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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un 23. 2022

오늘도 착한 사마리안인을 만나다

좋은 이웃들, 우리 요가 멤버들

오늘은 모처럼 바람도 불고 시원한 아침입니다. 며칠동안 비가 간간히 뿌리곤 했는데 화창하네요. 동북부에서는 장마와 폭우로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심지어 바로 옆의 라자스탄 주도인 자이푸르도 사흘째 비가 내려서 아우성이랍니다. 라자스탄은 사막지역이 주를 이뤄서 당연 주도라 하더라고 하수도 시설이 잘 안되어 있겠지요?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고생하는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새벽을 여는 노익장을 보여주시는 지인. 거의 팔순?임.

로미가 고아로 내려간 뒤로 게을러져서 아침 걷기는 생략하고 요가 하는 공원에 좀 일찍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새를 어깨에 거느리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알고보니 저의 지인이네요. 두아들이 다녔던 인도 최고의 사립학교 동창 학부형이세요. 이제는 학교에서 마주칠 일은 없지만 가끔 아라밸리 걷기를 하면서 만나곤 했습니다.


몇달 전엔 교통이 복잡한 상가 근처에서 주차 문제로 눈뜨고 견인당할 뻔했는데, 이 친구가 어디선가 구세주처럼 나타나서 대신 강력하게 어필해 줘서 견인 안 당한 일이 있습니다. 얼마나 고마웠던지... 인도의 견인 수법이 나날이 진화되어서 딱 1분만에 찝어서 날아갑니다. 제가 계속 신경쓰고 있었는데도 상점 밖을 냅다 뛰어나가니 걸고 나가려는 참이었습니다. 저와 남편이 주차하는 곳이 없어서 여기에 잠시 주차하고 있었다면서 어필하던 차에 그 사람이 마치 자기 차가 견인되는 찰나인 듯이 큰소리로 우리 편을 들어주어서 다행히 견인되지 않았습니다.


돈도 돈이려니와 주차된 까지 더운데 릭샤등을 타고 가서 경찰관과 한씨름하고 돈 납부하고 그러는 것이 참 번거롭습니다... 한참 고맙다고 했지요!

그런데 이후로 처음 오늘 새벽에 마주친 겁니다.

그것도 앵무새를 어깨에 걸치고 말이지요... 당연 앵무새가 화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2년전 란다에 떨어져서 사경을 헤매던 앵무새 새끼를 정성을 다해서 보살폈더니 이젠 한 가족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리가 어찌되었는지 병원에 데려가봤는데 날지 못한다고 하네요... 챙기려면 번거롭기도 하겠지만 이제는 어디를 가더라도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침에 앵무새가 옷을 물고 일어나라고 해서 늦잠을 잘 수가 없답니다.ㅎ 그리고  식사 시간마다 테이블위에서 같이 식사하는데 인도인들이 먹는 모든 음식을 다 먹는답니다. 집에서는 아빠!라고도 한다는데 신통방통한 앵무새지요?


이렇게 좋은 일을 해서인지 큰아들은 미국의 유수 기업에 취직하였고 둘째는 미국이나 캐나다의 대학으로 이번에 진학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이들 방문하러 갈 적에 앵무새는 어찌할 것인지 물어보니 안그래도 인도 정부 관계자에게 편지를 써서 같이 가는 요청을 해 놓았다고 합니다. 어차피 날지 못하고 아빠? 어깨에 붙어있어야 하니 기차니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 적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침 요가를 마치고 뭄바이로 떠나는 한 멤버를 환송하러 번개 모임을 마디얀찰에서 가졌습니다.

우리의 아지트였던 모글리가 우리 요가 멤버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어서 뭔 일이 생기면 자연스레 거기서 하자고 얘기가 나옵니다.

사려깊은 한 멤버가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새로운 곳에서 건강하게 행복하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아왔습니다. 밤새 쓰고 출력해 온 정성이 남다르지요? 요가를 함께 한 모두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포하와 차이만의 조촐한 아침식사 자리였지만, 의미있는 모임이 되어 뜻깊습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한 분은 식전에 당뇨약을 먹는데 식후엔 더 많이 복용한다고 한다... 인도인들도 당뇨병 환자가 많은가보다.

뭄바이로 전배가는 아랫 사진 가운데 분은 현역 해군 10년차. 그간 델리 IIT(인도 공과대학)에서 공부마치고  뭄바이 함대로 옮겨간다고 합니다. 만나기 드문 해군 출신들과 함께 사진을 남겼습니다. 저의 남편은 4년 해군 복무를 한 장교출신,  우측은 25년 넘게 해군 본사에서 복무중인 현역이세요.


다음은 남편이 함께 한 인도 군출신들에게 물어본 사항입니다.


* 인도 군이 안고 있는 challenge가 무엇인가요?


첫째, 돈이다. 군 장비.물자들이 노후되었다. 파키스탄은 더 열악하다고 한다. 늘 배후의 중국이 문제다...

두번째는 직업군인, 특히 사병들 애국심이 없다는 점을 든다. 장교와 병사간 교육.배경 차이 등으로 인해서 장교들의 지시를 원활히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다...

(직업군인은 아니지만) 우리는 2년 복무 (현재는 18개월)도 길다고 여기면서 달력에 빨간줄 치고 제대날짜 기다리는 판인데... 평생을 군대에서 몸 담아야 하니, 이들이 정신 해이/나태해지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

요즘 인도 전역에서 한참 논란중인 아그니 패스(불의 길)와 맞물려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침이었습니다!




#인도에서공부하기 #아침요가번개모임 #굿사마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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