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관리자와 프로젝트 관리자의 권력
리더십이란 ‘리더가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팀원들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나 과정’이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측면에서 리더십은 권력(power)과 유사하지만 자발적이라는 측면에서는 다르다.
강제성을 띤 권력은 즉각적으로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지만, 리더십은 다른 사람을 움직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리더십은 조직원의 자발적인 추종과 리더에 대한 몰입을 전제로 한다. 관리자의 권력이란 팀원들이 관리자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방향으로 수행하도록 하여,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관리자가 가지는 권력의 원천은 아래 표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직위권력은 관리자의 자리가 보장하는 권력으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지만, 개인권력은 관리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권력으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
관리자가 조직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권력(파워)에는 작업지시 권한과 같은 관리자 직위권력(position power)과 관리자 개인의 인성이 조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개인권력(personal power)이 있는데, 리더십은 후자인 개인권력에 주로 의존한다.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2010>에서 톰 드마르코는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권한의 부재는 실패에 대한 좋은 변명거리다. 충분한 권한이 리더십의 필수조건은 결코 아니다. 충분한 권한이라는 건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리더십이란 충분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역량이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바로 여러분에게 주어진 공식적인 권한의 범위 밖에 있는 누군가를 참여시키는 것이다.
상품관리자나 프로젝트 관리자가 가지는 5가지 권력은 다음과 같다. 보상이나 페널티 권력은 조직에 따라 관리자에게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대부분의 상품관리자는 직위권력이 없고 개인권력만 부여된다. 상품관리자는 상품에 대한 열정, 전문지식, 대인관계 기술에 기반한 개인기로 성공적인 상품개발을 이끌어야 한다.
- 공식적 권력 (Formal / Legitimate power)
권위(authority)와 같은 말로 공식적인 지위로부터 나오는 권력을 의미하며 회사로부터 부여 받는다. 이는 조직에서 관리자에게 부여하는 권력이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권력이다. 상품관리자는 상품요구사항 개발의 우선순위와 요구사항을 정의할 권한이 있고, 프로젝트 관리자는 팀원에게 업무를 부여할 권한이 있다.
- 보상 권력 (Reward power)
승진, 급여 인상, 특별휴가 등 팀원에게 보상을 기대하게 하여 통솔하는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종료한 후 프로젝트 팀원을 평가하는 권한이 이에 해당한다.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팀원을 평가할 권한이 없으면 힘 빠진 프로젝트 관리자가 되기 쉽다. 이 경우에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평가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암시를 프로젝트 팀원에게 해야 한다.
- 페널티 권력 (Penalty / Coercive power)
팀원에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암시를 주어 통제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좋지 않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직의 기강을 잡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 전문가 권력 (Expert power)
관리자가 전문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팀원에게서 얻는 권력이다. 프로젝트 관리자의 경우 업종지식, 기술지식, 프로젝트 관리지식 등이 대표적인 전문가 지식이다. 상품관리자는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 상품기획 역량, 마케팅 지식, 이해관계자 조정 역량등이 대표적인 전문가 지식이다. 전문기술이 특히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자의 전문성은 높은 권력을 가지게 한다.
- 준거 권력 (Referent power)
준거 권력은 인간적인 매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마디로 어떤 프로젝트든 같이 하고 싶은 인생의 선배 같은 프로젝트 관리자가 가진 권력이라 할 수 있다. 5가지 권력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권력이다.
□ 조직의 권력
개인의 권력이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라면 조직의 권력은 다른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다. 개인이 권력을 얻기 위해 노력하듯이 조직도 권력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개인이 권력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일에 대한 성취욕구 또는 승진욕구 때문이고 조직도 유사하다. 조직이 더 많은 권력을 가질수록 그 조직에 속한 조직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목표달성은 쉬워진다. 뿐만 아니라 소위 말해 잘나가는 핵심부서에서 근무했던 경험은 개인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된다.
관리자의 권력이 높아질수록 조직의 권력도 높아진다. 반대로 조직의 권력이 높아지면 그 조직 관리자의 권력도 높아진다. 조직이 가지는 권력의 원천도 개인이 가지는 권력의 원천과 다르지 않다. 5가지 조직의 권력의 원천을 상품개발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 공식적 권력
특정조직이 다른 조직에 특정 작업을 요청하는 공식적인 권력은 개인을 대상하는 하는 권력보다 약하다. 상위조직 관리자를 보좌하는 부서에서 하위부서에 업무를 요청하는 것이 공식적인 권력행사의 예이다. 위계상으로 상하의 조직이 아니라면 조직간의 권력은 자원이나 작업의 의존성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상품개발팀이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QA 조직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상품개발을 위한 도구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구매와 재무부서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상품개발 의존성 관점에서는 ‘상품관리자<상품개발팀<QA, UX,관리부서’의 순서로 권력이 커진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상품관리자는 권력 피라미드에서 가장 아래에 있다. 권력 피라미드의 아래에 있다는 것은 협조를 부탁할 부서는 많고 협조 할 부서는 없다는 것이다. 상품관리자의 업무에 의존하는 부서는 거의 없다. 상품판매를 하는 영업이나 마케팅은 상품관리자에게 의존적일 수 있지만 상품개발이 상품관리자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의존성은 약하다. 영업, 마케팅과 상품관리자의 관계는 의존적인 관계가 아니라 야구감독과 4번타자처럼 상생의 관계이다. 개발팀이 일이 없다면 상품관리자에게 의존적일 수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 보상 권력, 페널티 권력
특정조직이 다른 조직에게 직접적인 보상이나 페널티를 주기 힘들다. 그것은 특정 조직이 다른 조직의 성과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권한이 있을 때 가능하다. 만일 그럴 수 있다면 건강한 조직이 아니다. 그러나 특정조직이 타 조직에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면 특정 조직에 대한 권력을 행사 할 수 있다. 법무팀, QA팀, 구매팀, 재무팀은 상황에 따라 상품기획팀 또는 상품개발팀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
- 전문가 권력
상품개발과 관련된 상품기획팀, 상품개발팀, QA팀, 법무팀등은 각 부서 전문성이 높을 때 외부조직에 대한 권력이 높아진다. 각 팀은 자기조직의 역량을 높여 건전한 권력을 획득해야 한다.
- 준거 권력
준거권력은 개인이 가지는 인간적인 매력이기 때문에 조직은 그러한 권력을 가지기 힘들다. 기업내부에서 단기간 평판이 좋은 조직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간은 힘들다.
□ 상품개발과 정치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은 정치활동이다. 상품개발의 불확실성이 높고, 결과에 대한 보상(또는 페널티)이 클수록 정치활동은 많아지고 커진다. 조직이 권력을 획득하는 정치활동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 순기능의 정치활동
특정조직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고, 타 조직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논리적인 보고서를 작성하는 활동은 순기능의 정치활동이다. 순기능의 정치활동은 조직에서 자원과 성과를 보다 많이 차지하기 위한 건전한 활동으로 스포츠 경기의 경쟁과도 같다. 순기능의 정치활동을 활성화하면 건전한 상품 개발문화를 유지할 수 있다.
- 역기능의 정치활동
스프츠의 경쟁이 아니라 잘못된 재판처럼 상대의 약점을 잡고, 건전하지 못한 타협을 하고, 파벌을 형성하고, 정보를 통제하고, 권력자에게 아부하여 조직의 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역기능의 정치활동이다. 상품기획심의, 출시심의는 법정의 재판과도 같다. 기획심의와 출시심의가 역기능의 정치활동의 장으로 변질되면 상품개발 성공은 기대하기 힘들다.
상품관리자는 상품개발 정치활동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다. 상품관리자는 순기능의 정치활동을 위해 다음에 유의해야 한다.
- 상품개발과 관련된 조직의 이해관계와 역학관계를 이해한다.
상품개발의 이해관계는 성공과 실패에 따라 달라진다. 성공의 이해관계는 상품관리자와 상품개발팀에게 주로 돌아간다. 실패의 이해관계는 실패사유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품질이슈 또는 법무이슈로 상품이 실패할 수 있다. 많은 조직들이 성공으로 인한 보상을 받기보다 실패에 따른 질책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상품개발의 정치에서 보수적인 입장이 된다. 상품관리자는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고 싶지만 혁신적인 상품은 보수적인 조직에서 보면 위험투성이다. 상품관리자는 보수적인 조직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 상품관리자의 열정과 전문성이 가장 큰 정치 자산이다.
상품관리자 개인은 공식적인 권력이 거의 없지만 상품관리자가 속한 조직은 권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품관리자의 조직이 마케팅이든 개발이든 다른 조직에 미칠 권력은 약하다. 상품관리자의 정치자산은 실력과 열정이다. 실력 있는 상품관리자의 열정과 전문성은 다른 조직들을 움직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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