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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Mar 22. 2017

엄마가 된다?

늦깎이 예비맘

어렸을 때는...

인형 놀이도 소꿉놀이도 곧잘 하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난 성인이 되어서 결혼에 대한 로망이 전혀 없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갖는 화이트 웨딩드레스에 대한 로망도 전혀 없었고 특히 결혼'식' 자체를 생각하면 거부감이 솟았다. 그렇다고 독신주의는 절대로 아니었고, 서로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파트너와의 공동체는 절대로 찬성인... 간단히 얘기하자면 꽤 유럽식 사고방식을 가진 여자였다고 치자.


(예전 블로그에서...)

댐군으로 종종 출연했던 그 남자와는 이제 10년 차 커플이 되었다. 결혼뿐만 아니라 아이를 갖는 것 자체에도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던 나는 일하느라 공부하느라 뒤도 안 돌아보고 바쁘게 살다 38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버렸다. 난 뭐 일에 매진하며 이렇게 무자식 상팔자로 살아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댐군은 아니더라.  몇 년 전부터 조금 더 신중하게 아이를 가져볼까 대화를 했었지만 나도 나이가 많고 댐군은 나이가 더 많은 데다 요즘 불임인 커플이 워낙에나 많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난 아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상황에 맞추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에 만약 시도해보고 자연적으로 안되더라도 우리는 불임클리닉에 가고 그런 대외적인 노력은 하지 말자라고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운명인지...

시도한 지 1년도 채 안되어 시계같이 정확했던 나의 주기가 늦춰졌고 쉽게 피로해졌고 잠도 많아져버렸다. 나이가 많아서 뭐 이 정도의 변화는 꼭 임신을 말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확신을 갖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주기를 놓친 지 2주가 지나 홈테스트를 해봤는데 하나는 양성 하나는 음성이 나온다.  제길... 확실히 좀 말해주면 안 되나... 생각하다 뭐 임신이면 임신인 거고 아니면 곧 알게 되겠지 싶었는데 웬 걸... 


그때부터 입덧이라는...

걸 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죽을 맛이더라.  몸도 아프고 메슥거리고 그래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겠고 임신이 아니면 죽을병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들었지만 워낙에 건강한 나라 임신이겠지 하는 믿음으로 임신 초기 증세에 대한 글들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갑자기...

엄마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훅~ 들다가도 에이... 뭐 아닐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다가... 진짜 엄마가 되는 건가 긴가민가 하다가도 (이 상태의) 내 삶은 이제 끝인 건가 하는 생각도 들다...


솔직히...

난 35세 이후의 임신이고 (짧게는 '노산'이라고도 표현한다) 첫 임신이기 때문에 아직은 안심하기에 이른 상태다.  그래도 나를 믿고 내 건강을 믿고... 최선을 다해 짬이 나는 대로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지금부터 시이작!


Kay (쿨짹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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