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소프트웨어 신상품 개발가이드
갈등의 어원이 갈나무와 등나무가 얽혀서 꼬인 것을 표현하듯이 갈등은 개인이나 집단간에 생각이 다를 때 발생한다. 상품개발시 갈등이 문제가 되는 것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추구하는 목표를 다른 개인이나 집단이 방해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사용성을 중시하는 디자이너와 기술 구현용이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엔지니어간의 갈등, 출시일을 맞추어야 하는 상품관리자와 출시보다 품질이 중요한 QA와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잘 관리되는 적정수준의 갈등은 상품 혁신을 촉진하지만 관리되지 않는 갈등이 심해지면 파벌싸움으로 이어져 상품개발이 힘들어진다.
1) 갈등의 순기능과 역기능
갈등은 특정 사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표현해야 드러난다. 이견이 없으면 갈등을 인지 할 수 없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 밝혀진 ‘심리적 안정감’이 확보되지 않으면 부서원들은 회의시 침묵으로 일관하고 갈등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건강한 조직에서는 갈등의 역기능 없이 순기능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상품개발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갈등의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순기능은 최대화해야 한다.
신상품 개발과정에서 개인이나 집단간에 이견이 없을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 팀은 죽은 조직이고 죽은 조직이 신상품을 성공 시킬 수 없다. 상품개발 과정에서 갈등의 순기능은 다음과 같다.
- 혁신적인 풍토를 조성 할 수 있다.
팀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부담 없이 제시할 수 있는 조직에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 품질의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 할 수 있다.
품질문제에 대해서도 상품개발 초기에 자유롭게 토의 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품질에 대해 찜찜한 생각이 있다면 이를 오픈하여 이슈를 검증해야 한다. 품질뿐만 아니라 상품개발 프로세스의 문제점도 토의하여 개선 할 수 있다.
- 상호작용하고 협업하는 팀웍을 만들 수 있다.
갈등을 허용하는 조직에서는 누구라도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고, 제시한 의견은 존중 받는다. 이런 조직에서 팀원간 상호작용을 통한 협업이 증가한다.
특정 조직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다른 조직에서는 바보 같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특정 조직에서는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아이디어가 다른 조직에서는 특정 조직을 비난하는 말이 될 수 있다. 갈등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의견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상품개발 과정에서 갈등의 역기능은 다음과 같다.
- 집단간 파벌의식을 조장한다.
상품개발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갈등은 부서 이기주의 때문에 생긴다. 갈등이 심해지면 협업을 통해 달성해야 할 상위 목표는 사라지고 각 부서 목표달성만 추구한다.
- 수직적 지시에 의존한다.
집단간 갈등은 전쟁으로 발전한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장수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개인의 의견은 사라지고 집단사고와 상명하복만 남는다.
- 팀원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갈등의 역기능을 경험한 팀원들은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서 다른 의견이 있어도 본인이나 자기가 속한 집단에 큰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침묵한다. 심지어는 잘못되는 것을 알고 있어도 다른 집단과 관련된 것이라면 말하지 않는다.
2) 상품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
상품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업무의존성
개인이나 집단간에 업무 의존성이 없으면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업무의존성의 유형은 ‘순차적 의존성’과 ‘상호 의존성’이 있다. 순차적 의존성은 ‘A → B’의 유형으로 A업무의 산출물이 B업무의 투입물이 된다. 디자인과 코딩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주로 B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A업무의 일정지연, 품질, 재작업 때문에 불만이 생긴다. 상호 의존성은 ‘A ↔ B’의 유형으로 A업무와 B 업무의 산출물을 서로 활용한다. 상품관리자와 UX(CX) 디자이너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상호 의존성은 높은 수준의 협업을 요구하기에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 일정
일정은 상품관리자와 상품개발팀간 갈등의 요인도 되지만, 상품개발팀 내부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일정과 관련한 갈등은 ‘할 수 있는 일정’과 ‘해야 하는 일정’의 갭 때문에 발생한다. ‘할 수 있는 일정’은 개발팀(원)의 일정이고 ‘해야 하는 일정’은 상품관리자 또는 경영층이 원하는 일정이다. 특히, 상품개발팀(원)이 동의하지 않는 일정을 관리자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납기를 정한 뒤 상품개발팀(원)에게 일정 지연에 대한 책임을 따질 때 갈등은 커진다.
일정과 관련된 갈등의 가장 큰 문제는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관리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팀(원)을 탓하고, 팀(원)은 무리한 일정을 밀어붙이는 관리자가 원망스럽다. 일정에 대한 갈등은 상품개발 후반부로 갈수록 커진다.
- 요구사항 변경
요구사항 변경은 상품관리자와 상품개발팀간. UX 디자이너와 상품개발팀간 갈등의 요인이다. 상품개발 도중 전략고객의 요구사항을 추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상품요구사항 변경은 역기능의 갈등을 초래하며 대부분 일정갈등으로 확대된다
- 자원 배분
자원은 인적자원과 물적자원 모두를 포함하는 예산을 의미한다. 자원 배분에 대한 갈등은 주로 상품개발 초기에 발생한다. 조직내부에서 여러 개의 상품을 개발할 때 프로젝트간 자원배분, 프로젝트 업무와 운영업무의 자원배분, 상품개발 팀 내부에서 업무간 자원배분 등이 갈등의 요인이다. 자원배분의 갈등은 자원의 양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고 우수자원의 할당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 업무수행 방식
업무수행 방식은 기술문제 또는 관리 프로세스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요인이다. 기술문제는 목표달성 또는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적 접근방법이 다를 때 생기는 갈등이다. 관리 프로세스는 상품개발 액티비티 또는 산출물 템플리트와 관련된 갈등이다. 업무수행 방식은 교차기능팀과 같이 한 장소에서 여러 역할자가 근무할 때 발생할 가능성인 높다. 토론할 때는 격렬한 논쟁을 하지만 토론이 끝난 결론에는 깨끗하게 승복을 하고 훌훌 털어버리는 조직에서 업무수행 방식과 관련된 갈등은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 대인관계
대인관계의 갈등은 개인의 성격차이 또는 위에서 언급한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개인간에 좋지 못한 감정이 고착화 된 상태이다. 대인관계의 갈등은 초기 원인과 상관없이 특정 개인이 싫어지는 상태로 발전하기 때문에 조직생활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갈등이 되고 극복하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3) 갈등의 유형
갈등이 발생하는 관계(수직vs 수평, 개인 vs집단)에 따라 갈등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 리더와 부서원간 갈등
같은 부서내 리더와 부서원 사이의 갈등은 표면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리더는 부서원의 승진과 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리더가 싫은 소리를 해도 부서원이 갈등을 표면에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도 스타일에 따라 부서원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속앓이 하기도 한다. ‘경영층과 상품관리자의 갈등’, ‘개발리더와 개발자의 갈등’이 흔히 볼 수 있는 리더와 부서원간의 갈등이다. 특히 신규 프로젝트 팀을 구성했을 때 처음 호흡을 맞추는 개발리더와 개발자의 갈등은 커 질 수 있다.
리더와 부서원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본문은 부서원의 입장, 괄호 안은 리더의 입장)
• 리더가 나의 의견을 무시하고 ~까지 업무를 완료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 할 때
(부서원이 빨리 끝낼 수 있는 업무를 버퍼를 감안한 일정을 보고 할 때)
• 리더가 나의 생각과 다른 업무수행 방식까지 지시 할 때
(부서원이 잘못 된 업무수행 방식을 고집할 때)
• 리더와 부서원이 서로 성격의 궁합이 맞지 않을 때
- 상위부서와 하위부서간 갈등
대기업에서 볼 수 있는 갈등이다. 예를 들어 전사의 품질, 인사, 관리부서와 사업부의 품질, 인사, 관리부서와 갈등이 대표적이다. 상품개발 과정에서 상위부서와 하위부서간의 갈등은 빈도수와 심각성이 다른 유형의 갈등보다 낮다. 상위부서와 하위부서간 갈등이 발생하는 주요원인은 업무 위임이나 책임과 역할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 사업부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인 업무수행 방식을 전사부서가 요청할 때
• 많은 자원(인력, 예산)을 사업부보다 전사부서로 집중할 때
• 전사부서의 목표와 사업부 부서의 목표가 연계되지 않을 때
- 같은 부서 또는 다른 부서의 개인간 갈등
개인간 갈등은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진행하는 상품개발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갈등이다. 상품기획, 디자인, 품질, 개발, 법무, 마케팅, 영업 부서간에 일정, 업무 수행방식과 관련된 갈등이 주로 발생한다. 간혹 같은 부서내 개인간 갈등이 발생하는데 이는 주로 대인관계와 관련된 갈등일 가능성이 높다. 부서내 개인간 갈등은 팀웍을 해치기에 관리자가 조정하여 해결해야 한다.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지속되면 한 사람을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부서간 갈등 또는 팀내 파트간 갈등
부서간 갈등은 다른 부서의 개인간 갈등이 관리자간 갈등으로 확대된 상태이다. 갈등의 원인은 비슷하지만 갈등의 강도가 훨씬 심화된 상태이다. 팀내 파트간 갈등은 부서간 갈등보다 보기 드물지만 내부갈등이기에 상품개발팀에게는 훨씬 치명적이다.
4)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견차이를 없애거나 최소화 해야 한다. 갈등해결 방안에는 다섯 가지 전략이 있다. 이하 예는 상품관리자 관점에서 정리한 것이다.
- 회피
갈등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안이다. 의견은 대립되나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해결이 매우 힘든 상황에서는 대립되는 의견을 그대로 두는 것도 갈등을 키우지 않는 방법이다. 상처가 곪을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같다. 최종 의사결정까지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적용할 수 있다. 사소한 갈등은 우선순위가 낮아 그대로 방치 할 수 있다.
- 수용
상대의 주장을 받아주는 방안이다. 자신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상대의 신뢰를 얻고자 할 때 수용전략을 적용한다. UX 디자이너 의견을 반영하여 상품요구사항을 변경하거나 개발팀의 의견을 받아들여 상품 릴리즈시 반영할 상품기능을 결정하는 것이 예가 된다.
- 강요
수용의 반대로 나의 주장을 상대에게 관철시키는 방안이다. 긴급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거나, 나의 판단이 옳다고 판단할 근거가 명확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강요전략을 적용한다. 상품 컨셉 결정, 요구사항 우선순위 결정등이 예가 된다.
- 타협
나도 양보하고 상대방이 양보하는 방안이다. 배타적인 의견을 가진 상대와 권력이 비슷하고, 시간은 없고 설득이 힘들 때 적용한다. 개발팀과 협의하여 상품 릴리즈 일정을 중간으로 결정하는 것이 예가 된다.
- 협업
나와 상대방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방안이다. 협업을 통해 도출되는 해결책은 최초에 쌍방이 주장했던 내용과 다른 새로운 답이 되어야 한다. 매우 중요한 사안에 대해 서로의 주장이 합리적이며 타협을 통해 절충하는 것이 답이 되지 않을 때 적용한다. 타협이 제로 섬(zero sum) 협상이라면 협업은 플러스 섬(plus sum) 협상이다. 마케팅부서와 상품기획이 협업하여 목표고객을 결정하고 상품가격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예가 된다.
이상 다섯 가지 갈등해결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갈등해결 방안 적용시 다음을 고려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 상대방의 신념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회사원들은 대부분 업무수행 방법에 대해 옳다고 믿는 신념 같은 것이 있다. 관리자에게는 자기의 신념을 관철하려고 하지 않지만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는 자기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수록 상대방의 신념은 굳어진다. 시간낭비뿐만 아니라 관계도 악화된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면 상대방이 생각을 바꾼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상대와 갈등을 줄이려면 논쟁은 그만두고 상대방이 작은 일부터 참여하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본인이 투입한 시간에 반비례로 거부감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상품관리자가 아키텍처 문제로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하면 개발팀이 반발하지만 서비스 중단이 발생한 사례를 선정하여 그 원인을 함께 분석하다 보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 이메일로 논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수신하는 메일에서 자기의 생각이 틀렸다는 내용을 읽고 가만히 있을 사람은 없다. 메일이 여러 번 오갈수록 감정은 격화된다. 이때 관리자는 팀원이 메일공방을 중단하고 대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도록 조정해야 한다. 메일로 오가는 감정적인 논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빨리 수습해야 한다.
- ‘다름’과 ‘틀림’을 구분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이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틀렸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논쟁이 있을 때 나의 생각과 다르다고 흥분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 업무규칙은 상품개발 초기에 명확히 한다.
업무규칙(Ground rule) 정의가 미흡하여 발생하는 갈등은 없애야 한다. 상품개발 초기에 팀 워크숍을 통해 주간회의, 이슈보고, 툴 적용, 휴가, 출퇴근, 파일관리, 명명규칙 등에 대한 기본규정으로 정의할 항목을 도출하고 상세내용을 정의한 뒤 공유한다. 업무규칙이 미흡하여 발생하는 갈등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개인간 감정대립으로 발전 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갈등발생시 상위목표에 집중한다.
상품관리자는 고객에게 가치 있는 기능을 보다 빨리 제공한다는 상위목표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상품개발팀내 또는 외부 조직과 갈등 발생시 갈등과 관련된 당사자들이 상위목표 관점에서 판단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단계별 검토와 같은 내부보고시 고객과 무관하지만 부서의 위상이나 목표 때문에 많은 갈등이 발생한다.
- 상품관리자가 조정하기 힘든 갈등해결은 상위 관리자에게 부탁한다.
당사자끼리 조정이 안되는 갈등은 대부분 상품관리자가 개입해야 한다. 그러나 상품관리자가 조정하기 힘들거나 시간이 걸리는 갈등도 있다. 그러한 갈등은 상위 관리자에게 갈등해결 조정을 부탁해야 한다.
- 품격 있는 대화를 유지한다.
품격 있는 대화는 말투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군대식 조직문화가 많이 없어져 거친 말투로 부서원을 대하는 관리자는 거의 없다. 품격 있는 대화란 다음과 같다.
• 상대를 판단하기 보다 배려하고 공감한다.
• ‘미안합니다.’, ‘나의 실수입니다.’ 라는 말을 부담 없이 한다.
• 나를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만큼 상대방도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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