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강의 연애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미모의 골드미스 폴과 두 남자의 삼각관계 이야기

by kayros

2016년 마지막 책으로 프랑스 작가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었다. 독서 모임 틈새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접할 기회가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책을 발제해 준 Y군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소설은 재밌다. 분량도 150쪽 정도로 짧거니와 주인공의 심리 상태 묘사가 압권이다. 덧붙이자면 브람스의 음악을 배경으로 책을 읽어서 더욱 좋았다.

소설의 주인공은 30대 후반의 내부 인테리어 설계를 업으로 하는 미모의 여성 폴이다. 5년 정도 사귄 마초끼가 다분한 중년의 바람둥이 남자친구 로제와, 자신보다 14살이나 어리지만 조건없는 구애를 펼치는 꽃미남 시몽 사이에서의 삼각관계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핑계와 관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44페이지, 첫 교외 데이트에게 시몽이 폴에게

어느 순간부터 소설을 읽을 때 버릇이 생겼다. 소설 속 주인공의 현실 속 배우와 매칭을 시키는건데 이렇게 하면 소설을 훨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폴은 전도연, 로제는 김승우, 시몽은 유아인 혹은 샤이니 민호가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의 외모가 얼마나 매력적인 20대 중반의 꽃미남 청년이 이렇게 구애를 할 수 있을까.

당신 꿈을 꿨어. 이제는 당신 꿈만 꿀 꺼야.

- 105쪽, 하룻밤을 같이 보낸 폴이 시몽에게

개인적으로 폴과 시몽의 행복한 연애로 소설이 종결됐으면 했다. 하지만 폴은 로제에게 돌아간다. 심지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핀 로제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 폴의 행동. 내가 남자라서 이해가 되지 않는 걸일까.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나 꽤나 궁금했다. 특히 소설은 혼자 읽을 때보다 같이 읽을 때 재미가 배가 된다. 정확히 말하면 읽고 나서 서로의 감정을 공유할 때 나중에 그 소설은 훨씬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소설이지만 누구에게는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소설이기도 하고, 독자가 여성인지 또는 남성인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정이 천차만별이다. 서로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

시몽의 사랑은 열정은 있으나 어설프다. 20대 초반의 사랑, 가진 것은 많이 않아도 젊음과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나이. 하지만 폴은 그런 시몽은 어린 아이 취급하듯 한다. 꽃미남의 14년 연하의 남자가 그녀는 좋아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나쁘진 않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로제가 남자로 느껴진다. 그가 다른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결국 그녀는 로제에게 실망하고 시몽에게 잠깐 마음을 주지만, 결국에는 로제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소설의 끝은 이렇게 끝난다.

저녁 8시,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기도 전에 그녀는 로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미안해. 일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해야 해. 좀 늦을 것 같은데...."

- 150쪽, 로제가 폴과 재회 후 걸은 전화에서

당연히 로제는 또다시 바람을 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이는 바람을 피는 게 아닐 수도 있지 않냐며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결국엔 여자들은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것인가 라는 결론을 성급하게 낼 뻔 했는데 한편으로느 아닐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방적은 사랑은 둘 다 피곤하다. 결말이 뻔히 보이는 사랑은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이다. 폴은 항상 끌려다니는 사랑을 한다. 어떤 이는 자존감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 분량이 짧은 소설을 좋아하지만 이 소설만큼은 분량이 짧아서 아쉬웠다. 소설을 읽을 때 꼭 브람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할 것,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소설을 읽은 뒤 꼭 감상하기를 추천드린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위대한 개츠비의 사랑은 과연 위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