟁이 하이브리드 히비스커스인데 350루피인데 300 정도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전에도 그 유혹에 빠져 세그루나 샀었는데 한 계절을 못 버티더라고요. 물을 자주 주어야 되는데 한국 갔다가 오면 다 죽어버리는 것이에요... 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면서 나와버렸어요ㅡ

이번에 락다운을 겪으면서 집콕하다 보니 이쁜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좀 힐링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차타푸르의 너서리는 오픈입니다! 거의 두 달간 돌보지 않아 그런지 나무들이 웃자라고 볼품은 없지만 잘 고르면 싸게 좋은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잘 견뎌봅시다!

(물에만 꽂아놔도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꽃까지 피운답니다)

(옆집의 앙증맞은 히비스커스)

(이 년 전에 샀던 제라늄과 히비스커스, 칼란디바는 모두 인도의 혹독한 여름을 견디지 못하고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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