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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Dec 09. 2023

유럽 영화제가 델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덴마크와 핀란드 영화를 보고난 소감입니다.

에스토니아 탈린 출신의 지인이 인도에서 열리는 유럽 영화제로의 초대를 진작에 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어제 핀란드 영화를 하기에 모처럼 데이트겸 시내를 나가게 되었다.  

점심은 애정하는 시킴하우스에서 모모와 뗌뚝, 그리고 빵과 치킨 그래비... 좌석이 꽉 차 있어서 놀라웠다. 심지어 10여분 기다리다가 입장했으니. 마날리 무지개 송어 요리가 등장했던데 다음번에 트라이해야겠다.


좀 이르게 상영장소인 스페인 문화원에 도착했는데 이름도 세르반테스 인스티튜트이다. 예전에 음악공연을 보러 오곤했었다.


외부 주차장이 제대로 안 되어 있는데도 시간당 100루피라고. 어휴, 너무 심하다 싶어서 문화원 경비원에게 문의하니 안쪽에 파킹해도 된단다... 빙고!

지하에 위치한 강당에 내려갔더니 ab Coffee가 무료로 서빙되고 있었고 주최자인 이탈리아의 여성인 베로니카가 안내해 주었다. 맛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침 한국 입양아를 다룬 영화였다.<Stille Liv>, The Quiet Migration

한국인 입양아출신의 덴마크 감독이 본 한국 입양아의 덴마크 시골생활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첫장면으로 너르고 평화로운 초원에 운석이 내려 꽂히는 장면이 있던데 뭔가 의미심장한 의미가 있는 듯 하였다. 외면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괴리를 느끼거나 인종 차별적 말과 태도를 보게되면 주인공은 달리기를 한다던가 운석이 떨어진 구덩이에 들어가거나 옥수수밭을 헤치며 들어가 숨는 장면들로 표현 된다.


한국을 그리면서 가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는?그러면서도 절제하는 덴마크 부모들의 민족성이 드러난 영화였다.

감독 말린 최는 온라인을 통하여 인사를 했고 알고보니 무슨 영화제의 수상작이었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이 과거 입양을 많이 갔음을 일깨우는 부끄러운 역사를 표현하는? 영화였는데 생각지도 않은 한국이야기가 나와서 잠시 당황하면서도 더욱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으로  Palimpsest 라고 핀란드 영화였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핀란드의 정서및 자연을 느끼고자 기대하였던 영화였다. 그런데 영 딴판의 상식을 깨뜨리는 영화? 였다.


팔림세스트란 오래된 종이나 그림에 덧칠하여 새로이 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나중에 감독이 설명하였는데 과학적 실험을 다룬 영화 수작이었다.


팔순의 부부가 이별을 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딸의 장래를 위해서 남편이 젊어지는 유전자 치료 실험을 하라고 아내가 권하여 연구소에 입소한다. 남여 두사람이 한방에 기거하면서 각별한 정을 쌓아가게 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보았기에 자꾸 주인공들이 젊어지기에 이상했었다. 특별한 유전자 치료란 얘기가 안나오거든요...


그러나 둘은 그들의 몸의 변화에 매우 다르게 반응하게 되는데... 하니는 1967년도에 꿈꾸었던 우주비행사, 어린 시절의 꿈에 집중하여 대학에서 공부하고 시험에도 합격한다. 중년 딸과의 관계는 아픈 어머니를 내버려두고 아버지만 딸자신보다도 더 젊어졌다는 사실에 불안함과 원망, 불신의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자 쥬하니는 연구소를 나서며 더이상 유전자 치료를 받지 않는 방향을 선택한다.


반면, 자유주의적 성격의 텔루는 점점 더 젊어지고 어려지면서 자신의 열정과  이성에 대한 육체적 사랑을 멈출 수 없게 된다.


그러다가 텔루는 쥬하니를 만나서 더욱 어려지고 기억이 없어지면 자신의 보호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서로 아끼던 사이였던 하니는 끝에 아가가 된 텔루를 돌보는 장면으로 막이 내린다.


주인공 남자배우의 이미지가 압권으로 다가오는데 젊어지고자하는 인간의 욕망을 과학적인 가정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과연 어려진다는 것이 우리의 축복일까? 재앙일까? 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시각의 영화로 아주 좋았다.


마치고 작가와의 대담과 질의응답시간... 알고보니 감독인 한나씨는 헬싱키대학에서 분자 유전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재원이었다. 장학금으로 미국에서 영화 공부를 하였으며 호러영화를 제작하기도 했고 과학과 연관된 영화제작에 성공하여 위의 영화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우리 남편이 세가지 측면에서의 질문과 더불어 좋은 작품을 남긴 것에 감사의 표현을 하였다.

“우리 모두의 유전자에는 시계가 있습니다.  이를 조작하려는 아이디어는 수십 년 동안 존재해 왔으며 언젠가는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십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영화가 끝날 무렵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기에 왜 그러나 했더니 끝나고 뒷풀이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오페라>에서 다양한 종류의 핑거푸드를 준비해주었고 와인이 준비되어 있어서 오랫만에 와인한잔의 여유와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수 있었다.

특히 핀란드의 한나 감독은 핀란드에 또 오게되면 연락을 달라고 하였는데 혹시 동양인 엑스트라가 필요하면 연락달라고 부탁하였다. 혹시 알아요? 내가 핀란드 영화에 엑스트라로 나오게 되는 영광이 주어지게 될지?ㅎㅎㅎ

에스토니아 감독인 아누는 마침 내 지인인 키르스티의 집에 기거하고 있다 해서 안부를 전해달라고 부탁하였다. 또한 페루대사관의 모니카와는 페루출신 사람과는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큰 아들 친구인 멕시코 친구 얘기를 하다가 오푸스데이의 하우스 카스 기숙사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 서로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바로 하루전날 르 메리디안에서의 페루페스티발이 끝났다고 초대 못한 것에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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