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로 쇼핑을 하고 쇼핑으로 얻은 쾌락은 어느센가 불안으로 되돌아온다
운이 좋아 탄천변에서 신묘장구대다리니 기도를 올리게 됐다. 청둥오리 그리고 잿빛과 흰색의 절묘한 조화를 한 몸에 지닌 잿빛 두루미와 함께 은은한 데이트를 하게 됐다.
진한 갈색 빛 사이 벌어진 틈으로 청동색의 은은한 빛을 고이 지닌 청둥오리...
마치 겉옷은 무채색의 옷으로 무난한 패션인듯하나 속 옷 만큼은 신비스런 은청색의 옷을 챙겨 입은 여자의 숨겨진 레이스 속옷처럼 신비감을 자아내는 분위기의 청둥오리가 지금 바로 내 눈 앞에서 먹이를 찾아 주둥이를 놀리고 있다.
아!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걸까?
일상에 행복한 일이 기적처럼 널려 있음을 맛 보고 있는 요즘이다.
돈이 없어 두번의 대출을 하고 간신히 버티면서도 몇개 안되는 체크카드를 연신 긁고 다니는 나란인간...
아마도 묵혀 두었던 억압된 마음에 해묵은 짐들을 쇼핑으로 풀고 있나 보다... 아니 풀고 있다.
누르고 눌러 두었던 외로움, 수치심, 굴욕감, 지나친 인정욕구, 불안, 허무감들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와 나를 집어 삼키고...
나는 쇼핑센터 여기 저기를 기웃대며, 대출받아 간신히 채운 체크카드를 연신 긁어 댄다.
정말 금새 또 빵꾸가 나는 나의 얇은 체크카드...제기랄!!
이렇게 하면 내 마음이 좀 즐거워질까?...
쪼글 쪼글한 내 마음이 잠시나마 말끔히 쫙 펼쳐져서 편안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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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웅크린 내 몸이..경직된 내 몸이 회복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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