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사람의 바닥은 어디인가?
드디어 아버지 사망 사후 일처리가 대략 50프로쯤 마무리 지어졌다.
후련.. 후련...
사망 사후처리가 이렇게도 지난할 줄이야...
아직 상속이라는 험난한 길이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일단은 일단락된 일들을 보며 뿌듯.. 시원하다.
사실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일이 너무 많았고, 복잡했고, 아버지 사시던 보은을 오가며 분주했던 사망 사후 처리가 이어지면서 내 개 같은 성질의 밑바닥까지 보게 됐었다.
별거 없는 나란 사람... 타인 앞에 예쁜 옷을 사 입고 별거 인척, 특별한 사람인척 해보기도 하고, 이것 저것 습득해서 유식한 척, 지적인 척해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나란 사람의 습성은 금세 들통이 나버리고 마는 얕은 인간이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언제나 행복하기보다 행복해 보이기를 바라는 어처구니없는 짓거리를 하는 나란 인간...
내 뜻대로 일이 처리되지 않으면 금세 화내고 씩씩대고.. 상대가 알아서 내 뜻대로 움직여주길 바라는 맘으로 일하고 있었고, 늘 상대의 시선을 의식하며 멋있게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기 일수였고, 조금이라도 일이 지연되거나 틀어지게 되면 바로 욕이 목구멍까지 차고 올라오는 그런 인간 류가 나란 사람이란 걸 여실히 알게 됐다.
그렇게 상대에게 내가 기분 나쁘다는 걸 여보란 듯이 컴플레인을 걸고넘어지고, 또 그러고 나서는 후환이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론 성질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게 두려워 서둘러 상대방 공무원에게 사과를 하고, 다시 일처리를 순조롭게 하기 위해 약간은 비굴해진 태도로 상대의 눈치를 보았던 나.
갖가지 가면을 번갈아 쓰고 벗으며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나는 도무지 몇 개의 페르소나를 뒤집어쓰고 있는 걸까?
내 가면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수고했다. 태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