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베... 이름도 이쁜 이 아가베는 한창 자라면 우리 키보다 크다고 하네요... 종류도 다양합니다만 대체로 아주 크게 자랍니다.
(다양한 품종 보여드리려고... 구박사표입니다)
'애니깽'이라고 아주 옛날에 본 기억이 가물거리는 영화 제목이 바로 이 용설란의 종류라 합니다. 머나먼 멕시코의 이국땅으로 나라 뺏긴 설움과 가난을 이겨보고자 희망을 안고 가서는 노예처럼 아가베를 베고 손질하는 일을 해야 먹고살았던 우리 조상들 이야기랍니다. 그렇다면 이 아가베는 우리 조상들의 눈물과 땀을 먹고살았던 식물이기도 합니다.
(울동네에서... 아가베에 달린 것, 자구인 듯합니다)
인도인들은 열이면 열, 뭐냐고 물어보면 알로에라고 하더군요. 찾아보니 멕시칸 알로에라고도 합니다.ㅎ 멕시코의 유명한 대표 술, 테킬라의 원료가 된다고 합니다. 아가베의 잎, 과실, 뿌리까지 다 이용할 수가 있다고 하네요... 원더 식물인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가베가 100년만에 꽃이핀다고 하는데 인도에서는 공원 곳곳에서 아가베의 목대가 쭉쭉 하늘로 올라가서 꽃을 피운 것을 보니까 약간의 의문이 생깁니다. 정말일까? 내가 키우는 아가베는 꽃피는 모습을 내가 보지못할까?
(처음에 들여놓은 아가베, 실내에만 있어서 색상이 옅어졌네요)
몇 년 전 처음으로 동네 공원 말리에게서 50 루피 주고 작은 아가베를 가져왔어요. 그런데 어느 날, 동네 사람이 이사 가면서 화분을 주고 갔는데 너무나 작은 자구가 많이 나있었어요. 그래서 아침 운동길에 만나는 친구들에게도 한 개씩 나눠주고 템플에도 많이 심어놨지요. 그랬는데 한 친구는 일년도 안되어 엄청나게 자란 사진을 보내주면서 고맙다고 하네요... 저희 집 모체보다도 더 크게 잘 자랐더라고요. 말리와 거름의 힘이겠지요.ㅎ
템플에 심은 것들은 닐가이가 와서 단것은 귀신같이 알아서 뜯어먹었나 봅니다. 작은 자구들은 차츰 흔적도 없고 큰 어미들만 둘 살아남았답니다.
특히 삼개월간 락다운 되어 공원을 못 가봤던 터라 심어놓은 식물들이 궁금했지요... 언락이 되면서 마침 장마가 시작되어서인지 자구를 또 많이 만들었더라고요... 같이 심은 플루메리아도 새싹만 나면 뜯어먹어서 요즘 같은 장마철에 무성해져야 하는데 몸체만 앙상하니 그래도 새싹이 나고 있습니다. 모두 여섯 그루 심었는데 지금 두 그루 남아있네요.
아가베는 공기정화에도 탁월하고 물을 안 줘도 저절로 자라고 거의 손댈 필요가 없는 기특이랍니다. 하늘로 뻗쳐오르는 기상이 참 맘에 듭니다.
(물꽂이는 잘 안 큽니다만 책상 위에 두고 보기에는 좋습니다)
물꽂이 해도 잘 뿌리를 내리는데 크기는 별로 크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흙에서 자라는 것만 하겠습니까?
짙푸른 쭉 뻗은 잎사귀의 기상이 보는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줍니다. 공기정화보다도 우리들에게 행복감을 주니 참 이로운 식물입니다.
(몬순 릴리, 저희 집에 두 군데서 꽃이 피었는데 사진이 없어서 구박사표랍니다. 이쁘지요?)
그나저나 바깥의 화분들은 이번 집콕의 여파로 제가 여행을 못 다니니 살판났습니다. 장마가 되니 어디선가 이쁜 꽃이 피어납니다. 몬순 릴리라고 하네요... 두 개나 있었네요! 그리고 어디선가 조그만 것이 머리를 들고 있어 궁금했는데 아마도 칼랑코에 같아요... 얼른 조그만 화분으로 이쁘게 이동해 놓았습니다. 바질도 제가 알아서 씨가 떨어져 싹을 틔우고 커져서 동네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향이 참 좋다네요. 지금 화분 곳곳에 바질이 자라고 있습니다.
락다운의 영향으로 이즈음의 최고선물은 화분이라고 합니다. 언락 3.0이 시작되는 8월에 즈음하여 친구 집과 지인 집으로 초대받거나 놀러 가곤 하는데 화분을 선물하니 참 좋아라 합니다. 특히 향이 좋은 바질은 인기 상품이지요. 카레파타도 열매를 많이 맺기에 곳곳에 심어두었는데 아직 늦잠을 자고 있는 듯합니다.ㅎㅎㅎ 인도인들의 요리에 필수로 들어가는 것이라 좋아하는 식물이지요.
(바질인데 아가들은 잘 보이지 않지만 쑥쑥 커갑니다. 향이 참 좋아요. 오늘 지인 집으로 시집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