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춘문예, 포기할까? 말까!

D-51

by Kay엘라

"올 11월, 공모전에 작품 내실 거예요?"

- 올해 처음이니, 적어도 서너 편은 내야겠지요.

"지금 10월인데 작품은 있는 거죠?"

- 네? 아..., 네.... 니요.

"????"


꿈만 크다. 아니, 꿈은 크다.

단편소설이라고 서너 편 쓰고는 신춘문예에 도전하겠다고 브런치북도 연재하는 나.

계획대로, 나의 루틴대로라면 이미 단편소설을 여러 편 쓰고도 남았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결국 올해는 포기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그냥 포기해 버리기에는 지금까지 써 놓은 소설들이 아깝고(?),

내 자식 같은 소설들에게 생명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노란 서류 봉투에 담아 야무지게 봉하고,

주소란에는 또박또박 신문사 주소를 적고,

봉투 전면에는 큼직하게 '신춘문예 단편소설 응모작'이라고 써서

등기우편 접수를 해 줘야 일 년이 마무리될 것 같다.

낳기만 했다고 다 부모가 아니듯, 이렇게 키워줘야 진정 내 자식일 것 같은데.


내가 쓴 소설이 생명이라면,

내 손 끝에서 키보드로,

문서작성 프로그램 화면의 커서가 오른쪽으로 옮겨질 때마다

한 글자 한 글자씩 착상되고 문장으로 세포분열을 한다.

세포분열은 계속 이루어져 문장이 모여 문단이 되고,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진 소설이 되었다.

나의 소설이 탄생한다. 내가 소설을 낳았다.


세포분열 하는 동안 문교 삼아(인간태아를 위한 교육을 태교라고 하니, 문장을 위한 교육이라 문교라 하겠다)

스승님의 말씀을 떠올린다.

'뭐니 뭐니 해도 소설은 재미있어야 해!'

재미있는 소설이 태어나도록 매일매일을 기도한다.

문장으로 세포분열 하는 동안은 특히나 다른 이물의 침입과 해로운 독으로 변형이 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말이다.


내가 낳은 소설을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내가 보기에는 재미있고, 예쁜데. 남이 보기에도 그런가?

난산이다 보니 내 눈엔,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예쁘기만 하다.

이 소설은 나보다 남의 눈에 '콱' 차고 들어야 하는 운명을 가졌다.

일종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만들고자 하는 기획사 사장의 마음이랄까.

그 자식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랄까.


내가 쓰고, 나만 읽는 글이라면 어떻든 상관이 없는데.

소설가는 소설을 쓰고 그것은 독자들이 읽는다.

독자가 즐기지 않는 소설은 사랑받고자 태어난 소설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소설을 낳은 소설가는 생각한다.

'왜 나만 재밌지?', '사람들은 나의 소설을 아직 이해하지 못해', '언젠가 내 소설의 진가를 알아봐 줄까?'


내 소설은 독자(라 쓰고 심사위원이라 해석한다)에게 노출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아직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나가보지 못한 기획사 연습생 신분이다.

소설가가 낳기 전부터 문장의 세포분열 기간 동안 품고 있으면서 열심히 만들었고,

기획사 연습생 시절을 거치며 퇴고하고 고치고 또 고친다.

이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1등 할 일만 남았다.


51일 정도 남은 오디션 프로그램 첫날.

벌써 포기하기에는 아직 시작한 것도 없다.

단편소설 분야 참가번호 001번 배번호를 붙이고 심사위원 앞에 세울 날은 당장 내일이 아니다.


2026 신춘문예를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될 때까지, 할 때까지 해보기로 하지 않았던가?


개천절부터 이어진 긴 연휴기간 동안 내 루틴을 지킨 날이 하루도 없었다.

지키지 못했다.

아이들을 돌보아야 했고, 이 쪽 댁, 저 쪽 댁을 넘나들며 자식 역할도 해야 했다.

긴 휴식과 불안의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는 더 확실하게 루틴을 지키면서

남은 도전을 준비해야겠다.


글쓴이처럼 포기할까 말까 고민이었던 독자분들도

가능하면 포기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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