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가 싸게 판다고, 100개를 사야 한다고 마트에 가자는데, ‘누구 차 가져가?’ 그러길래, 호기롭게 ‘내 차’ 했다.
‘차 빼올께’하면서 대문을 나서다가 ‘내 차 앞에 차들 많이 주차해 있으면 안 뺄래, 혹시 모르니 차키 기져오세요’ 했는데,
주차 상황을 보니 차 한대만 조금 밀면 되었다. 이 정도쯤이야 하면서 조금 밀어 내 차가 안전하게 나올 공간을 확보해 두었다. 그러고 내 차를 빼야 하는데, 주머니니 가방이니 다 뒤져도 차키가 없다. 맙소사.
다시 집으로 가려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엄마, 차키를 가져와 그 차로 가기로 했다.
아아, 선견지명이었나, 선견지명으로 포장하고 싶지만 정신머리 없는 40대의 서글픔이다.
차만 괜히 밀었네..
마트에 가니 어떤 아이가 자꾸 나를 쳐다본다. ‘왜일까, 내가 너무 예쁜가?’ 생각이 들었는데, 아이가 자기 엄마에게 속삭인다. ‘미키’.. 그렇다, 내 셔츠에는 미니가 크게 있었다. ‘미키가 아니고 미니란다’ 해주고 싶었지만 자제했다.
내일은 유연근무를 신청해 두었다.
일찍 출근할 수 있게 알람을 셋팅해 두었는데,
알람에 깨서 ‘왜 이렇게 일찍 깼지? 좀 더 자야지’ 하는 일이 없기를, 내가 유연근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따옴 납작복숭아를 마시고 싶은데 대체 파는 곳이 없다. 어딜 가면 만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