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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말씀 들은 지 어느덧 일 년이 다 되었다. 습작 예닐곱 개 쓰면 등단한다니?! 너무 쉽잖아?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몰랐다. 단편소설 예닐곱 개 쓴다는 의미를...
'단편소설을 예닐곱 개 쓴다'는 '습작을 예닐곱 개 쓴다'를 포함하고 있지, 같은 문장은 아닙니다.
그럼 도대체 무슨 말이냐?
소설을 쓰려고 하면 먼저 소재를 생각하게 된다. 소재는 삶의 도처에 널려있다. 소재 고르는 법은 다음 연재에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넘어가고,
소재를 고른 후 얼개를 짠다. 얼개는 그야말로 구성이다. '기승전결'로 할지 '발단-전개-절정-결말'로 할지 그냥 되는대로 쓸지는 작가 마음대로다. 플롯을 잘 짜야 좋은 소설이 된다.
얼개를 짜면 이제 소설 쓰기 시이-작!
문장을 만들어 나간다. 소설 구성의 결말에 도달하면 일단 작업의 1단계가 끝난다.
2단계의 시작은 퇴고다. 잘 쓴 글과 잘못 쓴 글의 차이는 얼마나 고쳤냐에 따른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글쓴이는 2단계를 실행할 때 1주일을 거치는데, 처음 3일은 매일 부분 부분 세밀하게 읽어보고 고치고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틀은 보지 않고 묵혀둔다. 여섯째 날 다시 전체를 읽어보며 표시를 해두었다가 일곱째 날 꼼꼼히 살펴보면서 마지막 퇴고를 마친다.
이렇게 완성된 이백 자 원고지 칠십 매에서 팔십 매 정도의 단편소설, 글자 포인트 11로 쓰니 A4용지로는 10장 남짓이다.
그런데! 이것은 완성된 한 편의 습작일 뿐이다!
이제부터 3단계가 남았다. 완성된 습작을 제1독자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문우들의 피드백도 받으면서 모자란 부분을 고쳐본다. 처음에 쓴 구성대로 말이다. 더 이상 손대지 않고 한 달을 보관한다.
한 달이 지나 다시 꺼낸다.
4단계를 실행한다.
같은 소재와 내용을 다른 플롯으로 써보기. 해체하고 분해해서 이리도 맞춰보고 저리도 맞춰본다. 새로운 습작이 여러 개 만들어진다. 한 개에서 습작에서 분화된 여러 편이 완성된다.
그리하여 단편소설 한 개가 된다.
4단계를 거친 수많은 습작(하나의 단편소설로 귀결되는)이 모이면 등단할 수 있는 문장실력을 갖추게 된다는 말씀이었다.
소설가 꿈을 품은 지 일 년. 습작은 여러 편 썼고 예닐곱 편의 단편소설이 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정확한 작품 수를 말할 수 없는 건, 그만큼 내세울만한 작품이 없는 것 같다는 부족한 자신감 또는 겸손함일 것이라 핑계 대고 싶다.
'Muse'의 'Uprising'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박수소리가 나올 때마다 발을 까딱 거리며 리듬감 있게 따라 한다.
신춘문예에 도전해야 하고, 도전에서 해내야 한다는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와 압박을 깨고 나아 서서 진정한 소설 쓰기의 즐거움을 느낄 그날을 위해!
소설가,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이들이여! 심리적 압박에서 Uprising!
습작하라, 계속 습작하라, 그것이 모인 하나의 단편소설을 완성시켜라.
그런 단편소설이 예닐곱 개 모이면 그대의 작품을 1월 1일 자 신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