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사고 싶다.
자기 자신조차도 쉽사리 변화시키지 못하면서...
오래된 타인의 습관이나 성격을 탓하고 바꾸려 드는 그런 사람의 무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우격다짐으로 요양병원에 있는 아버지를 고향집으로 모시고 간 오빠는 70넘은 엄마가 아버지 간호를 제대로 못한다며... 어쩌면 좋으냐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엄마가 기본적인 약조차 제때 챙겨주지 못하고, 아버지의 당뇨. 고혈압을 고려하지 않고 엄마 자신 스타일대로 아버지를 대한다고 엄마를 나무라고 있다. 다 늙은 모친이 이제와 지적한다고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고목나무에 꽃이 피기를 재촉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오빠
피곤해서 잠드신 엄마를 억지로 깨워 잔소리를 하고 화를 내고, 제대로 아버지를 보필하라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술을 마시고... 아버지를 시골집으로 모시고 온 자신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버지께서 집에 가시길 강하게 요구하기도 하셨고, 오빠는 아버지 자신이 점점 의지력이 약해지니 자신의 의지로 회복하도록 도와야겠다며 다른 형제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버질 고향으로 모셨지만, 고향집에 도착한 지 채 이틀이 안되어 아버지를 시골집으로 모신 자신의 상황판단이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세상일이 순조롭게 돌아가는 일은 아주 가끔 어쩌다 있는 일이다. 대부분은 내 원하는 방향과 무관하게 일이 꼬이고 꼬여 버린다.
아니 심지어는 내 원하는 대로 되었다고 손뼉 치고 기뻐하는 사이 도리어 내 원하는 대로 된 그 일 때문에 곤혹을 치르기까지 하는 게 세상일인데...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라고 보는 그 태도가 문제를 더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상황과 사건에 대한 사람의 태도가 다음 일의 향방을 결정 짖는데 큰 변수가 되는 듯하다.
어차피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서 상황을 접근하는 지혜가 절실하고 절실하다.
지식과 지혜의 상관관계가 꼭 비례하는 것도 아니지만, 옹고집을 부리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번번이 헛된 저항을 하는 오빠를 보고 있자니 무지한 부모 아래 기본 교육조차 부실했던 환경과 함께 더불어 본인의 애정결핍과 기본 기질 자체의 부정성까지 겹치면서 완고한 옹고집의 결정체 그 자체로서 상황을 더 어렵게만 몰아가는 오빠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식이 없더라도 지혜라도 있으면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아버지와 동행하지 않고, 아버지의 통증이 급박해 나 혼자 신경과 주치의를 만나고, 병원 진료를 보고 병원 문밖을 나서니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카페에 모히또 광고판이 눈에 띄길래 럼주 한잔 하려고 들어왔더니 이런 무알콜 모히또란다. 잠시 비라도 피하려 카푸치노를 시켜놓고 멍 때리고 있다.
이런 때 일수록에 냉정해지자 냉정이 필요하다 주문을 외는 참이다. 사실 지금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맘이 굴뚝인데, 나는 정작 내게 이성적 냉철함을 요구하고 있는 이 아이러니함이라니.... 갑갑하고 힘든 내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까나....
여자들이 호스트바를 찾는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각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에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