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chang 강연아 Aug 18. 2022

이웃집 할머니와의 인연

저녁 초대및 이즈음의 비온뒤 맑은 델리의 하늘

어제 옆집 모힌더 할머니네 가족을 저녁 초대 했기에 아침부터 바빴다.

할머니의 딸이 미국서 치과의사인데 아들과 딸을 대동하고 새벽에 인도에 도착한 것이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우리 부부에게 점심 대접하시겠다고 해서 갔더니 파라타와 버터, 그리고 커드만이 놓여 있었다. 이후로 죽종류를 만들때면 조금씩 갖다드렸다. 호박죽, 닭죽, 녹두

손녀딸이 예전부터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들은 터라 오티피에서 야채를 주문하고 여러가지 음식을 만드느라 하루종일 신경을 썼다.

알다시피 인도의 여름에는 야채가 그리 신선하지 않은 터라 메뉴 선정에 신경이 쓰였는데 특히 딸이 베지라고 해서 모두 베지로만 준비하였다.


비빔밥이 주메뉴이고 된장국, 감자전, 잡채, 오이등 피클과 샐러드, 김치등...


마침, 아마존을 통해서 산 갤럭시 노트 20이 배달되었기에 삼성 DLF 프로미나드에 가서 기존 핸드폰에서부터 데이타를 가져오는 도움을 받았다.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나는 아후자슨에 가서 숄 두개를 구입하고 푸드코트에 가서 아이스크림 사먹고... 그래도 데이타 진행이 40퍼센트도 안되기에 집으로 돌아왔다. 고마워서 쵸코파이를 드렸더니 좋아하셨다!


저녁 6시가 되어서 준비가 끝났기에 할머니께 모두 얼른 와서 드시고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했더니 할머니만 오셨네... 손주들이 모두 넉다운! 그러면서 차려놓은 음식에 놀라시면서 딸에게 전화를 하셔서 오라고...


할머니께서 5년만에 처음 저녁을 드신다면서 아주 조금이지만 밥을 비벼서 국과 같이 드시고 남편과 나도 밥을 다 먹고 가서 아이들 주라고 포장을 하고 있는데 모두들 등장!


모힌더 할머니의 남편이 5년전에 뇌졸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고 호주에 있던 큰딸이 비통함에 두달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등졌었다. 호주에서 치과의사이자 세자녀의 어머니였는데... 뇌혈관쪽에 최고 전문의인 사위가 장모인 할머니께 부탁해서 할머니는 4년 반동안 호주에서 손주들을 돌보고 계시다가 모두 대학에 입학시키고 올 3월에 인도로 돌아오셨다... 5년 동안 저녁을 통 안드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안경을 맞추러 같이 렌즈카트에 갔었는데 검안 하는 분이 할머니가 과거에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안과를 먼저 다녀와야 한다고 하였다..


두 손주들이 금방 자고 일어났으니 입맛이 있을수가! 그래도 다들 즐겁게 식사를 하고 우리는 녹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다.

할머니는 내가 편하신지 잠옷바람으로 울집에 오셨다... 딸 가족이 옆에 있으니 하루만에 얼굴이 피셨네!

12학년이 되는 큰 아들은 만사가 시큰둥. 알고보니 NFT와 가상화폐에 관심이 많고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 우리 둘째를 통해서 알고 있는 원숭이 NFT를 몇개나 갖고 있었다. 한개에 6만불짜리를 보여주던데... 제법 재주가 있는지 대만의 제리 양?과도 같이 협력하는 관계라고... 부모 돈으로 구입했는지 물어보자 그게 아니라고 한다. 뭔가 개발자와 같이 추진하게 되면 1+1하거나 무료로 주어지게 되는 뭐 그런것이 있어서 사고 팔고 하다보니 그리 되었다고 캐쥬얼하게 얘기한다. 와, 요즘 젊은 아이들이란!


오늘 차마시러 할머니 댁에 가서보니 최신식 아이폰을 사서 선물하였더라...


그렇게 쉽다면 쉽게 돈을 만지게 되니 매사에 별 관심이 없을 수 밖에... 우리 세대와 할머니 세대는 열심히 노력해서 얻게 되는 것을 기대하고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데 비해 그들은 위험적인 요소와 스릴을 즐기고 거기에서 부를 축적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듯 하였다.


9학년 딸도 장래 희망이 CEO란다. 참 꿈도 원대하다!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에 도착한 그들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굿바이!


****


오늘 새벽의 동트는 모습은 눈물나도록 아름다웠고 요가 가서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기분이 상쾌하였다. 이러다 점점 델리가 좋아질 것 같다.

굿데이, 에브리데이!

작가의 이전글 오, 타지마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