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눈이 엄청 내렸다.
눈이 온다는 소식을 톡을 통해 알았는데,
창문밖으로 눈오는 것이 안보여 여긴 아직 안오나 싶었는데, 잠시 후 창 밖을 보니 이미 꽤나 쌓였다.
차 트렁크에서 짐을 뺄 것이 있어서 더 늦으면
힘들까 부랴부랴 내려가서 짐을 빼오는데,
이미 지하주차장은 일렬주차까지 꽉꽉 들어섰다.
반면, 지상주차장은 평소보다 한가했다.
아마 나갔던 차들도 돌아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잠시나마 쌓인 눈을 보고 밟으면서 그 눈 위에 벌러덩 눕고 싶었는데 못했다. 딱히 못 할 이유도 없었는데 왜 못했을까?
낮에는 일본소설을 읽었는데, 소설의 내용과 무관하게 내가 다녀온 일본 도시가 자꾸 맴도는데 생각이 안 났다. ㅎ으로 시작하는데, 후코오카도 아니고 히로시마도 아니고... 히말라야도 아니고...
정말 눈의 도시를 느꼈던 도시,
밤에 눈쌓인 모습을 보니 더 생각이 나 결국 찾아봤는데 삿포로였다.
내가 잠시 나갔을 때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눈을 즐기는 모습을 봤고, SNS에서도 눈사람 만들기 등 여러 인증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반면, 퇴근길에 동동 거리는 사람들, 도로위는 교통대란의 모습이 있었다. 눈이 보여준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짚신과 우산장사 아들을 둔 어머니가 하루도 마음편할 날이 없다는 옛이야기가 진짜 우리 삶을 잘 보여주는 구나.
늦은 밤까지도 계속 내리던 눈, 수시로 창 밖을 보는데 택배차가 들어오고, 11시가 넘은 시간 그 눈발속에서 택배기사가 내린다. 아, 기상 상황이 어느 정도면 일단 무조건 일을 중단시키는 그런 제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은 집에서 노심초사 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새벽배송을 시켜둔게 있었는데, 눈이 오는 걸 안 순간 이미 취소는 늦었고 차라리 취소한다는 문자가 오면 좋겠다 생각했다. 배송은 되지 않았고 지연되어 죄송하다는 문자만 왔다. 아예 출발을 안 한거였으면 한다.
제발, 사고 생기면 방지대책을 만들지 말고 미리미리 사고를 방지하자.
또, 최근 사회를 흔들고 있는 아동학대,
이제 법 개정, 제도 정비등을 대대적으로 하겠다고 한다. 내가 이 이슈에 깊은 관심이 두지 않았음에도
최근 몇 달새의 사건만 봐도 가정내 아동학대 방지 제도가 허술하고 부실함을 익히 알 수 있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 생기고 나서야, 온 사회가 나서고 있다.
이제서야 제도의 허술함을 손보겠다고 하니,
사후약방문도 이런 사후약방문이 없다.
아마 출근을 해야 했으면 이런 저런 생각보다,
이런 날씨에 출근할 생각에 걱정스럽고,
짜증이 났을 뿐일텐데,
이런 날 출근을 안 해서 좋구나, 싶은데
또 날이 이러니 민원인이 별로 없겠구나, 하면서,
아니, 그래도 오는 사람들이 있지, 란 생각으로 끝났다.
눈이 와서 이런 저런 생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