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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성장통

죽을때까지 성장할까부다.

by 그냥살기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요즘 나란인간...은

늦가을 들이닥친 느닷없는 장마로 불어난 흙탕물 위를 떠내려가는 썩은 나뭇가지마냥...
물줄기 흐르는대로 떠밀려 가는 듯한 그런 기분이

계속되는 느낌...이다.

무. 기 .력....의 일상화..

내가 사람인지, 부평초인지 구별도 잘 안된다.


나 잘 하고 있는 걸까?
나는 대체 뭣하고 사는 걸까?...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졌는데..이제 본격적으로 가을 날씨가 펼쳐지려나...


추운 날씨에 가죽 겉옷을 꺼내 입긴 했는데.. 뚱뚱해진 몸뚱이를 가리는 용도로 울룩불룩 튀어나온 살들을 가리는 가리개가 되어 버리고만 라이더 자켓의 비애는 누가 알아주나...ㅋㅋ

불어난 겨드랑이 살과 밑가슴 둘레에 덕지덕지 붙은 살들, 아 그게 그건가? 쓰고 보니 겹치는 부위 같기도 하고 하여간 거기에다 앞.뒤로 두툼한 상체 떡대 덕에 라이더 자켓 특유의 섹시하고 강한 느낌을 풍기는 그런 사람으로 보여지는건 애시당초 물건너 간 것 같다.

폼 잡으려 입은 가죽 옷이 무색할만큼 폼이 실종 됐다.

이런 젠장할..
사람이 실종된게 아니라 폼이 실종됐다니 소가 웃을 일이지만 난 슬프다.

이 라이더 자켓을 구입했을때만 해도 지금처럼 군살이 온 몸을 점령하진 않았었다.

중부지방 배둘레햄과 소도 때려잡을 양쪽 팔뚝에 지방인지, 근육인지 모를 살덩어리들이 두툼하게 함께 하긴 했었지만, 이 놈의 몸무게는 모태 우울 때문인지, 타고난 애정결핍 탓인지, 언제나
새로 산 검정 고무줄 마냥 늘었다 줄었다 현란한 몸무게 개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엿가락처럼 몸무게 숫자가 늘어날 때도 있고, 잡아당긴 고무줄을 도로 놓아버렸을 때처럼 급속도로 무섭게 체중이 줄어드는 때도 있다.

몸무게는 특별한 육체적 질병이 없는 한 인 풋 대비 아웃 풋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마는 정직한 숫자다.
그러니 이 몸무게의 원인 제공자인 내가 뭐라 할 말이 있겠는가...할 수 없지...

사실 요즘 안 먹던 과자 주전부리에 하루세끼 중 두끼를 라면으로 해치울 때도 많았다.

이미 더덕더덕 나와 한 몸이 된 내 몸의 지방 덩어리들의 정체를 까발려 보면
어쩌면 그것들은
내 감정의 찌꺼기들 일지도...

미처 소화되지 못한...
분명 내 마음에서 일어난 적이 있긴 하지만...
분명 그렇지만...그럼에도..
미처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무심히 내동댕이쳐진
내 안의 두려움.불안.절망.좌절.수치심과 모멸감, 분노들 일지도...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에게 묻고 싶은게 생겼다.
당신도 나와 같은 인간이기에 나는 당신이 궁금하다.
당신은 두려울때, 미치도록 불안할때, 수치심이 느껴질때,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 꺽여진 당신의 욕망에 숨소리조차 죽이고 가만히 쥐죽은듯이 살아내야만 하는 그런 때에 당신은 무얼 하나?
어떻게 일그러진 당신의 마음을 되살려내나?
...
...
...

나는 평소 잘 먹지 않던 가공식품과 정크푸드를 많이 먹을 때가 있다.
그 때의 나는 몹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급속히 불어난 살들로 나는 다시 한번 의기소침해지고, 이미 불어난 살들 덕분에 덩치는 커져 버렸지만, 그렇게 몸뚱이는 비대해졌는지 몰라도 거울에 비친 울퉁불퉁한 내 몸뚱이를 직접 내 눈으로 목격하게 되는 순간 내 눈을 내가 찌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애꿋은 눈에게...화살을 돌린다. "왜 본거야" 라며


왠지 위태위태 아슬아슬...
지금 그 경계에 서있는 듯한데...
무기력이 일상화 되어서 아무렇지 않게 가면을 쓰고 기막힌 코스프레를 펼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경계와 경계 사이에는 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안정적인 중간지대에서는 결코 생겨날 수 없는 불안정하기도 하며, 동시에 불완전해서 더 아름다운 아슬아슬한 아름다움...그러나 이런 애매모호, 아리까리한 실체없는 추상적인 불확실함은 아름답긴 하나 때때로 아주 자주 나를 미치게 만들기도 한다.
역시 한자로 "불"자가 붙은 것 치고 사람 맘 편한게 하는게 없다.

그렇지만 내가 나로써...나답게... 승화될 수 있도록 이 시간을 잘 지켜볼 수 있기를 염원하며...
...
...
...
언제나 야심차게 써야지 하며 들이댔다가는 결국 좋은게 좋은거지라며 해피엔딩으로 급 마무리 하려는 나...
오늘도 엔딩은 그럴듯하게...포장을 해보지만...
막상 글 마무리를 하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축 쳐져있을 슬픈
내 자화상이 보인다.

그런데 "당신말야 당신! 그래 당신...지금 당신은 괜찮은거야?"......

"지금 당신 잘 지내고 있는 거냐고?내 대신 당신이 당신에게 한번 물어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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