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0

164. 비염

by 자작공작

깊은 잠에 빠져 있었는데,

갑자기 코에서 콧물이 주르륵 흘러 잠에서 깼다.

제 아무리 깊은 잠이라도, 이러한 신체의 반응을 인지하나보다.

깨고 보니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무려 15년 전,

어느날 밤, 평상시와 다름 없이 잠에 들었고, 몸에 별다른 이상도 없었는데,

갑자기 콧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밤새 콧물과의 전쟁이었으며 휴지 한 통을 다 썼다.

다음 날 아침, 바로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비염'이라고 한다.

그렇게, 나는 비염을 맞이했다.


그 이후로, 게절이 바뀔적마다, 계절의 변화를 인지하기 앞서 몸의 반응으로 난 '계절이 바뀌었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비인후과는 단골이었다. 환절기 때마다 거의 한 달을 개운하지 않은 몸의 상태로 보냈고, 어느덧 이것이 일상이려니 숙명이려니 받아들였다.

집에는 '코싹'이 상비약으로 비치되었다.

때로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코싹'으로 버틸 수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의 상비약 '코싹'이 전문의약품으로 돌변해서, 병원처방전이 있어야만 했다.

상비약이기에, 약이 떨어질 즈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병원에 갔고 약을 비축해 두었다.


몇 년 전부터, 유산균을 먹기 시작했고,

언제인지도 모르게 '비염' 증상이 없었졌다.

친구에게, 난 '유산균의 효과 같아'라고 했는데,

'그것의 인과관계를 어떻게 알아?'란 답을 들었다.

맞는 말이다.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일까, 나도 모른다. 하하.


며칠 전, 약통을 정리하면서 비축해둔 코싹을 보며, 이젠 먹을 일이 거의 없구나. 했었는데,

지난 밤, 코싹을 한 알 꺼내 먹고 다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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