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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Dec 17. 2023

2023.12월 년말, 결혼식 피로연에 다녀오다

인도의 겨울은 결혼식의 계절.

한달쯤 전에 델리에 오자마자 우리에게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던 디팍의 딸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했습니다. 거의 일년간 연락이 없어서 무척 궁금해 하던 차에 알고보니 전 유럽여행을 갔었다고 하네요.

식장가는 길에 바로 오베로이 팜이 맞은편에 위치하더군요. 디왈리 파티에 초대받았으나 여행 중이라 못 갔었는데 미세스 오베로이에게 나중에 크리스마스와 새해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디팍은 과거에 유명 여행사의 최고 경영자이다보니 유럽 전역에 지인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영국시민권이 있는 NRI 다보니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해야되는 규정이 있나 보더라고요. 거의 일년간 부인과 더불어 여행하였답니다.


는 영국.독일에서 재무담당으로 잔뼈가 굵은 노신사로 은퇴무렵, 고향 델리로 돌아와서 정착했습니다. 부촌인 바산트 비하르에 사층 집을 대궐처럼 짓고 살고 있는데 그 안에 수영장이 두개나 니다. 무슨 대사관이 중간에 위치하여 보안에 대해서는 아주 걱정없습니다. 코로나 전에 와이프의 60세 생일을 근사하게 집에서 했더랬어요. 당시 참 즐겁게 보낼 때였는데요... 코로나 땜시.모든 상황이 프리즈!!!

오년전이라 지금보니 참 젊어보인다.ㅎㅎㅎ

전에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부항기를 갖고 그의 집에 가서 해  적이 있습니다. 마치 제가 의사가 된 듯한 기분이었지요. 가끔 주변의 지인들에게 부항을 떠줍니다. 수영황제 펠프스의  부항 자국 이후로 인도인들의 이해도와 관심도 높아졌어요.


그런데 아침을 준비했다면서 아침을 주는데 이건... 가난한 사람들의 아침인 듯. 얇은 토스트 두장에 쨈인가 버터인가?그리고 파파야 한 접시. 땡! 제가 오믈렛 해달라고 했더니 얇은 계란 한 접시. 후식은 차이에 과자. 과자도 브리타니아의 니맛내맛없는 마리에 골드. 요리사까지 상주하는 집안이고 대단한 부자는 맞는데 이건 뭐지? 했던 일화가 있답니다.


어쨋거나 딸과 사위는 영국에서 MBA 마치고 현지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는 재원입니다. 졸업년도는 다르지만 우리아이들이 졸업한 초중고 인도사립학교 졸업 동창이라는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같은 학교 나왔다는 인연이 지금까지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끈인 듯 싶습니다. 서로 자식들 동향 주고받고 조언을 나누곤 합니다.


부모 세대의 무대가 막을 내리면,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자식대로 넘어갑니다. 자녀가 사회생활 기반을 잘 다지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게 여실하게 보입니다.


역시, 평소 짠돌이 지인이 딸 결혼식에 엄청 썼습니다.^^


얼마큼 짠돌이냐면 디젤값 절약하려고 중고 하이브리드 몰고 다니고 궐 같은 집 커텐 때는 저 멀리 소니팟 옛 단골가게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무릎씁니다. 화분은요? 야무나 강 근처에 야매로 있는 화원에서 몇십루피씩주고 한 트럭을 사갖고 왔답니다.


그런데 그의 털털한 면모가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왜 일지요? 대체로 펀잡 지역의 지인들은 대단하지 않더라도 부를 과시하느라 정신없는데요... 그의 절약하는 얘기를 저희들에게 꺼리낌없이 말하는 것을 듣노라면 동질 의식을 느낀달까요?


영국에 관심이 많고 지식이 많아서 브릭스 동향에 대해 잘 얘기해주고 남북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부럽게도 유럽을 섭렵하면서 부부 여행 다닐땐 몇달간 잠수를 탑니다.

춤과 칵테일과 네트워크로 형성된 끼리끼리 토크,토크... 이날을 위해 맘껏 차려입은 유한 신사들과 유한 마담들. 먹고사는거 초월한 듯 보이는이들의 관심사가 뭘까?

크고 작은 글로벌 충돌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인도는 넘쳐나는 음식과 춤과 화려한 드레스 사교 모임으로 태평성대가 따로 없이 여겨집니다. 인도국가와 국민들이 똘똘하고 운이 좋아서일까요?

지인 덕분에 결혼식장에 안면있는 이들과도 조우했습니다.

음식남녀라는 말도 있듯이, 잔치날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밤 9시30분 지나서 인도음식 부페가 펼쳐졌습니다.^^ 이제 허리띠 풀고 제대로 먹자는 듯, 줄이 이어집니다.


서빙하는 향과 소스로 잔뜩 범벅이 된 초밥과 만두를 간간히 집어먹었더니... 단백한 거 없을까? 찾게 됩니다.

불에 막 구운 따끈한 짜파티가 있었습니다. 썹지없이 짜파티 한장 먹으니 고소한게 아주 좋습니다.^^ 저녁 식사대용으로 짜파티 한장 먹은 맛이 오래 남을 2023 년말 결혼식 피로연입니다.


사실 오전에 구루가운에서 영미씨네 부부를 만나서 은행 일 도와주고 청담에 가서 식사를 한 탓에 여전히 배가 불렀답니다. 이쁜 영미씨네 부부도 여기에 한컷 올려야지요! 식사후 헤어지기 전에 월드콘을 같이 나누었어요. 인도 롯데에서 만든 거에요!

#인도에서공부하기 #2023년말결혼식피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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