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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May 06. 2023

부다 푸르니마Purnima, 인도의 부처님 탄신일

비파사나 일일 명상코스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날, 5월 5일은 올해 인도의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기념으로 부다 공원으로 피크닉가려고 하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1일 명상센터 로그램을 받았습니다.

예전부터 명상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었던 차에 특히 비파사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몇몇 인도지인들이 꼭 참여해보라고 하던 얘기를 많이 들었었기에 거기에 가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늦은 점심을 주게 되면 새벽에 아침먹은 우리가 배고파서 명상이 안될까봐 빵과 커피를 단단히 먹고 출발했습니다.


명상센터는 차타푸르에 자리잡은 큰 팜하우스였습니다. 지난번 갔었던 스와미 나라야난  쎈터처럼 개인이 기증한 땅이며 신자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운영됩니다.


오늘 불교 명상센터를 포함해서, 그간 힌두교와 시크교의 아쉬람(공동체)를 둘러보았습니다. 각 종교가 지향하는 바는 다를 지라도, 공동체.안식처는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정문에 들어서니 넓다란 가로수 길이 저희를 맞이합니다. 한참 늦게 갔는데도... 점심이 아닌 아침식사를 챙겨줍니다.

사진 찍기위해 한개씩 담았습니다. 약간씩 먹어보니 맛도 좋아서 과식했습니다.ㅎ


드디어 명상 시작... 아~ 무덥습니다. 슬라브 천장이라 햇볕의 열기가 그대로 전달됩니다. 녹음된 명상 소리가 너무 작게 들려서 소음을 내며 돌아가는 천장 팬을 모두 껐습니다. 그러다보니 도저히 더워서 집중을 할수가 없네요....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면 좋겠는데 그냥 안경벗고 눈을 감으라고... 힌디로 얘기하시더라고요.  옆에 앉은 부인은 코까지 골며 잠을 즐기시고 앞좌석의 여인네들도 잠을 청하는 듯 보입니다. 새소리도 들리고 잠시 바깥의 시원한 바람도 불기는 합니다만 도저히 집중이 안됩니다.

그래도 맨 앞에 앉아 계신 분은 꼿꼿하게 자세를 유지하시고 계셨고 남편 옆에 계신 분도 고수이신지 시종일관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계셨답니다.

남여로 좌석 구분을 해서 앉는데 저쪽 끝에 앉아있는 저도 자세는 좋지요?^^

우리 두아들이 더운 여름에 어떻게 공부했을까?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일 교복이 땀에 푹 절어서 오곤 했거든요. 인도 사립도 그럴진데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어떨까? 학생 수도 너무 많고 교실은 좁고 선풍기는 있을려나? 그 와중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 때문에 인도의 미래는 밝습니다. 저희때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 한반에 70명이 넘는 콩나물 시루 같았던 교실의 정경도 생각났습니다...


시간은 얼마나 흘럿는지 모르겠고 남편을 찾아보다가 조용히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약 40여분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조금있으니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더라고요.


명상 팁은 간단합니다:

자연스런 호흡에 집중하라. 잡념이 생기면 따라가지 말고 얼른 코 주위 호흡에 집중하라. 잡념.생각이 떠오르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얼마나 빨리 이를 떨쳐버리고 호흡에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다.


야외 자유시간. 넓다란 공간에 나무들이 숲을 이루었습니다. 한 2시간 보냈나요? 한시간 명상에 2시간 휴식시간입니다. 그러나 멍석 깔아놓으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는 자기 소개하면서 이런저런 인생 무용담?을 이야기합니다. 각자 알아서 휴식시간 알차게 보냅니다.

뒤늦게 어린 자녀와 함께 온 젊은 층 부부들도 꽤 보입니다.

거위.염소.앵무새도 있습니다.

자유시간에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UP주 정부 PWD에 근무하다가 최근에 정년퇴직하신 부부입니다. 남편 옆 자리에서 꿋꿋하게 명상하시던 분입니다. 부인과도 서로 대화가 통하고 여러가지 명상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셨습니다.열흘 명상 프로그램을 두번이나 다녀오셨답니다.


Q: 열흘 명상 프로그램 다녀온 후 인생에서 뭐가 달라지셨나요?

A:그럼요. 내 인생에 큰 변화가 생겼어요. 근데 갑자기 확 바뀐게 아니라, 서서히 바뀌는 것 같아요.

Q:그걸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A:스토리는 말할 수 있을지라도, 직접 경험해야 알 수 있을 거에요. 체험은 주관적이니 더욱 그러합니다.

....

그렇습니다. 직접 체험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


평생 다른 여정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새로운 거나 모르던 걸 배웁니다. 나무들과 열매나무들을 꿰차고 계십니다. 평범하면서도 아름답게 황혼을 즐기시는 비범한 부부입니다. 집에서 50km 되는 먼 거리를 운전해서 오셨다기에 제가 두분이 데이트하듯 먹거리 싸서 오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금새 친해졌습니다. 저희에게 꼭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하십니다. 식사대접하고 싶답니다.

점심시간입니다. 아침식사도 그렇고 점심도 알찹니다.

프로그램 책자 그리고 부다쌀 봉지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헌금도 냈습니다. 밥값은 해야지요.ㅎ


아래 쌀은 일명 부다쌀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이 고행중에 죽을 고비를 넘겼던 우유 죽 이야기가 나오는데... 점심 후식으로 나왔던 프라사드가 바로 그 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UP주에서 나는 쌀이라고 합니다. 칼라 나막 라이스 일명 부다 쌀입니다.(kala namak rice:  1킬로에 319루피로 모든 만병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솔직히 넘 비쌉니다)

남편은 우유죽 두번이나 먹었네요. 넛츠도 넣고 맛있었어요.


명상센터는 넓직하게 터를 잡았고, 아쇼카 나무 그리고 유칼립투스 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

*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타푸르 힌두사원 단지를 지납니다.

이곳을 지나칠 땐, 그 분위기가 바라나시 같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

명상시 염두에 두어야 할 세가지 Nothing:

1. I want nothing, 나는 원하는 게 없다

2. I do nothing,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3. I'm nothing,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결국 명상은 채우는게 아니라 비움입니다. 게으름이 아닌 자발적인 비움 활동입니다.  깜빡 잊기전에 기록으로 남깁니다.^^





#인도에서공부하기 #비파사나명상센터 #VipassanaMeditation #부다Purn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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