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0

213. 고양이의 습격

by 자작공작

늘, 사고는 순간,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사고가 많은 다이나믹 코리아에서, 아침에 대문을 나선 후, 무사히 귀가를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금의 피곤함을 느끼는 것 빼고는 별다른 일이 없는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다.

특별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그런 나날들.

결국엔 모든 날이 좋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나날들.


며칠 비가 내려 강아지가 산책을 못했고,

며칠만에 개인 날씨, 기회다 싶었다.

귀가후 저녁을 먹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길에 나섰다. 아파트 현관을 나선 후 뒷화단 쪽으로 갔었고,

집에서 나선지 채 5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앞쪽 화단 안쪽으로 새끼고양이가 보였고, 보였을 뿐이데 갑자기 차 밑에서 고양이가 날라와 강아지를 물었다.


너무 놀랐고 강아지를 잡으려 하는 순간,

고양이는 강아지를 또 물었고,

내가 강아지를 잡으니 내 허벅지를 물었다.

난, 두 번 정도 물린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정말 무분별하게 물렸다. 왼쪽 오른쪽 허벅지 앞뒤쪽에 배까지.


내 상태는 어떤지 보이지 않았고, 강아지 상처에서 피가 나니 무조건 동물 병원으로 달려갔다. 문을 닫았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병원을 갔을때가 7시 30분 경이고, 다행히 병원은 8시까지 한다고 적혀 있었다.


강아지도 놀래고 무서워서 엉엉 울고, 나도 놀래고 무서워서 엉엉 울고..


하필 그 시간, 그쪽 길로 간 것이 너무도 원망스럽고, 급기야 하필 오늘 왜 날이 개인 것인지 싶었고..


강아지를 안고 무작정 병원으로 달려가던 그 순간이 마치 지옥만 같았다.

지금에야 덤덤히 말하지만, 고양이에게 습격당한 그 순간은 공포영화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공포스러운 순간이었다.


핸드폰도 지갑도 없이 무작정 동물병원에 달려갔고, 다행히도 강아지는 무사히 치료를 받았다.


강아지를 집에 데려다 놓고, 난 응급실을 향해 출발했다.


대체 이것이 무슨 봉변인지,

살다 살다 별일을 다 당해본다.

그리고 나의 평온하던 일상은 산산조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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